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갈이 봉사로 주민 불편 ‘싹둑’

황송민 기자 2024. 2.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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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독락정 마을회관은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주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옥천군 농민회의 칼갈이 봉사단(단장 이춘식)이 온다는 소식에 마을주민들이 칼 꾸러미를 갖고 찾아온 것이다.

마을주민 이병식씨(69)는 "봉사단이 온다는 소식에 부엌 곳곳에 있는 칼을 찾은 뒤 들고 아침 일찍 방문했다"며 "칼 한번 갈려면 시장까지 나가야 하고 비용도 드는데, 이렇게 봉사단이 마을까지 찾아와 무료로 갈아주니 정말 고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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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농민회, 봉사단 꾸려 활동
대청농협·농협 군지부, 기계 지원
충북 옥천군 농민회 칼갈이 봉사단 이춘식 단장과 단원들이 15일 안남면 연주리 독락정 마을회관에서 지역민들이 가져온 녹슬고 무뎌진 칼을 손질하고 있다.

“헌 칼 주고 반짝반짝 빛나는 새 칼 받았네!”

15일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독락정 마을회관은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주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옥천군 농민회의 칼갈이 봉사단(단장 이춘식)이 온다는 소식에 마을주민들이 칼 꾸러미를 갖고 찾아온 것이다.

봉사단은 칼갈이 기계를 익숙하게 설치하고, 주민들이 가져온 칼을 바구니에 담아 이름표를 붙였다. 시작한 지 몇분 지나지 않았지만 칼을 담은 바구니가 층층이 쌓여갔다. 녹슬고 날이 무뎌진 칼날은 거친 연마석에 닿자 날카로워지고, 고운 연마석을 거치니 매끄러운 칼로 다시 태어났다.

30여분간 정성스러운 작업을 마친 칼에 종이를 갖다 대니 ‘스윽’ 소리를 내며 잘려나갔다.

마을주민 이병식씨(69)는 “봉사단이 온다는 소식에 부엌 곳곳에 있는 칼을 찾은 뒤 들고 아침 일찍 방문했다”며 “칼 한번 갈려면 시장까지 나가야 하고 비용도 드는데, 이렇게 봉사단이 마을까지 찾아와 무료로 갈아주니 정말 고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칼갈이 봉사는 옥천군 농민회가 겨울철 농한기 지역사회를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시작됐다. 고령의 주민들이 무딘 칼로 불편을 호소할 뿐 아니라 사고 위험까지 크다는 판단에서다.

농민회는 칼갈이 봉사단을 조직한 후 전남 장흥과 목포 농민회를 찾아 기계 고르는 방법과 칼 가는 법을 배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소식을 들은 대청농협(조합장 한영수)과 NH농협 옥천군지부(지부장 이범섭)가 칼갈이 기계를 지원하며 활동에 힘을 보탰다. 민병용 농민회 감사도 자신이 소유한 기계를 기꺼이 무료로 대여해줬다.

지난해 12월 시작해 안내면과 안남면 마을을 돌며 주 2회 열리던 봉사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청이 쇄도해 설 이후에는 횟수를 3회로 늘렸다. 인근 청산면·청성면까지 ‘특별 출장’을 가고 최근에는 제천시 농민회가 찾아와 비법을 배워가기도 했다.

이춘식 단장은 “새것같이 매끈하게 잘 갈린 칼을 본 어르신이 만족하면서 미소를 지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농번기에도 회원과 협의해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영수 조합장은 “앞으로도 지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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