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기업 일자리, 입시경쟁·저출산·수도권집중 해결 기여"
"대기업으로 성장 막는 中企 지원책 및 대기업 규제 정비해야"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대기업 일자리 증가가 우리사회의 입시 경쟁, 출산율 저하,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담은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대기업 일자리 증대 방안으로, 대기업으로의 성장 유인을 저해하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책과 대기업에 부과되는 각종 규제를 종합적으로 정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7일 이러한 내용의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고 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목을 좀 도발적으로 정했다. 우리사회에 재벌 대기업에 대한 반감이 많은 상황에서 이렇게 솔직하게 제목을 잡은 건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단 생각에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학 입시, 저출산, 균형 발전 등에 굉장히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잘 안 고쳐진 이유 중 굉장히 큰 부분이 우리나라 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규모가 작은 데 있다"라고 피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종사자 수 250명을 기준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250인 이상 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독일(41%),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낮았다.
사업체 규모에 따라 근로조건 차이도 보였다. 2022년 기준 5~9인 사업체의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했다. 100~299인 사업체로 넓혀 봐도 300인 이상 사업체 임금의 71%에 그쳤다.
고 위원은 "300인 이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보다 작은 규모의 사업장 임금이 계속 하락하다가 2015년 이후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 임금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부족한 대기업 일자리가 과도한 입시 경쟁, 낮은 출산율 및 여성 고용률, 수도권 집중 현상을 부추겼다고 봤다.
예컨대 40~44세 구간에서 수능 성적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임금 프리미엄은 50%에 달했다. 임금 프리미엄뿐 아니라 정규직 취업과 장기근속 등에서도 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이 유리하다 보니 이를 위한 입시 경쟁이 과열된다는 것이다.
또 중소기업에선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과 같은 모성보호제도의 실질적인 보장이 어려운데, 이로 인해 출산율과 여성 고용률이 함께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 현상도 결국 비수도권의 대기업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해법으론 정부가 기업의 규모화(scale-up)를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 위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정책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사 관계에서도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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