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를 살아도 자유롭게”…부엉이 죽음에 애도 이어지는 뉴욕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4. 2.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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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도심에서 현지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리부엉이 '플라코'(Flaco)가 최근 세상을 떠나자 뉴요커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라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 89번가에 있는 한 아파트 옆 바닥에서 해당 건물 관리소장에 의해 발견됐다.

동물원 직원들은 플라코의 탈출 직후 먹이와 다른 수리부엉이 울음소리 등으로 유인해 플라코를 포획하려 했지만, 플라코는 센트럴파크 야생에서의 생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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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5일 야생동물 사진작가 데이비드 레이가 촬영한 수리부엉이 ‘플라코’. [사진출처=연합뉴스]
뉴욕 도심에서 현지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리부엉이 ‘플라코’(Flaco)가 최근 세상을 떠나자 뉴요커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플라코는 ‘응원하고픈 약자’, ‘인생 2막 스토리에 성공한 영웅’, ‘디즈니 각본에 어울리는 등장인물’ 등으로 묘사되는 등 뉴요커들에게 사랑받는 서사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25일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라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 89번가에 있는 한 아파트 옆 바닥에서 해당 건물 관리소장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플라코는 숨이 붙어 있었지만, 건물 주민이자 조류학자가 관리소장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달려와 현장에 도착했을 때쯤 숨을 거뒀다.

브롱크스 동물원 측은 부검 결과 ‘급성 외상성 손상’이 사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물 외벽에 부딪혀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쥐약에 중독됐거나 전염병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추가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플라코는 지난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 조류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수컷 수리부엉이로, 다음 달 14살을 맞을 예정이었다. 수리부엉이 수명은 20년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갇혀 살던 플라코는 지난해 2월 2일 밤 누군가 파손해 놓은 보호망 틈 사이로 탈출했다.

동물원 직원들은 플라코의 탈출 직후 먹이와 다른 수리부엉이 울음소리 등으로 유인해 플라코를 포획하려 했지만, 플라코는 센트럴파크 야생에서의 생활을 이어갔다.

오랜 기간 동물원 우리에 길들어 있던 만큼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지만, 쥐를 사냥한 흔적을 남기는 등 사람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고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뉴욕의 건물 사이를 비행하거나 깃털을 휘날리는 플라코는 뉴요커들에겐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작은 아파트에 사는 많은 도시 주민이 더 넓은 공간에 대한 욕구를 플라코에 투영했다”며 “이민자들의 경우 도심에 적응해 가는 플라코에게서 자신이 겪고 있는 고단한 삶의 단면을 보기도 했다”고 묘사했다.

지난 주말 센트럴파크에는 플라코를 추모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플라코의 영원한 날갯짓에 작별을 고한다” “마법 같은 여정을 목격할 수 있었던 모든 사람의 마음에 기쁨을 선사해줘서 고맙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플라코가 좋아했던 참나무 밑동에는 털 부엉이 인형, 연필로 그린 플라코 초상화, 알록달록한 꽃 등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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