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70세 기간제 초등교사 구해요"

정인지 기자 2024. 2. 2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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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양육부담을 감소하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늘봄학교'가 야심차게 시작된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누구나,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학부모 수요에 따라 학교별 운영시간 상이)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각 초등학교에서 내놓은 구인 공고를 보면 늘봄 강사 1명이 주 5일 수업을 전담하는 곳도 발견된다.

경상도 A 초등학교, 부산의 B 초등학교 등은 월~금 매일 2시간씩 주 10시간을 진행할 늘봄 강사 1명만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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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늘봄학교를 주제로한 대통령 민생토론회가 열린 5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된 '2024년 늘봄학교 추진방안'에 따르면 1학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2000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실시되며, 2학기에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2026년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간제 교원을 학교에 배치하고, 내년에는 늘봄 전담조직인 늘봄지원실을 모든 학교에 설치할 계획이다. 2024.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학부모의 양육부담을 감소하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늘봄학교'가 야심차게 시작된다. 1학기에는 자발적으로 신청한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가, 2학기부터는 전국 공립초등학교가 대상이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누구나,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학부모 수요에 따라 학교별 운영시간 상이)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또 무료 프로그램을 하루 2시간씩 제공할 예정이다. 이른 하교에 곤란한 맞벌이 부부나 둘째 육아, 임신 등으로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부모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현실 적용이다. 교육부는 기존 교사들에게 늘봄업무가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기간제 교사를 각 학교가 채용토록 했다. 기간제 교사는 음악, 체육 등 10시간 내외의 수업을 맡으면서 늘봄 행정을 함께 하게 된다. 각 교육청은 이달부터 기간제 교사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반응은 극과 극이다. 도심에 교통이 편리하고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금세 모집되는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3차, 4차까지 추가 모집 중이다.

일부 학교는 응모 연령을 만 70세까지 열었다. 이미 연금 생활을 하고 있는 70세가 실제 응모할 지는 미지수지만 학교는 그만큼 절박하다. 기간제 교사가 채용이 안 될 경우 결국 기존 교원이 늘봄 업무를 맡아야 할 수 있어서다.

무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늘봄 강사 채용에도 변수가 생기고 있다. 교육부는 무료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1학년 성장·발달 단계와 학부모 수요 등을 고려해 재밌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체육, 문화·예술 활동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현재 각 초등학교에서 내놓은 구인 공고를 보면 늘봄 강사 1명이 주 5일 수업을 전담하는 곳도 발견된다. 경상도 A 초등학교, 부산의 B 초등학교 등은 월~금 매일 2시간씩 주 10시간을 진행할 늘봄 강사 1명만 뽑는다. 경기도에서는 다수의 초등학교가 3월 3주간 단기로 늘봄 프로그램을 운영할 강사 1명을 뽑기도 했다. 운영 후 학생 수요조사를 통해 1년으로 계약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한 사람에게 월급을 몰아줘 구인난에 대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늘봄 강사의 시급은 1시간당 4만원 전후로, 한달 40시간을 혼자서 진행하면 약 16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특이한 현상이긴 하지만 늘봄강사 채용과 프로그램 구성은 전적으로 학교의 권한"이라며 "교육청에서 시정을 지시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리 의도가 좋은 정책이라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정책이 현실에 정착되고 긍정적 효과를 내기까진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다만 충분한 준비 없이 마음이 앞서 현장을 체하게 해서도 안된다. 결과는 고스란히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받기 때문이다. 개학까지 남은 일주일, 늘봄학교가 무탈히 출발하길 기원해본다.

정인지 정책사회부 차장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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