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너무 귀찮아”…요즘 없어서 못 산다는 ‘이것’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4. 2. 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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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취급 받던 음식물 처리기
냄새 걱정 대폭 줄이고 가격도 낮춰
전기료·소음 부담 덜자 매출 급상승
스마트카라 ‘스마트카라400프로’ [사진 제공=스마트카라]
“이사가기 전에 미리 찜해놓고 구매 인증합니다”

지난 5일 방영된 가전회사 앳홈의 라이브 방송. 앳홈의 미니가전 브랜드 ‘미닉스’에서 출시한 음식물 처리기 ‘더 플랜더’가 한시간동안 920대가 팔려나갔다.재고가 없어 구매한 고객은 2주 후에 수령하는 예약배송으로 제품을 받아야 했지만 판매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제품이 부족해 라이브 방송 시간 1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닉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이기수 앳홈 라이브커머스 팀장은 “라이브방송 시작 후 2~3분 안에 400~500대가 팔린다”며 “필수 소비재도 아니고 고객들에게 아직 낯선 신규 가전인데 이 정도 구매율을 보이는 건 더 플렌더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제품은 지난해 10월 론칭 시점과 대비해 지난달 판매량이 275%나 늘었다. 앳홈 측은 올해 2월까지 이미 지난 한 해 매출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업계에 따르면 2021년 2000억원대에 그쳤던 음식물 처리기 시장 규모는 지난2022년 3배 이상 증가해 6000억원까지 커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66% 이상 급증하며 1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아직 가정내 보급률이 10%대 미만에 그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음식물 처리기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외식보다는 집밥을 먹는 경우가 늘어나고, 배달 음식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음식물 처리기 수요 증가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음식물 처리기는 크게 음식물을 싱크대 배수구로 모아 분쇄한 뒤 하수도로 배출하는 ‘습식분쇄형’, 음식물을 건조해 처리하는 ‘건조분쇄형’, 미생물을 배양해 음식물을 처리하는 ‘미생물발효형’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습식분쇄형이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환경오염 우려 등으로 규제가 심해지자 최근에는 친환경적 방식의 건조분쇄형과 미생물발효형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이 중에서도 건조분쇄형이 전체 음식물 처리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별 판매량 점유율은 건조분쇄형(49.3%)이 절반 가까이로 가장 높았다.

음식물처리기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봄철과 기온이 올라가면서 습도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수요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계절과 무관하게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 따르면 올 겨울 (지난해 11월~올해 1월) 음식물 처리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미닉스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불편은 여름이 가장 심하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음식물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은 꾸준히 유지되는 편”이라며 “특히 더 플렌더의 경우 그동안 음식물처리기를 사고 싶었는데 크기가 크거나 혹은 비싸서,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구매를 미루고 있었던 수요가 유독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닉스 ‘더 플렌더’ [사진 제공=앳홈]
더 플렌더는 폭이 19.5cm로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 하고, 실내에 놓아도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단순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었다. 냄새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2중 고온 위생케어 시스템을 갖추고, 기존 출시 제품(70만원대) 대비 약 30%이상 저렴한 가격대(할인적용시 40만원대)로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제품 크기는 작지만 처리 용량이 2L로 넉넉한 것도 장점이다. 성인 2인 기준 한끼 평균 음식물쓰레기는 0.5L로 하루 4끼의 음식물쓰레기까지 처리가 가능해 2~3인 가구에서 여유 있게 사용 가능하다.

스마트카라 ‘스마트카라400프로’ [사진 제공=스마트카라]
이처럼 초창기 제품들에서 발견됐던 문제점들을 개선한 차세대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점도 음식물처리기가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음식물처리기는 2000년대 후반 가전·렌털업계에서 ‘블루칩’으로 등장하며 신개념 가전으로 인기를 끌던 음식물처리기는 전기료, 냄새, 소음 등 기술력 문제가 드러나며 가격 대비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뒷걸음질 쳤던 ‘과거’가 있다. 음식물처리기 작동이 시작되면 추가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해도 작동이 끝날때까지 투입이 어려워 번거롭다는 불평도 이어졌다. 이로인해 지난 2007년 최대 2000억원대였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은 2013년경에는 절반까지 축소됐다.

건조분쇄 음식물처리기 1위 업체인 스마트카라의 경우 3중 에코필터 탑재, 브러시없는 교류(DC)모터인 BLDC모터 적용 등으로 냄새를 잡고 전기료와 소음 문제를 해결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가 가장 최근에 내놓은 제품인 스마트카라 400 프로의 경우 1회 사용 전기료가 2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여년 전 음식물처리기로 인해 한달에 수만원의 전기료가 발생했던것과 비교하면 유지비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소음도 과거 이동식 에어컨 소리 수준의 50db에서 절반 이하인 26.4db 수준으로 줄여 불편함을 없앴다. 스마트 터치 시스템과 절전기능, 원터치 도어시스템 등의 편의기술도 추가했다.이를 통해 스마트카라 매출액은 지난 2015년 15억원 규모에서 2022년 기준 566억원 규모 38배나 뛰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음식물 처리기 누적 판매량 30만대, 누적 매출액은 2100억원을 돌파했다. 스마트카라에 따르면 올 겨울(2023년 10월~12월) 기준 스마트카라 전체 음식물 처리기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33%늘었다. 특히 스마트카라 400프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0%의 성장세를 보였다.

기존에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했던 업체들도 차기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가전 기업 휴롬은 2022년 처음으로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한 데 이어 올 4월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휴롬 관계자는 “음식물 처리기 수요 증가에 발맞춰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을 보면서 기존 제품 대비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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