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대관령 눈(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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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은 '지각 눈'이 내리기로 유명한 곳이다.
'입춘(立春)' 절기가 한참 지난 뒤에 '눈 폭탄'이 쏟아진 사례도 적지 않다.
주말을 잊은 제설 작업에 통행 불편까지,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2월에 대관령 등 산간에 쌓이는 눈은 지역적으로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실제로 영동지역은 눈 없는 겨울을 보낸 뒤 산불 악몽에 시달린 경험이 유난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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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은 ‘지각 눈’이 내리기로 유명한 곳이다. ‘입춘(立春)’ 절기가 한참 지난 뒤에 ‘눈 폭탄’이 쏟아진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도 지난주부터 산간 지역에 최대 1m 폭설이 쏟아지면서 마을이 고립되고, 농업 시설물과 교통사고 피해가 속출했다. 주말을 잊은 제설 작업에 통행 불편까지,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2월에 대관령 등 산간에 쌓이는 눈은 지역적으로 매우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우선 매년 봄 건조기의 불청객인 산불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실제로 영동지역은 눈 없는 겨울을 보낸 뒤 산불 악몽에 시달린 경험이 유난히 많다. 2017년 강릉시 성산면·홍제동 산불, 2022년 경북 울진과 삼척·동해·강릉 산불, 2023년 강릉 경포 일원 산불이 그러했다. 2022년의 경우에는 북강릉을 기준으로 2월에 신적설이 ‘0’이었다. 눈이 아예 없었다는 뜻이다. 결국 그해 3월 4일 경북 울진과 삼척, 강릉·동해에서 발생한 산불은 무려 9일(213시간)이나 계속되면서 2만여㏊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6년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지금 산간에 쌓인 눈은 든든한 수자원이기도 하다. 물 저장고 역할을 하는 산림에 쌓인 눈이 서서히 녹아 저수지에 유입되면서 봄 갈수기에 해안 생활권의 물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산맥과 바다 사이 영동지역은 하천의 유로가 10~20㎞에 그칠 정도로 짧기 때문에 산간 지역의 저수량 유입과 담수가 수자원 확보의 원천이다. 지난 2017년에 강릉시가 여름 해수욕장 개장을 1주일 연기하는 초유의 물 재난 사태를 겪은 것도 겨울 가뭄이 시발점이 됐다.
대관령 일대 백두대간 능선의 장쾌한 설경은 또 한편 강릉이 자랑하는 관광 자원이다. 폭설 뒤 첫 주말인 지난 24~25일에도 전국에서 등산객이 몰려들면서 대관령 도로가 수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초만원 상황을 빚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그들 등산객의 지역경제 기여 효과다. 그래서 부탁하노니, 설국(雪國)의 진경을 즐기려는 그대여, 눈 구경만 하지 마시고 폭설 지역에서 소비 활동에도 함께 나서 달라.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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