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키트로 미국 휩쓴 오상헬스케어, 코스닥 재입성 도전[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2024. 2. 2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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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00개국, 140곳 거래처 직접 확보…중간 유통단계 간소화로 이익률 높여
코로나 이후엔 생화학, 면역, 분자진단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공..상장 후 M&A 추진
오상헬스케어의 진단키트 제품 생산 모습 / 사진=오상헬스케어


체외진단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1997년 국내 최초로 혈액 검사용 전자동 생화학 분석기를 개발하고 자가 혈당측정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회사다. 코로나19 때도 분자진단 시약이 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으면서 급성장했다. 상장 후 분자진단과 면역진단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터지자 6주 만에 진단키트 개발

오상헬스케어는 글로벌 트렌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선제적인 투자로 체외진단 업계를 선도했다는 평가다. 200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암, 심장질환 조기진단 키트를 공동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1년엔 면역진단 기기 세렉스ON을 출시하며 면역진단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2013년 분자진단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선별 확진 검사 제품도 개발했다. 2016년 내인성 진단 제품을 출시하는 등 분자진단, 면역진단에서 고른 개발 역량을 축적했다.

전 세계로 번진 코로나19는 오상헬스케어에 기회가 됐다. 선제적인 투자와 사업 역량 강화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분자진단 키트를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았다. 2020년부터 2년간 분자진단 분야에서만 26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승승장구하던 중에도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2020년 코로나19 면역진단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2021년엔 생산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글로벌 면역진단 수요에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 법인을 열고 대량 수주도 확보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신속한 의사결정 방식으로 제품 개발 노하우를 구축했다. 코로나19 염기서열이 공개된 이후 6주 만에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7주 차에 진단키트를 출시했다. 또 8주 차에는 유럽 CE 인허가를, 15주 차에는 국내 최초 미국 FDA EUA 승인을 획득했다.

작년엔 신속 개발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전자연구노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자연구노트는 개발 과정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문서화한다. 이를 통해 각국의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제품 출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개월 만에 진단키트 1억 개 생산

오상헬스케어는 면역진단 분야의 전자동 생산시스템 구축 경험을 기존 생화학 부문에 도입했다. 전 사업 분야에서 자동화 시스템 기반 대량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연간 생화학 진단 700만 건, 분자진단 300만 건, 면역진단 600만 건을 테스트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생산 자동화 시스템 도입은 기존 수작업 방식에 비해 효율을 크게 높였다. 자동화를 통해 수율을 85%에서 99%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2022년 12월 높은 수율과 대량생산 능력의 장점을 활용해 미국의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1억 개를 수주하고 3개월 만에 납품을 완료했다. 작업 효율화를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등 동사의 매출과 이익의 증가를 견인했다.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오상헬스케어는 28년간 100여 개국, 140여 개 거래처를 직접 확보했다.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식과 달리 직접 확보한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직접 유통망을 구축하면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높은 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제품의 품질과 공급체인관리(SCM)를 직접 컨트롤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부터 3년간 매출은 1618억원으로, 그중에서 95.5%는 생화학 진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부터 3년간 3분기 누적 매출은 9254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비중은 생화학 진단(22.0%), 분자진단(32.2%), 면역진단(45.8%) 등 고르게 나타났다.



 ◆개발도상국에 생산 거점 구축

오상헬스케어는 외부 업체와 협력해 연속혈당측정기를 개발 중이다. 모니터링 및 디지털인지 행동치료가 가능한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외부 플랫폼 전문 기업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생산 거점 현지화 전략도 강화한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수출 비중은 97.3%다. 미국 시장이 전체 매출액의 86.6%를 차지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생산설비 일부를 미국 법인으로 이전했다.

회사 측은 올해 1분기 내 코로나19/독감 콤보 키트의 FDA EUA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승인 즉시 미국 공장을 통해 미국 소매시장 및 병의원 등 전문가 시장, 정부 조달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복수의 정부 기관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현지에 구축해 정부 입찰 및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현지 파트너사가 투자하고 회사는 반제품을 공급해 고정비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중동,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 복수의 글로벌 현지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상헬스케어는 1500억원 이상의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작년 7월 유한양행 영양 수액 전문 자회사 와이즈메디에 투자해 12.69%의 지분을 확보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와이즈메디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제품 유통에 협력할 예정이다.


 ◆바이오기업 M&A도 적극 추진

유망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연관 분야 투자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최근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은 573억원, 영업손실 15억원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가 터졌던 2020년 매출은 2580억원, 영업이익 160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3413억 원으로 전년도 전체 매출 1939억원 대비 76.0%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01억원, 순이익은 1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 204% 증가했다.

오상헬스케어는 다음 달 코스닥 상장으로 149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는 1만3000~1만5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1834억~2116억원이다. 비교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20을 적용해 주당 평균 가액을 2만4954원으로 산출했다. 여기에 39.89~47.91%를 할인해 공모가를 제시했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R&D), 해외시장 진출, 생산설비 확충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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