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이혼까지 관찰…위기의 부부 조명하는 예능들[TF초점]

공미나 2024. 2.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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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에 19만1690쌍이 결혼하면 그 절반인 9만3232쌍이 이혼하는 시대다.

단순히 이혼한 '돌싱'(돌아온 싱글)을 주인공으로 한 예능을 넘어 이제 이혼 위기의 부부를 다루거나 가상 이혼까지 시키며 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애, 결혼 등을 소재로 한 관찰 예능이 진부해지자 방송가가 이혼이라는 소재로 눈을 돌렸다"면서 "이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부부 갈등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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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결'·'이혼숙려캠프' 등 이혼 예능 줄줄이 방송
대부분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 받기도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등 이혼을 소재로 한 예능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MBN, MBC

[더팩트 | 공미나 기자] 한 해에 19만1690쌍이 결혼하면 그 절반인 9만3232쌍이 이혼하는 시대다.(2022년 기준) 이혼을 금기시하던 사회 인식도 바뀌고 있는 가운데 이혼을 소재로 한 예능 콘텐츠도 늘어가고 있다. 단순히 이혼한 '돌싱'(돌아온 싱글)을 주인공으로 한 예능을 넘어 이제 이혼 위기의 부부를 다루거나 가상 이혼까지 시키며 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MBN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지난 18일 5회 파일럿 방송을 마친 뒤 4월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관찰 리얼리티다.

이 프로그램에는 이혜정 고민환 부부, 정대세 명서현 부부, 류담 신유정 부부가 출연했다. 가상 이혼을 당한 정대세가 아이들의 친권과 양육권 포기 각서를 쓰면서 눈물을 펑펑 흘리는가 하면, 류담 신유정 부부가 양육권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연출됐다.

JTBC는 오는 5월 '이혼숙려캠프: 새로고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도 '한 번 더 이혼할 결심'과 큰 틀은 같다. 이혼을 고민 중인 부부들이 합숙을 통해 이혼 숙려기간과 조정 과정을 가상체험해 보며 실제 이혼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해 보는 관찰한다.

MBC는 2022년 5월부터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을 방송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부부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을 듣는 프로그램이다. '결혼지옥'은 오은영 박사의 현실적인 조언으로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으나, 종종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연들을 고스란히 보여줘 논란이 됐다.

티빙이 2022년과 2023년 내놓은 '결혼과 이혼 사이' 시즌1·2도 비슷한 포맷이다. 이혼을 고민하는 네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고 작사가 김이나, 가수 이석훈 등 패널들이 부부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앞서 TV조선은 2020년과 2022년 '우리 이혼했어요' 시즌1·2를 방송해 이혼한 스타 부부들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이혼 소재 예능들은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연출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의 정대세(위)와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의 오은영 박사다. /MBN, MBC 방송화면 캡처

이처럼 지난 몇 년 사이 이혼 예능이 쏟아지는 이유 무엇일까. 방송가에서 여전히 관찰 예능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소재를 찾다 이혼까지 닿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애, 결혼 등을 소재로 한 관찰 예능이 진부해지자 방송가가 이혼이라는 소재로 눈을 돌렸다"면서 "이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고, 부부 갈등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다만 관찰 예능이라는 진부한 포맷에 이혼과 부부 갈등이라는 소재만 데려온 수준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이혼 예능들이 단순히 자극적인 연출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계자는 "단순히 자극적인 갈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다. 이는 자칫 이혼을 조장하는 듯한 방향으로 보일 수 있다"며 "제작진이 화제성만 좇지 않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기획 의도를 잘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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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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