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로 검색하나요?” 네이버 1위 속 구글링 대신 유튜브 2위·챗GPT 8위 (종합)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4. 2. 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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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검색 지형도
오픈서베이 설문 조사
생성형 인공지능이 ‘스마트폰으로 검색 서비스를 이용 중인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 DALL-E
#30대 직장인 A씨는 평소 정보를 찾기 위한 ‘검색’ 용도로 포털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주로 사실 확인 등 객관적인 정보를 취합할 때면 네이버와 같은 포털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숨은 맛집을 찾아보고 여행 일정을 짜기 위해 현지 정보 등을 얻는 과정에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도 자주 쓰고 있다. 특히 챗GPT 처럼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 서비스는 그가 새로운 의견을 구할 때 애용하는 검색 수단이다. A씨는 “과거엔 포털을 주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목적이나 상황에 따른 검색 용도로 여러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정보를 찾을 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자주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검색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해 포털의 검색 서비스만 이용하던 시대는 옛일이 된지 오래다. 네이버가 여전히 ‘국민 포털’의 입지를 갖고 있지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이 검색의 새로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인 가운데 챗GPT의 등장은 서비스 개시 1년여 만에 인터넷에서의 정보 탐색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대신 이제 묻기만 하면 1대 1 채팅처럼 답변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유튜브·챗GPT가 꿰찬 포털 자리
평소 궁금한 것을 검색하기 위해 이용하는 서비스 TOP 10. 중복 응답 기준 (단위=%)
27일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 14~15일 양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진행한 결과에 의거해 펴낸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가 궁금한 것을 검색할 때 이용하는 플랫폼(중복응답 기준)은 네이버가 1위로 87.0%를 차지했다. 2위는 79.9% 기록한 유튜브가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구글 65.8% 보다 앞선 수치다.

그 뒤를 이어 4위 인스타그램 38.6%, 나무위키·위키백과 34.0%, 카카오톡 #검색 33.9%, 다음 29.1% 순이었다. 특히 챗GPT는 17.8%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페이스북 11.9%와 X(구 트위터) 10.7% 보다 높았다.

이와 관련 정보기술(IT)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챗GPT가 국내 검색서비스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그동안 전통 포털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던 검색 역할의 일정 부분을 비(非) 포털 플랫폼들이 빠르게 점유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글링보다 유튜브 검색이 순위를 앞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검색 선호도 연령 따라 갈렸다
연령대별 궁금한 것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이용하는 서비스. 순위형 응답(1~3순위) 기준 (단위=%, Gap 표기(해당 연령-전체) %포인트)
특히 연령대별로 쪼개 보면, 선호하는 검색 서비스가 극명하게 나뉘는 분위기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이용하는 서비스’를 묻는 질문(1~3순위형 응답 기준)에 네이버는 30대에서 이용률이 높았고, 20대와 10대에선 오히려 평균 대비 적게 이용하는 행태를 보였다. 반면 유튜브는 30대 이상에선 평균보다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10대와 20대에선 선호도가 높은 편이었다. 구글과 인스타그램도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의 이용률이 평균 대비 높았고, 40대 이상에선 반대인 행태가 두드러졌다.

아울러 다음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이용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양상이었다. 10대, 20대, 30대 모두 평균 대비 적게 다음을 이용했지만 40대 이상에선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도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검색 상황/목적별 중요 고려 요소(Key Usage Factor)와 KUF를 가장 잘 제공하는 서비스. 순위형 응답(1~3순위) 기준
한편 검색하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도 각기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 습득 목적이거나 뉴스 및 이슈, 생활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는 ‘검색 결과를 믿을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주로 지식 정보는 구글과 나무위키·위키백과 및 챗GPT가 이를 가장 잘 제공한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반면 뉴스 및 이슈는 다음·네이트가, 생활 관련 정보는 네이버·네이트·다음이 가장 잘 제공한다고 인식했다.

이와 함께 핫플레이스, 맛집 등 장소 관련 정보나 쇼핑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에는 ‘홍보·광고가 적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잘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인스타그램이 꼽혔다.

오픈서베이 측은 “특히 콘텐츠 관련 정보 탐색 시 댓글·좋아요와 같은 다른 사용자의 반응을 함께 볼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이는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이 잘 제공하는 서비스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AI챗봇 검색 패러다임 바꿀까
ChatGPT 인지 및 사용 경험 Funnel. (단위=%)
특히 지난해 상반기부터 전세계적인 화두였던 챗GPT와 관련해선 인터넷 사용자의 80.8%가 챗GPT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 사용해본 응답자는 34.5% 수준이었다. 현재까지도 지속해서 챗GPT를 사용 중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18.3%였다.

오픈서베이 측은 “챗GPT 인지자가 실제 사용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율이 42.7%로 아직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 실제 이용자 수를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챗GPT가 무엇인지 알지만 사용해 본 적은 없는 이유, 또 사용해 봤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모두 ‘써야 할 상황과 일이 없어서’가 각각 65.2%, 57.4%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챗GPT가 구체적으로 사용 상황에 대해 안내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인지 단계에서 실사용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hatGPT 유료 사용 경험 및 사용 목적. 순위형 응답(1~3순위) 기준 (단위=%)
한편 챗GPT 사용 경험자 중 10.1%는 유료 버전을 사용해 봤다고 답했다. 챗GPT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챗GPT플러스’ 멤버십의 월 이용료는 20달러다.

이들의 유료 사용 목적은 ‘자료 수집’이 53.9%(중복 응답 가능)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이어 ‘정보 요약’ 48.7%, ‘학습 및 자기개발’ 38.3%, ‘번역 및 외국어 첨삭’ 29.3%, ‘콘텐츠 생성’ 24.3%, ‘대화’ 22.6%, ‘코딩 관련 작업’ 18.6%, ‘계획 세우기’ 10.7%, ‘수학적 계산’ 5.5% 등의 순이었다.

유료 사용 경험자들은 챗GPT 대한 만족도와 신뢰성 평가에서 5점 만점에 각각 4.26점, 3.74점을 기록해 평균인 3.76점, 3.33점을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무료 등 전체 사용 경험자를 대상으로 하면 챗GPT가 제공하는 답변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신뢰도에 대해선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챗GPT 사용 경험자의 66.7%(전체의 3분의 2)가 일반 검색 서비스와 비교해 검색 결과 및 답변이 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검색 결과가 믿을 만하다는 인식은 전체의 40.0%에 그쳤다.

검색 기술의 미래, 기대·우려 공존
ChatGPT 사용 경험 평가 vs. 일반 검색 서비스. 평가형 응답(5점) 기준 (단위=%)
이번 보고서에선 검색 기술의 미래에 대해 응답자들은 개인화와 인공지능에 대해 기대감을 갖는 반응이 있는 만큼이나, 보안과 정보 보호 및 정보의 품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존했다.

개인의 프로필이나 과거 검색 내역, 수요에 기반해 맞춤형 검색 결과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 의견이 많이 언급됐지만, 과도한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걱정하는 의견도 나왔다.

설문에 참여한 A 대학생은 “검색엔진들의 개인 맞춤형 설정이 다양해져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검색 창 및 결과 화면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반면 30대 B씨는 “(검색 결과에) 나의 취향을 반영해 나올 것 같지만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AI를 더 활발히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편, 출처를 알기 어려운 정보가 많아져 정확한 정보를 걸러내는 기술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금처럼 대화형으로 결과가 나오며 글 외에도 이미지, 동영상, 링크를 포함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할 것”(30대 사무·기술직 종사자 C씨)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누적된 개인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가 편리해질 것 같지만, 넘쳐나는 정보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로 검색엔진의 신뢰성이 떨어질 것 같다”(30대 자유·전문직 D씨)는 상반된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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