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들 줄서게 만든 ‘반전의 매력’…“최소 3개월 전에 예약을”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4. 2. 26. 14: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한옥들.

서울 도심뿐 아니라 한옥마을 내에 있는 스테이도 인기다.

북촌에 위치한 한옥스테이 관계자는 "실제 서울시가 이 근방에서 나오는 한옥 매물을 다 매입하고 있다"며 "이후 민간에 위탁해 공방이나 한옥스테이로 운영하는 식"이라 설명했다.

한옥스테이를 이용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는 한옥스테이 방문객 숫자와 외국인 방문객 숫자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옥체험업’ 숙박, 코로나 전보다 59% 증가
이용에 불편 없게 내부는 현대식으로 개조
찜질방·다도 등 외국인 맞춤 체험 프로그램도
“주요 관광지 가깝고 온전한 한국 정취 느껴”
서울 북촌에 위치한 한옥스테이 ‘락고재’ 내부 모습. [이지안 기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한옥들. 이곳에는 지역 주민이 사는 한옥과 관광객들이 묵는 한옥스테이, 공방으로 쓰이는 한옥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거리 곳곳마다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이 셀카봉을 들고 영상을 찍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한 유명 한옥스테이 A는 1인실을 제외하고는 4개의 객실이 모두 차 있었다. 본관 아닌 별관도 만실이었다. 한옥에 머무르는 투숙객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이용객 중 외국인 비율이 90%에 달한다. A스테이 관계자는 “예약하려면 최소 3개월 전에는 해야 한다”며 “올여름 시즌 예약은 이미 80%가 차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종식으로 하늘길이 열리며 한옥스테이를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11월 기준)은 999만 5000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시 62% 수준을 회복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한옥스테이와 같은 ‘한옥체험업’ 숙박형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1724개(1월 기준)에 그쳤던 한옥체험업은 2024년 2754개소(2월 기준)로 4년 만에 59% 증가했다.

한옥 숙박의 인기 요인으로는 한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과 주변 관광지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옥들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서촌과 북촌은 주변에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등이 위치해 있어 숙소에서부터 관광지까지 이동 거리가 짧다.

‘락고재’ 한옥스테이 내부에 위치한 찜질방으로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다. [이지안 기자]
가회동 한옥스테이서 만난 대만인 테레사 우는 “주변에 고궁들이 많아 접근성이 좋아 북촌을 택했다”라며 “도심호텔도 있지만 좀 더 릴랙스할 수 있고 한국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고 싶어 한옥스테이에서 묵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일부 한옥스테이에는 찜질방 체험, 다도 체험, 한복입고 사진찍기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외국인 맞춤형으로 된 서비스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A 한옥스테이는 투숙객에게 조식을 제공하는데 밥, 미역국, 떡갈비 등 한식과 빵으로 구성된 양식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게끔 한다. 또한 주로 침대를 이용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방마다 낮은 매트릭스가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인 서촌에 위치한 한옥에 머무른 캐나다 관광객은 “여행 중 한국 고유의 전통 체험을 원했는데, 너무 올드하지 않으면서도 내부는 현대적으로 재구성돼 불편함 없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도심뿐 아니라 한옥마을 내에 있는 스테이도 인기다. 은평한옥마을에서 한옥스테이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북한산이 근처에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이 머물곤 한다”라며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지만 외국인 손님이 오히려 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는 ‘서울한옥 4.0 재창조계획’을 발표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옥과 주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촌에 위치한 한옥스테이 관계자는 “실제 서울시가 이 근방에서 나오는 한옥 매물을 다 매입하고 있다”며 “이후 민간에 위탁해 공방이나 한옥스테이로 운영하는 식”이라 설명했다.

한옥스테이를 이용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는 한옥스테이 방문객 숫자와 외국인 방문객 숫자를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기본적인 수치도 파악하지 않고 정책 추진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로 인해 조사의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앞으로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