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제주 곶자왈 보전 조례’ 도의회 문턱 못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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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의 관리지역을 세분화하고 사유지 매입 근거를 담은 조례안이 논란 끝에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8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전날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안을 부결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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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사회 공감대 선행돼야”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의 관리지역을 세분화하고 사유지 매입 근거를 담은 조례안이 논란 끝에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8일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전날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안을 부결 처리했다. 송창권 환경도시위원장은 “제주특별법에 따른 위임 범위와 관련한 문제, 곶자왈 토지 매수 청구권의 법률적 근거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해당 조례는 도민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공감대 형성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부결 이유를 설명했다. 도의회에 제출된 의안은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 않지만, 한 번 부결된 의안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할 수 없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결합한 제주어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지질지형 위에 자연적인 고유 식생이 생성돼 형성된 지역을 말한다. 곶자왈은 빗물이 지하로 흘러들어 지하수를 생성하고 산소를 공급해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곶자왈 보호를 위해 2014년 관련 조례가 제정됐지만 곶자왈 정의와 경계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도는 지난해 4월 곶자왈의 정의와 보호구역을 구체화하고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곶자왈 조례 전부 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조례 개정안은 곶자왈을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으로, 곶자왈의 생성기원에 근거한 화산분화구에서 발원해 연장성을 가진 암괴우세 용암류와 이를 포함한 동일 기원의 용암류 지역’으로 정의했다. 또 식생 보전의 가치와 식생 상태 등에 따라 ‘보호지역’, ‘관리지역’, ‘원형훼손지역’으로 세분화했다. 특히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 해소 방안으로 곶자왈 지역 내 사유지 매입을 위한 특별회계 설치 근거도 담았다.
하지만 이 조례안은 지난해 6월과 9월에도 도의회에서 논란만 빚은 채 두차례 심사 보류됐다. 환도위는 심사 과정에서 해당 조례가 상위법인 제주특별법 위반 소지가 있고, 곶자왈 지역별 지정기준이 불명확하는 등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해왔다. 또 곶자왈 내 사유지를 지자체가 매입하는 ‘토지매수 청구권’ 제도의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환경단체들도 “해당 조례 개정안은 관리지역과 원형훼손지역은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곶자왈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무분별한 개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조례 개정 중단을 요구해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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