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117년만의 만남…‘우리가 찾은 의병’…무명의병포럼 현장 답사

정자연 기자 2024. 2. 2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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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년만의 만남…임과 같은 무명의병의 헌신,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26일 오후 1시께 옥천면 옥천리 산 23-1 일대. 낙엽이 무성히 덮인 한 묘 앞에 10여명이 길게 줄지어 헌화했다.

묘비의 앞면엔 ‘의병장 한산이공백원 지묘’가, 뒷면엔 ‘항일의병 양근지구 의병을 결성 왜병과 교전 중 서기1907년 정미 8월17일 차처 남산에서 전사’가 한자로 적혀있었다.

이 묘는 지난 1907년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이백원 의병장의 묘다. 후손이 아닌 일반 시민과 역사학자 등이 공식적으로 방문해 공식적으로 헌화와 묵념의 예를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명의병포럼 관계자들이 26일 ‘우리가 찾은 의병’ 현장 답사로 찾은 이백원 의병장의 묘를 찾았다. 1907년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이백원 의병장은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통해 무명의병을 찾은 첫 번째 사례다. 곽민규PD

117년만의 만남. 강진갑 무명의병포럼 공동대표는 “이백원 의병장께서 1907년 순국하시고 117년이 지난 2024년, 이제와 임을 찾아와 참배하고자 한다”며 “님과 같은 무명의병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순국선열의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겠다. 너무 늦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헌사했다.

무명의병포럼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1시 양평군 일대에서 ‘우리가 찾은 의병과의 만남’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2022년부터 본보와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이 추진한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통해 찾은 의병의 흔적을 현장 답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리기 위해 이어가는 올해의 첫 번째 발걸음이다.

시민과 역사학자, 포럼 관계자 및 양평의병기념사업회 관계자 등 10여명의 답사단은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찾은 의병’인 이백원 의병장의 묘를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하며 무명의병 발굴과 이들을 기리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백원 의병장은 이름을 남기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무명 의병을 찾은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이 묘는 지역민에 의해 지난 2020년 발견됐지만 묘비에 의병장이란 기록이 있음에도 의병 명단에서 찾을 순 없었다.

이에 이복재씨와 최봉주씨 등 양평의병사업기념회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수소문한 끝에 이백원 의병장의 후손을 찾아냈고, 잃어버린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로 확인 작업 등을 구체화 했다.

특히 묘비에 적힌 이백원 의병장의 사망일자와 조선폭도토벌지에 등장하는 의병 탄압 날짜 등이 일치해 F.A. 매켄지의 ‘대한제국의 비극’에 등장하는 무명의병과 동일 인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 역사적 가치로 현재 묘 발굴 작업 등이 논의되고 있다.

26일 ‘우리가 찾은 의병’ 현장 답사에 함께한 의백원 의병장의 후손 하보균씨가 묘를 매만지고 있다. 곽민규PD

답사단과 함께 한 이백원 의병장의 후손 하보균씨는 묘비를 매만지며 “외가 고조부 되시는 분께서 남산에 묻혀 계신다는 이야기를 어릴 적 어머니를 통해 들었는데 진짠 줄 몰랐었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답사단은 이날 1차 행선지로 F.A. 매켄지가 의병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양평군 오빈리 398-14일원을 방문했다.

지난 2022년 무명의병을 찾아서 프로젝트팀은 전문가와 현장 답사와 고증 작업을 진행했고, 전문가들은 “종합적으로 볼 때 양평군 오빈리가 당시 매켄지의 사진이 찍힌 장소로 보는 게 맞다”며 장소를 확정한 바 있다.

무명의병포럼은 이날 이백원 의병장 묘와 F.A. 매켄지가 의병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양평군 오빈리 398-14일원을 방문한 데 이어 양평 을미의병 묘역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무명의병을 발굴하고 기억하는 활동을 더욱 폭넓게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강진갑 공동대표는 “이름없이 돌아가신 1만7천명의 의병과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발걸음을 올해도 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곽민규 PD rockmanias@kyeonggi.com
김다희 PD hee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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