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인, 매일 잠들기 전 발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는

“궤양이 나타나야만 당뇨발이 아닙니다. 당뇨 환자의 발에 나타나는 작은 상처도 관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당뇨병 환자가 살뜰하게 살펴야 할 부위가 바로 족부다. 당뇨병과 밀접한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과 멀어지기 위해서다.

‘당뇨발’은 말 그대로 당뇨인의 발에 나타나는 작은 상처부터 괴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환을 포함한다.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당뇨병 환자가 가장 피하고 싶은 합병증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15%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앓는 흔한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가 발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트병원 당뇨발센터 배재익 대표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우선 당뇨병 환자의 둔해진 발끝감각을 꼽는다. 그는 “당 수치가 높아 말초혈관이 일반인에 비해 약해진 당뇨병 환자는 감각이 둔해 발에 상처나 물집이 생겨도 잘 알아차리기 못한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위축되면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더 둔감해지기 쉽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당뇨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액이 끈적끈적한데, 이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면역력까지 저하시켜 상처가 쉽게 낫지 않는다. 혈당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기간이 길수록 미세혈관, 말초신경 손상 정도가 급격히 커진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때문에 이런 상황과 관련 당뇨병 환자는 평소 혈당이 잘 조절되는지, 당뇨 합병증이 생기고 있지 않은지 주기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2~3개월간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 배재익 대표원장은 이와 함께 “평소에 금연하고 발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작은 상처라도 조기에 알아채 적극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당뇨발을 진단받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대한 발을 보존하는 치료법이 우선된다. 대표적으로 인터벤션(Intervention) 치료인 혈관개통술을 들 수 있다. 약 2㎜ 정도의 작은 주삿바늘 크기의 구멍을 내고 카테터, 풍선관, 스텐트 등 미세 의료기구를 혈관 내로 삽입한 뒤 혈관의 막힌 부위를 개통하거나 쌓여 있는 노폐물을 제거해 치료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할 경우 성공률은 90%에 이른다. 다리보존율은 무려 95%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시기를 놓치면 혈관개통술 자체를 시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배재익 대표원장은 “당뇨발 증상은 처음부터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만큼,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부터 발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평소 다리가 자주 저리거나 발이 차갑거나, 반대로 열감이 강하게 느껴지거나, 갑자기 피부가 붉거나 푸르게 변한 듯한 느낌이 든다면 병원을 찾아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