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스캔들의 중심이 된 디올[박광규의 알쓸패잡]

기자 2024. 2. 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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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디올(DIOR)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샤넬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크리스티앙 디올에 의해 설립된 이 브랜드는 ‘Christian Dior’과 줄임말 ‘Dior’로 널리 알려져 있다.

디올은 여성 패션 아이템인 향수·가방·신발·모자 등과 함께 디올 맨(Dior Men)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된 남성 패션을 포함해 폭넓은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브랜드의 대표 상품인 ‘미스 디올(Miss Dior)’ 향수와 ‘레이디 디올(Lady Dior)’ 가방은 디올의 인기를 견인하는 주요 제품이다. ‘레이디 디올’ 가방은 1994년에 출시돼 웨일스 공주에게 처음 선물됐으며, 해외 국빈이 방문했을 때 국가를 대표하는 선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후 영국의 다이애나비가 사용하면서 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5년 9월에 화가 세잔의 회고전에서 당시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이었던 베르나데트 시라크가 영국 세자빈 다이애나가 방문하자 디올 가방을 선물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이애나는 이 가방을 무척 좋아해 그해 11월부터 자주 들고 다녔으며, 레이디 디올백의 원래 이름은 프랑스어로 “내가 애정하는 ‘Chouchou’”였는데, 그녀의 애칭 ‘레이디 디(Lady Di)’에서 이름을 빌려 ‘레이디 디올’이라는 명칭이 붙게 됐다. 이후에도 프랑스 영부인이 주요 국가 행사에 참여할 때 주로 착용하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디올이 됐다.

지금 디올은 LVMH(루이뷔통 모엣 헤네시) 그룹의 일부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1984년에 인수한 이래로 패션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한 택시기사가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은 모르지만 디올은 안다”라고 말한 일화를 통해 패션산업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이후 디올을 인수하게 됐다.

디올은 패션 역사상 큰 영향을 미친 브랜드 중 하나로, 크리스티앙 디올의 창조적인 디자인과 ‘뉴 룩(New Look)’ 스타일로 시작된 기반은 여전히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이어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디올은 ‘사치스럽다’는 이미지와 ‘여성을 억압하는 코르셋을 부활시켰다’는 이유로 수많은 논란과 화제의 중심이 됐지만, 이때는 사회 풍토가 사치스러운 것은 아직 받아들일 시기가 아니었다. 뉴룩으로 대표되는 디올의 의류는 화려한 데다 풍성한 스타일이어서 직물을 많이 사용했다. 이런 점들이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럼에도 디올은 가방부터 구두, 향수, 액세서리 등 각종 분야에서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했다.

디올은 그의 패션이 고가의 옷값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특정 계층의 여성들을 위한 의상을 디자인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우아함의 세계에 익숙한 특정 계층의 여성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은 사실이다. 패션은 평범한 여성에게 바쳐진다. 하지만 나는 일반 여성보다 귀부인의 룩을 디자인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더 낮은 수준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 아닌가.”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의 고객들이 상류층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유명한 여배우들과 부유한 귀족들, 사업계 거물의 부인들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동생인 마거릿 공주, 유고슬라비아의 폴 공주, 파리의 백작 부인들과 윈저 공작 부인 등도 디올의 주요 고객이었다.

디올은 꾸준히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가 아니었다. K-pop 스타인 BTS, 블랙핑크 지수, 김연아 등의 마케팅을 통한 MZ세대들에게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 사건 이후 이제는 한국에서도 프랑스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디올백은 안다고 할 수 있겠다.

영부인의 디올 명품백 수수 의혹은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 한국 사회의 도덕적 기준과 법적 책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이 사건은 명품 브랜드가 단지 사치품을 넘어 우리의 가치관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되고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게 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의 모습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박광규는 누구?

이랜드그룹과 F&F에서 근무한 데 이어 EXR 중국의 임원을 거쳐 NEXO 대표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서울패션스마트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패션산업에 30년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지원, 청년 인큐베이팅, 패션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Gerson Lehrman Group의 패션 부문 컨설턴트이기도 하다.

패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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