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은 따 놓은 당상? 푸틴, 대선후보 토론회 ‘바빠서’ 불참
푸틴은 대통령 공식 일정 소화
다음달 15~17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러시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토론회가 시작됐지만 5선 도전장을 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는 등 토론회 자체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한 ‘들러리’로 평가받는 후보들만 토론회에 참석했고, 제대로 된 토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첫 대선 후보 토론회는 지난 26일 국영 로시야1 방송에서 1시간 동안 중계됐다. 토론회에는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후보,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 등 2명만 직접 출연했다. 심지어 러시아자유민주당 후보로 나선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직접 출연하는 대신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을 ‘대리 참석’으로 토론회에 내보냈다.
앞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바쁜 일정으로 인해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하는 대신 현직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에는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4명의 후보가 등록한 상태다. 지난 21일 러시아 연방대법원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해온 반정부 인사 보리스 나데즈딘의 출마 금지를 확정지으면서 이번 대선은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 없이 치러지게 됐다.
출마자 4명 모두 러시아 정부가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고 있으며, 아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하다.
푸틴이 빠진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제대로 된 토론조차 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비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없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을 하지 않았고, 토론에 임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고 혹평했다.
러시아 대선 후보 토론회는 다음달 7일까지 매일 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중계된다.
한편 시베리아 교도소에 수감 중 최근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대통령 선거일인 내달 17일 정오 투표소에 모이는 방식으로 현 정부를 향한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나발니의 동료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이것은 나발니가 남긴 정치적 유언이자 그가 마지막으로 촉구한 행동”이라고 제안했다. 생전 나발니는 지난 1일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소셜미디어에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정오에 투표소에 줄을 서자”며 “이것은 완전히 합법적이고 안전한 정치 행동”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크렘린궁은 불법 시위로 처벌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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