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서 딸기, 바나나우유도 싹쓸이

안준현 기자 2024. 2.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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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맛도 불티
2024년 2월 15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아몬드과자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지호 기자

지난 15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 가판대에 진열된 딸기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딸기 15개가 든 한 팩에 1만5000원. 명동에선 비싼 간식이지만 외국인들은 줄 서서 기다렸다. 말레이시아 관광객 하이칼 사프웬(22)은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딸기는 아무나 못 먹는 프리미엄 과일인데 여기선 정말 싸다”며 “2~3팩 사서 숙소에서 배부르게 먹을 생각”이라고 했다.

아몬드 과자를 전문적으로 파는 ‘바프(HBAF)’ 매장도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다. 과자 팔아서 어떻게 명동의 비싼 임차료를 감당하나 싶은데, 외국인 관광객들마다 손에 아몬드 과자 수십 통씩이 들려 있었다. 매장 안에는 허니버터, 와사비 등 27가지 맛 아몬드 과자를 전부 맛보고 살 수 있게 해놨다. 일본에서 온 다자와 구루미(19)는 “요즘 일본에선 김보다 ‘K아몬드’가 유명한 것 모르냐”며 “일본에서는 살 수 없는 맛 아몬드를 20상자 샀다”고 했다.

작년 12월 마포구 홍대입구에 문을 연 라면 전문 매장인 ‘CU 라면 라이브러리’는 손님 10명 중 7명이 외국인이다. 당초 청년들이 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라면을 전부 먹어볼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의 ‘라면 성지(聖地)’가 됐다. CU 관계자는 “원래는 제조사별로 분류를 해놨는데 ‘뭐가 덜 맵냐’고 묻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매운 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눠 진열해 놨다”고 했다.

딸기, 아몬드, 라면의 공통점은 해외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K푸드’라는 점.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해외 수출로 쌓은 인기가 국내 미식(美食) 관광으로 이어지는 사례”라고 했다.

한국 딸기의 인기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딸기 수출액은 2019년 5444만8000달러에서 2023년 7108만3000달러로 30.6% 증가했다. 싱가포르, 홍콩,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로 주로 수출한다. 한국 딸기는 일본 딸기보다 싸면서도 맛과 향은 뛰어나다는 평가다. 아몬드는 ‘바프’의 허니버터 아몬드, 와사비맛 아몬드 등이, 라면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주력이다.

한편, 최근 편의점에서는 바나나맛 우유를 얼음 컵에 담아 먹는 것이 유행이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외국인이 많이 찾은 서울의 편의점 10곳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산 음식을 파악해 보니, 바나나맛 우유가 1위였다. 2위는 삶은 계란, 3위는 군고구마였다. 바나나맛 우유를 얼음 컵에 담아 먹는 외국인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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