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관 매출 1000억원 시대 고급화 통했지만 콘텐츠 ‘빈곤’
OTT 공세에 특별관 적극 확대 움직임
입체영상·음향 제공… 비싸도 관객 발길
‘아바타’ 등 빼면 대부분 공연실황 ‘한계’
할리우드 대작 ‘듄-파트2’ 등 수요 기대
“특별한 ‘영화’입니다. 꼭 영화관에서 보세요. 아이폰 같은 거로 보면 별로입니다.”
영화 ‘듄-파트2’의 하코넨 남작을 연기한 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관객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도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보통 감독들은 다른 (감독의) 작품을 그리 응원하지 않는데 요즘은 (영화산업이 어려워) 다 응원한다”며 ”그래서 한국영화는 (일부러) 극장 가서 본다”고 했다.
27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특별관은 광활하고 선명한 스크린, 입체 영상·음향, 바람·안개·진동 효과처럼 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술을 접목한 상영관이다. 일반관보다 1000∼9000원 비싸다. 각 멀티플렉스는 울트라 4DX(CGV), 돌비 시네마(메가박스), 수퍼플렉스(롯데시네마) 등의 특별관을 선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0일 낸 ‘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특별관 매출은 1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특수상영(4D·아이맥스·스크린X·돌비 시네마) 전체 매출액은 1124억원으로 전년보다 11.1% 줄긴 했으나 2년 연속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영화 특수상영 매출액은 195억원으로 전년보다 36.9% 증가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3대 멀티플렉스 브랜드들은 고급화를 생존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영진위에 따르면 특별관을 운영하는 극장수(특수상영·고급좌석관 포함)는 2019년 총 131개에서 지난해 204개로 늘었다. 롯데시네마는 특별관 극장수를 2019년 29개에서 지난해 74개, 메가박스는 같은 기간 37개에서 66개로 늘렸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특수관에 맞는 흥행작일 경우 특수관 판매율이 일반관보다 높은 경향이 뚜렷하다”며 “같은 영화를 아이맥스·돌비 등 특수관 포맷별로 N차 관람하는 문화도 형성됐다”고 밝혔다. 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블록버스터처럼 규모가 큰 영화는 특수관이 재미를 두 배씩 끌어 올려준다”고 전했다.
멀티플렉스들은 올해도 특별관을 강화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이달 초 일곱 번째 돌비 시네마인 송도점을 열었다. 또 지난 8일 첫 4D 특별관인 ‘메가 | MX4D’를 코엑스점에 처음 선보였다. 이 특별관은 영화 장면에 따라 15가지 모션 체어와 9가지 상영관 효과가 표현된다. 영화에서 차가 질주하면 좌석이 움직이며 목 뒤에서 바람이 이는 식이다.
CJ CGV의 자회사 CJ 4DPLEX는 기존 ‘4DX 스크린’을 ‘울트라 4DX(ULTRA 4DX)’로 이름을 바꿔 선보인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울트라 4DX는 다면 상영과 오감 체험을 합친 기술이다. CJ 4DPEX 김종열 대표이사는 “기존 4DX 스크린은 4DX와 스크린X의 단순 물리적 결합을 의미했다면, 울트라 4DX는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창출과 공격적인 확산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도 세계 380여곳에서 운영되는 극장 4D시스템인 ‘MX4D’와 손잡고 ‘수퍼|MX4D(SUPER|MX4D)’를 선보였다. 지난해 말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지난달 초 롯데시네마 수원에 개관했다. ‘수퍼|MX4D’는 진동, 물, 바람, 향기 등 14가지 오감 효과를 제공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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