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조선’→‘대한민국’→‘괴뢰 한국’ 애용…괴뢰 뜻은?

김예진 2024. 2. 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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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매체들이 이달 들어 남측을 지칭할 때 부쩍 '한국괴뢰', '괴뢰한국'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성을 축하방문하시여 하신 연설'을 보도하면서 '한국괴뢰'란 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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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매체들이 이달 들어 남측을 지칭할 때 부쩍 ‘한국괴뢰’, ‘괴뢰한국’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성을 축하방문하시여 하신 연설’을 보도하면서 ‘한국괴뢰’란 말을 썼다.

우리 국어사전에서 ‘괴뢰(傀儡)’란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인형’, ‘남이 부추기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등으로 풀이된다.

이어 15일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지상대해상미싸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시였다’기사에서, 이어 18일 ‘워싱톤의 인디아태평양전략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지정학적 대결 각본이다’에서 ‘한국괴뢰’를 사용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14일 처음 방영하고 지난 10일에 재방영한 기록영화 '위대한 전환, 승리와 변혁의 2023년'에서 한반도의 북한 지역만 붉게 표시해 재방영했다. 수정 전(오른쪽)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경로 장면에서 한반도 전체 테두리를 붉은색으로 표시했으나 재방영에서는 북한 지역만 붉은색 테두리로 표시해 방영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괴뢰한국’도 이달 들어 세 기사에서 나왔다. 지난 15일 게재한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담화 ‘《인권특사》가 아무리 극성을 부려도 바이든정권의 패배심리를 조금도 위안해주지 못할 것이다’에 이어, 닷새 후인 20일 ‘괴뢰역도의 탄핵을 요구하는 제77차 초불대행진 진행’, 이어 지난 22일 조선중앙통신사 논평 ‘《인권재판관》의 초점은 어디에 가있는가’에서 남측을 ‘괴뢰한국’이라고 했다. ‘괴뢰역도’란 윤석열 대통령을 일컫는다.

노동신문에서도 마찬가지다. 노동신문은 지난 23일 ”괴뢰한국의 한 양심수후원회가 17일 결의문을 발표해 각계가 반미반전 투쟁에 힘차게 떨쳐나설 것을 호소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남북은 분단 이래 줄곧 서로를 외교관계를 맺는 타국가로 규정하지 않고 민족간 관계로 규정해왔다. 이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명을 사용하는 북한은 남조선으로 불렀고, 대한민국은 북한으로 불렀다. 회담 등 양측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남측, 북측, 남쪽, 북쪽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대남거리두기를 해온 북한은 남조선을 쓰지 않고 비아냥, 비난조로 “대한민국 것들”, “대한민국 족속들” 등으로 부르며 국명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 1월 최고인민회의를 거치며 민족관계 파탄을 선언했다.
북한의 공식 무역 홈페이지인 '조선의 무역'과 외국문 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상단에 있었던 한반도 이미지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된 이미지는 이전에 두 홈페이지 상단에 위치하며 한반도 전체를 보여주는 형태였다.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괴뢰’ 표현은 지난해 10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있었던 한국의 경기 소식을 중계한 조선중앙TV 화면의 자막에 한국을 오직 ‘괴뢰’라고만 표기하면서 잦아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언대로 같은 민족으로서 화해·통일 대상으로 거부하는 것은 물론, ‘괴뢰’ 수식을 통해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주장을 강조하면서 대남 불만을 담고, 남측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식의 무시와 비난 의식을 북한 사회 내부적으로 고취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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