유한양행, 렉라자 美 병용요법 우선심사 승인에 기대감 들썩

정기종 기자 2024. 2. 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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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J&J 리브리반트와 병용 요법 우선심사…허가 도출 시점 '올 10월→이르면 6월'
미국 비롯 유럽·중국 허가 및 출시 마일스톤 약 2000억…연내 출시로 실적 반영 기대
年 매출 전망치 2.3조까지 상향 조정…유한양행 주가 강세


유한양행 '렉라자'를 활용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병용 요법이 미국에서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예상 허가 시점이 앞당겨졌다. 이르면 연내 출시까지 점쳐지면서, 올해 실적에 관련 마일스톤(기술료) 반영 기대감도 커졌다. 이를 기반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서 주가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존슨앤드존슨(J&J)이 신청한 렉라자(레이저티닙과)·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한 우선심사 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허가신청 접수 이후 약 2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FDA 우선심사는 중대 질환의 치료·진단·예방에서 표준 치료보다 안전성·유효성의 유의한 개선이 입증된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다. 일반적인 표준심사가 허가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신청 이후 약 10개월이 걸리는 것과 달리 6개월 이내 허가 결정을 목표로 도입됐다. 우선심사가 무조건적인 허가를 장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발사 입장에선 품목 주목도를 높일 수 있고, 이른 결과 확인을 통해 발 빠른 후속 전략 수립에 나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이 J&J에 기술이전한 렉라자 병용요법의 허가 여부도 당초 10월에서 8월로 두 달 일찍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경쟁 약물로 꼽히는 타그리소와 화학 병용 요법이 우선심사 지정 4개월 만에 승인된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말 확인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는 연내 출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의 미국 승인은 유한양행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다. 렉라자 병용 요법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국 등에서 허가 신청이 완료된 상태로, 세 지역 허가만으로 2000억원에 가까운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승인 후 출시에 따라 받는 마일스톤은 유럽 3000만달러, 중국 4500만달러, 미국 6000만달러 등 총 1억3500만달러(약 1800억원)이며, 이익배분 후 적용되는 영업이익 역시 60%에 해당하는 약 1080억원"이라며 "출시 마일스톤을 미국·중국 3분기, 유럽 4분기로 적용할 경우 올해 매출액 2조3223억원, 영업이익 2036억원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당초 증권업계가 전망한 유한양행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2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핵심 품목의 세계 최대 시장 진출 예상 시점이 앞당겨진 만큼, 자연스럽게 실적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품목 허가를 신청한 J&J의 최근 상황도 렉라자 병용 요법의 빠른 시장 진입을 예상하게 하는 요소다. 핵심 품목인 스텔라라 특허 만료에 따라 점진적 매출 감소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지 IRA법안으로 인한 2026년 약가 인하 적용 품목 10개 중 J&J 제품이 3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한양행 기업가치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유한양행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1% 하락한 6만87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최근 3개월 새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7만1200원까지 치솟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 결과로 23.7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발표했다. 항암제 효능 평가 주요 지표인 mPFS값이 연구 비교군이자 현재 표준요법인 타그리소 단독요법(16.6개월) 대비 우위를 보였지만, 기대치보다 낮다는 이유로 당시 유한양행 주가가 단기 급락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추가 주요 지표인 전체 생존기간(OS)을 연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확고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OS 데이터까지 타그리소 대비 우위를 확인한다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전담 사장은 "병용 3상 연구보다 작은 규모의 2상에서 고무적인 mPFS값이 나왔던 점이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고, 큰 규모의 3상값으로 이어지지 않다 보니 실망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다만 연말 예상되는 병용 연구 장기 생존 데이터 공개 시점엔 효능 재입증은 물론, 앞서 제기됐던 우려 역시 충분히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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