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망가지기 전에…제주도, 오름 훼손 관리지표 개발한다

박미라 기자 2024. 2. 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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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객 쏠림, 기후변화로 훼손 가속화
제주도, 오는 10월 용역 마무리
오름 훼손지표, 휴식년제 지침 마련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기 이전인 2019년 훼손된 제주 용눈이오름 정상부. 박미라 기자

제주 동부 지역의 유명 오름인 용눈이오름은 수용 능력 이상의 탐방객이 몰리면서 탐방로는 물론 정상부까지 풀조차 자라지 못할 정도로 망가졌었다. 용눈이오름은 결국 2021년 2월 탐방을 금지하는 2년 4개월간의 휴식년을 가져야 했다. 이후 다시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지만 이 같은 훼손이 반복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수용 범위 내에서 탐방객을 받아들이는 등 보다 체계적인 오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제주도가 탐방객, 기후변화 등으로 훼손되고 있는 오름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오름 훼손 관리지표’ 개발에 나선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제주생태교육연구소에 ‘오름 보전·이용 및 관리지침 수립 용역’을 발주하고 오는 10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용역은 오름 훼손 관리지표 개발, 휴식년제 시행 지침, 오름의 지질 특성에 맞는 친환경 이용시설 설치 지침, 오름 보전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 마련 등의 내용을 담게 된다.

특히 오름 훼손 관리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안한 환경지표 기본 틀인 압력과 상태, 반응 구조(PSR, Pressure·State·Response)를 적용해 마련할 예정이다. 오름 휴식년제 선정과 해제 기준, 모니터링·복원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보다 구체적으로 수립한다. 현재 오름 탐방로에 설치하는 매트나 울타리, 휴식공간 등의 시설 설치 지침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그동안 오름 훼손 여부, 휴식년제 선정 기준은 당시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 의견을 받아 결정하는 식이었다”면서 “이번에 관리지표를 개발하면 보다 객관적으로 정량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용역을 통해 훼손 지표와 관리방안 등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사유지 오름에 대한 보전과 관리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오름만 하더라도 탐방객의 무분별한 정상부 출입으로 훼손이 이뤄지고 있지만 사유지라는 점에서 제주도는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오름 소유주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리대책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조사에 따르면 제주에 있는 오름은 368개다. 이 중 63%가 사유지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빈도 증가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 탐방객 증가로 인한 답압(통행)과 침식 피해가 더해지면서 오름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보다 객관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제주의 자산인 오름의 생태·경관적 가치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오름. 제주도 제공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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