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데뷔전 투런포→겸손도 폭발, 오타니 "애리조나 요인 덕분" "프리먼 포함 다 좋은 타자"...2번타자 확인

노재형 2024. 2. 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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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8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시범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통을 들고 음료를 들이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1-4로 뒤진 5회말 2사 2루에서 좌중간 쪽으로 높이 솟구치는 타구를 날린 뒤 공을 바라보며 1루로 달려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5회 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애리조나 요인 덕분이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장쾌한 대포를 쏘아올리며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른 다저스의 6번째 경기.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 즉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오타니는 스프링트레이닝서 자신의 스케줄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다저스 데뷔전을 이날 화이트삭스전으로 선택해 출전하게 됐다.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앞타자 리드오프는 무키 베츠, 뒷타자는 프레디 프리먼이 자리했다.

5회 타석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는 오타니. AP연합뉴스
오타니가 4회 도중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1-4로 뒤진 5회말 2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투수는 우완 도미닉 리온. 그는 지난해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51경기에 등판해 54이닝을 던져 1승3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한 10년 경력의 베테랑 불펜이다. 지난해 8월 에인절스에서 12경기를 던졌으니, 오타니와도 잠시 한솥밥을 먹은 셈.

오타니는 초구를 파울로 걷어낸 뒤 2,3구를 볼로 골랐다. 4구째 바깥쪽 직구에 헛스윙한 오타니는 5구째를 다시 볼로 골라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이때 리온의 1루 견제가 뒤로 빠지면서 호세 라모스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오타니는 리온의 6구째 한복판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흐르는 직구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높이 솟구친 타구는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고, 상대 좌익수 도미닉 플레처가 펜스까지 따라가다 그대로 포기하고 떨어지는 타구를 바라봤다.

오타니가 1회 첫 타석에서 힘차게 헛스윙을 하자 헬멧이 벗겨지고 있다. AP연합뉴스
5회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오타니. AP연합뉴스

오타니는 1회말 1사후 역사적인 다저스 첫 타석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 좌완 개럿 크로셰의 초구 높은 공을 볼로 고른 오타니는 2구째 높은 공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힘이 잔뜩 들어갔다. 3구째 파울에 이어 4구째 바깥쪽 100마일 직구를 스트라이크로 그대로 흘려보냈다.

3회 무사 1,3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상대 우완 저스틴 앤더슨의 초구를 힘차게 잡아당긴 것이 2루수 정면을 향해 병살타로 이어졌다. 3루주자 라모스가 홈을 밟았지만 병살타이기 때문에 타점은 아니다.

오타니는 3-5로 뒤진 7회말 공격 때 좌타자 헌터 페두치아로 교체됐다.

첫 시범경기 출전을 위해 캐멀백랜치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는 오타니. AP연합뉴스

오타니는 경기 후 "아주 만족스러운 첫 경기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아무 문제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타석에 섰을 때 기분이 괜찮았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점점 더 좋아졌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홈런 상황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너무 높게 쳤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애리조나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잘 맞힌 타구는 아니었으나, 건조한 날씨에 살짝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담장을 넘어갔다며 겸손을 나타낸 것이다.

이날 캐멀백랜치에는 6678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오타니는 "여기 와주신 많은 팬들의 에너지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뒤에 계신 팬들의 든든한 응원을 받아 행복하다"고 했다.

5회말 오타니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뒷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활짝 웃으며 맞아주고 있다. AP연합뉴스

또한 뒷타자가 프리먼이기 때문에 상대가 정면 승부를 많이 할 것이라는 말에 오타니는 "물론 그게 나한테 도움이 될 것이지만, 프레디 뿐만 아니라 앞에 무키도 있고, 프레디 뒤에도 좋은 타자들이 많다"면서 "수술을 받은 뒤라고, 혹은 새 팀에서 첫 경기라고 어떤 긴장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지명타자로 시즌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출 뿐이다. 오늘 정말 큰 스텝을 밟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현지 일본 매체들에 외야수 글러브를 끼고 훈련도 한다고 밝혔는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에 대해 "나는 못 봤다. 우리 로스터는 외야진 뎁스가 풍부하고 확실한 지명타자가 확보돼 있다. 그런 얘기(외야 수비)를 듣기 전까지 내가 집중하는 건 오타니가 지명타자로 출전한다는 점"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을 했는데 홈런을 쳤다. 앞으로 더 많은 걸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은 뒤로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올시즌에도 메이저리그는 온통 '오타니 열풍'으로 뒤덮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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