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13년전 MBC '신입사원', 원석 제대로 발굴…김대호·장성규·강지영, 방송 보석됐다

정빛 2024. 2. 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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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MBC '신입사원' 출연 당시 김대호, 강지영, 장성규(왼쪽부터). 사진 제공=MBC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MBC의 13년 전 혜안이 빛난 걸까. 2011년 방송된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아나운서 공개채용 신입사원'(이하 '신입사원')이 발굴한 원석들이 현재 '방송 보물'로 빛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신입사원'은 MBC 아나운서 채용 과정을 공개적으로 방송에서 다룬 프로그램으로, 공채 아나운서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학력·나이 등의 제한을 철폐하는 파격 조건을 건 반면, 또 기존 신입 아나운서 선발 과정도 중시해, 카메라 테스트, 역량평가, 심층면접, 필기 시험이 미션으로 이뤄졌다. 또 의정부 MBC 문화동산에서 조별 과제를 통한 합숙 평가나 직접 원고를 작성해 자유 진행하는 최종 라운드 등은 '예능 오디션 방송'이라는 묘미도 살렸다는 평을 들었다.

무엇보다 국민이 원하는 아나운서를 뽑는다는 취지 아래, 시청자들이 직접 MBC 공채 아나운서를 뽑을 수 있어, 관심이 높았다. 시청자들은 참가한 예비 아나운서들의 역량을 방송을 통해 살펴보고, 응원하는 아나운서에게 '픽'을 던졌던 것이다.

이에 당시 최종 MBC 공채 아나운서로 뽑히지는 않았지만, 탈락된 참가자들도 꽤 눈도장을 받았다. 이 덕분에 '신입사원' 종영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눈에 띈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관심과 눈길을 얻게 됐다. 특히 최근 '신입사원' 출신들이 방송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중이다.

김대호. 스포츠조선DB

그 중에서 지난해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거머쥔 김대호 아나운서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김대호는 MBC '신입사원'을 통해 최종 공개 채용된 '꿈의 주인공'다. 새싹부터 시청자들의 응원으로 먹고 자란 김대호가 10여 년이 지난 현재,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MBC 입사 후 주로 교양 및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거나 뉴스 앵커로 나섰던 김대호는 2022년 8월 MBC 아나운서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뉴스안하니'에서 보여준 서울 교외 전원라이프가 입소문을 타면서, 엉뚱한 매력이 드러났다.

특히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도심 속 자연인으로 사는 소탈한 'K-직장인' 면모로, '아나운서계 기안84'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새 전성기를 맞았다. 이를 시작으로 자사 또 다른 인기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 고정 코너를 꿰차는가 하면, 관계사인 MBC 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가이드'에도 고정으로 나왔다.

현재는 MBC 신규 예능프로그램 '안방마님'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한 '학연', 지난달 첫 방송한 '도망쳐: 손절 대행 서비스'에서 안정적인 진행을 자랑하는 중이다. 이례적으로 타사인 tvN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아나운서의 방송 출연료 4만 원이라고 언급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퀴즈' 방송화면 캡처

최근에는 또 다른 '신입사원' 출신 아나운서가 '유퀴즈'에 출연, 눈길을 끈 바다. JTBC 1기 특채 아나운서 강지영이 지난 21일 방송된 '유퀴즈'에 출연, '신입사원' 동기 김대호게 "우리는 방송 출연료가 2만 원이다. 4만 원이면 할 만하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밖에도 '신입사원' 출연 계기부터 아나운서가 된 사연도 털어놓은 바다. 강지영은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중 미국 회계사로서의 안정적인 삶을 포기한 것에 "미국에서 다니다 보니 전문직을 해야겠더라. 그런데 내가 무엇을 원하고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고 싶었다. 그냥 놀 수 없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던 와중에 MBC '신입사원'이라는 아나운서 공개채용 프로그램이 떴다"라고 설명했다.

강지영은 '신입사원'에서 최종 8인까지 갔지만, 마지막에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당시 아나운서 학원에서 트레이닝 받은 참가자들은 물론, 지역 방송사 아나운서 출신들도 대거 참가한 가운데, 강지영은 막 미국에서 건너온 '초짜' 아나운서 지망생이었다. 그러나 강지영은 자신의 이러한 점을 짚어,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원석'이 자신이라며 당돌하게 말해,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좋은 평을 얻었다.

이러한 '신입사원' 활약으로, JTBC 특채로 아나운서가 됐다. 강지영은 '유퀴즈'에서 "그때 당시 JTBC 상무님께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고 특채로 입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2014년 JTBC 정치부회의'에 합류하면서 정계인들 사이에서도 당당한 자신감을 뽐내면서, JTBC 간판 아나운서로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JTBC 프로그램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시사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 예능 '비정상회담'에 모두 출연한 것이다. 이어 계속해서 '아는 형님', '히든싱어6 왕중왕전', '썰전라이브' 등 JTBC 인기 예능 및 시사 프로그램에 나왔다. 그리고 2022년 'JTBC 뉴스룸' 주말 단독 진행을 맡아, 아나운서들의 꿈의 자리인 '메인뉴스 단독 앵커'가 됐다. 이때 배우 이정재, 나문희, 박신양, 손석구, 임지연, 주현영, 가수 성시경, 샤이니 키, 야구선수 출신 박용택 등 많은 스타와 인터뷰, 딱딱한 뉴스 이미지를 친숙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얻었다.

장성규. 스포츠조선DB

강지영과 함께 JTBC 특채 1기 아나운서로 넘어온 장성규도 '신입사원'에서 처음 발굴된 인재다. 당시 사뭇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특유의 유쾌하고 깐족거리는 이미지로 새로운 아나운서 캐릭터를 보여준 장성규는 '신입사원' 최후의 5인까지 진출했다가, 아쉽게 탈락했다.

그러나 이후 강지영과 마찬가지로, '신입사원' 활약에 힘입어 JTBC 개국과 함께 아나운서 꿈을 이루게 됐다. '제2의 전현무'로 주목받을 정도로 차세대 예능 MC 유망주였던 장성규는 JTBC에서도 간판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히든싱어', '크라임씬', '방구석 1열' 등에서 고정으로 나왔다. 날고 기는 예능인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았던 그는 2019년 4월 JTBC를 퇴사하며 프리 선언, 진정한 '아나테이너'의 면모를 보여주는 중이다.

특히 세상 모든 직업들을 알려주겠다는 포맷의 웹예능 '워크맨'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장성규가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담는데, 장성규 특유의 아무렇게나 던지는 애드리브가 유튜브 채널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 모양이다. 실제 그의 애칭 '선넘규(선 넘규 장성규)' 캐릭터도 '워크맨'에서 가장 잘 발현된다는 호평이 많다.

이에 각종 광고, 화보, 홍보대사도 맡은 장성규는 2019년에 자신을 처음 드러낸 MBC에서 수상하는 기쁨까지 맛봤다. 2019년 'MBC 연예대상'에서 라디오부문 신인상, 예능부문 신인상을 받고, 2021년에는 'MBC 연예대상' 라디오 최우수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최근에는 당대 최고의 방송인만 진행할 수 있다는 지상파 연말 특집을 맡고 있다. 2022년에는 MBC '가요대제전'을, 지난해에는 'KBS 연기대상'에서 MC로 진행력을 과시한 바다.

2011년 MBC '신입사원' 출연 당시 김대호, 강지영, 장성규(위부터). 방송화면 캡처

한 방송 관계자는 "'신입사원'이 당시 일요일 저녁에 편성돼 많은 시청자가 본 것 같다. 그때 제한된 시간 안에 미션을 완료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여기서 유연한 사고, 진행력, 순발력을 다 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희로애락과 성장 서사가 담겨, 오디션 프로에서만 볼 수 있는 감동도 있었다. 이때 활약했던 참가자라면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되기 마련이다. 김대호, 강지영, 장성규가 각자 스타일은 다르지만 '신입사원' 당시의 역량은 역시인 것 같다"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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