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배송'까지 노리는 中쇼핑앱, 소비자 피해 대책은?

CBS 오뜨밀 2024. 2. 2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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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앞세운 알리·테무, 엄청난 성장세
출혈 마케팅, 국내 대비 10분의 1 가격까지
중간 유통업체 건너뛰며 가격 경쟁력 확보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감수하는 '짝퉁' 판매
쿠팡, G마켓, 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타격
플랫폼 간 경쟁, 제조업체와 광고 판매엔 득
택배사, 지금은 웃지만 앞으론 위기 올 수도
정부 속수무책? 소비자 피해 방지 집중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조석영 PD가 준비해 왔습니다.

◆ 조석영> 오늘의 주제, '중국 초저가의 습격은 위기일까 기회일까'입니다.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쇼핑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어떤 배경이 있는지 진짜로 위기인지 기회인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 신혜림> 요새 특히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와요.


◆ 조석영> 요새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시다 보면 관련 광고 보신 적 많을 거예요. 작년에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자 수가 증가한 앱 1위가 알리고 2위가 테무입니다. 특히 테무는 지금까지 5개월째 쇼핑 앱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상황이고요. 2023년 1월과 2023년 12월, 1년 사이에 월간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수 변화를 보면, 테무는 신규 앱인데 328만 명이 사용하고 있고 알리도 원래 227만 명 정도였는데 496만 명으로 증가했죠.

◆ 신혜림> 증가 폭이  크네요.

◆ 조석영> 반면에 11번가, G마켓, 티몬 같은 국내 쇼핑 앱 같은 경우에는 떨어지고 있고요. 쿠팡 같은 경우도 2,760만 명대였는데 2,730만 명대로 이용자가 줄었습니다. 이렇게 알리와 테무의 성장세가 무시무시한 거죠. 그런데 우리가 흔히 메이드 인 차이나, 중국산이라고 하면 가지고 있는 통념이 있죠.

◇ 채선아> 일단 싸다, 국내보다 훨씬 싸다는 거고요. 그리고 품질이 약간 떨어진다는 통념이 있어요. 이게 콘텐츠로도 요즘 만들어지고 있거든요. '내가 알리에서 5천 원 주고 이 원피스 사봤는데 입어볼게' 하면서 리뷰해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고요.

◆ 조석영> 그게 딱 맞아요. 싼데 품질은 좋고 나쁜 게 섞여 있는 거죠. 일단 가격 비교를 해보면 우리나라 플랫폼에 비해서 같은 물품이나 비슷한 물품을 훨씬 싸게 팝니다. 가격이 막 10배 차이 나는 것도 있고요. 1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것도 있어요.


◇ 채선아> 지금 예시를 보여드리고 있는데 고양이 무드등이 알리에선 1,300원인데 쿠팡에서는 1만 3,000원이네요?

◆ 조석영> 알리 같은 경우에 초기 프로모션 혜택이 들어가 있어서 90% 넘게 할인을 해주는 상황이죠. 또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쇼핑 축제 있잖아요. 그럴 때는 2만 5천 원 이상 살 때마다 5천 원씩 추가 할인해 줍니다. 이런 식으로 어마어마하게 돈을 쏟아붓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할인 혜택이 없더라도 같은 상품인데 가격이 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애초에 우리나라 쇼핑몰에서 저 상품을 파는 사람들이 중국에 있는 생산자로부터 물건을 납품받아서 파는 구조가 있는 거예요. 중간 유통상이 껴 있는 거죠. 이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중간 유통상들이 남기는 게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공그러다 보니까 중간을 거치면서 돈이 더 붙게 되는 건데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쇼핑 앱에서는 중국 제조사가 소비자한테 바로 팔아버리는 거예요.


◆ 신혜림> 농산물 직거래 같은 거네요.

◆ 조석영> 해외 직구가 원래 싼 이유도 이런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가격이 낮아진 효과가 있고 사실 이 알리와 테무 열풍의 또 다른 중요한 점 하나는 명품인 듯 명품 아닌 같은 것들이 열풍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예요. 소위 '문재인 안경'이라고 불리는 '린드버그 모르텐'이라는 안경이 있어요. 초경량 안경인데 이게 국내에서 80만 원 가까이 합니다. 그런데 알리에서 제가 찾아보니까 1만 7천 원대가 나오더라고요.

◇ 채선아> 이거 말이 안 되는데요? 모조품 같아요.

◆ 조석영> 맞아요. 모조품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브랜드가 좀 달라요. 근데 상품 설명에 '린드버그'라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정품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알리짭 모르텐' 이런 식으로 가짜인 걸 알고도 쓰는 거고 그걸 활용해서 파는 거죠. 이 경우엔 그나마 가품이란 게 공지가 돼있다면 아예 불법적인 가품, 일명 '짝퉁'도 많이 팔아요. 국내에서 파는 정품은 3만 원이 넘는 모자인데 테무에서는 3,400원, 당연히 짝퉁입니다.


◆ 신혜림> 이 짝퉁은 알고 사도 문제인 것 같고 모르고 사도 또 문제인 것 같은데요.

◆ 조석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에 따르면 알리에서 한국 전체 거래량 대비, '이거 짝퉁이다. 가품이다'라는 이의 제기는 0.015% 수준이라고 합니다.

◆ 신혜림> 가품을 많이 파는데도 이의 제기를 안 한다는 거죠. 소비자들이 가품인 걸 알고도 산다는 걸 얘기를 하고 싶은 거네요.

◆ 조석영> 네, 다만 이 짝퉁 판매는 지적 재산권 침해라는 거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요. 알리 같은 경우는 관리에 이미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짝퉁 방지와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해서 1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얘기했어요. 과연 이 부분이 얼마나 변화할지는 좀 지켜봐야겠어요.

◇ 채선아> 사실 해외 직구를 잘 안 하는 이유가, 당장 필요한데 늦게 와서 그렇거든요.

◆ 조석영> 지금은 좀 빨리 오는 편입니다. 선두 업체인 알리는 품목별로 다르긴 하지만 3~5일 배송까지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료 배송, 무료 반품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고요. 실제로 '내가 알리에서 시켜봤는데 5일 배송인데 3일 만에 왔더라' 이런 후기들이 있어요.


◇ 채선아> 들을수록 사지 않을 이유가 지금 없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빨라질 수 있죠?

◆ 조석영> 지난해 6월에 알리에서 중국의 산둥성에 있는 웨이하이와 옌타이에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확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통관 시스템이 생각보다 빨라요. 판매 목적이 아니라 내가 그냥 보관하고 사려는 목적일 경우, 큰 문제 없으면 당일 통관이 됩니다.

◇ 채선아> 판매자가 중간에 끼면 좀 오래 걸린다는 거네요.


◆ 조석영> 우리나라에서 국내 사업자가 중국 물건을 판매 용도로 가져올 경우에는 특히 전자제품, 유아용품 이런 거는 인증을 받아야 해요. KC 인증이라는 걸 받아야 되는데 개인 직구는 이게 필요가 없는 거죠. 물건이 인천에 도착해서 우리나라 택배사로 넘어오면 그때부턴 전국이 익일 배송 생활권이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러다보니 3-5일 배송이 가능한 거고요. 그래도 찾아보면 여전히 어떤 물품의 경우에는 배송 지연이 심각하게 뜨거나 심지어 사라진다는 얘기도 있으니까, 주의는 필요하다고 합니다.

◇ 채선아> 싼 데다가 특별히 배송도 느리지 않다면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고 시장이 더 커질 것 같은데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점만 있는 걸까요?

◆ 조석영>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입장에 따라 많이 갈립니다. 일단 중국에서 물건을 가져다 국내에서 파는 중간 유통상은 할 일이 없어져 버렸죠. 관련 일을 해왔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고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그러니까 알리와 테무의 경쟁자들이죠. 쿠팡, 11번가, 지마켓, 쓱닷컴 이런 곳은 사용자가 줄었다고 그랬잖아요. 중국 쇼핑 앱으로 빠져나간 거죠. 반면에 이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은 기업들도 있습니다.

◆ 신혜림> 우리나라 기업 중에 이득을 보는 업체가 있다고요?

◆ 조석영> 이커머스 업체들끼리는 경쟁하니까 손해가 발생하는데 이 업체들이 경쟁함으로써 이득을 보는 곳이 생기는 거죠. 이커머스라는 게 일종의 백화점 같은 거예요. 여기 와서 입점해서 장사하라고 하는 건데 예를 들어 A 백화점은 수수료가 1만 원이고 B 백화점은 5천 원이면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B 백화점에 가서 팔고 싶겠죠. 즉 제조업체와 플랫폼은 서로 약간의 긴장 관계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조업자들은 플랫폼끼리의 경쟁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데요. 이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업체가 바로 LG 생활 건강과 쿠팡의 관계입니다.


◆ 조석영> LG생활건강은 샴푸, 화장품, 생활용품, 코카콜라 같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 쪽 강자인데 2019년부터 쿠팡과 갈등을 벌이면서 물건 납품을 안 했어요.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자꾸 납품단가 깎으라고 우리한테 갑질한다고 했고요. 쿠팡은 거꾸로 LG생활건강이 다른데는 싸게 주면서 우리한테 역으로 갑질한다고 주장했거든요. 2021년 공정위에서는 쿠팡이 잘못했다면서 과징금 33억 내렸어요. 쿠팡은 부당한 판결이라면서 행정소송했고요. 지난달에 법원이 공정위가 잘못 판단했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판결이 나오기 전에 이미 LG생활건강과 쿠팡이 합의했다는 겁니다. 화해했어요. 이걸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메기의 시장 경쟁이 쿠팡의 변화를 끌어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신혜림> 쿠팡 입장에선 알리랑 테무를 견제해야 하니까 업체들과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을 한 거네요.

◆ 조석영> 알리에서는 심지어 LG생활건강이 납품하는 코카콜라가 공식 스토어보다 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이런 제조사들 입장에서나 더 적은 돈으로 물품을 살 수 있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중국 쇼핑 앱의 성장이 이득일 수 있죠. 그리고 기업 중에서도 이거 우리한테 기회라고 얘기하는 곳들이 있는데 바로 네이버입니다.


◆ 조석영> 네이버는 네이버 쇼핑도 운영하기 때문에 경쟁업체 아닐까 싶은데 광고로도 돈을 벌고 있습니다. 알리랑 테무가 지금 광고를 어마어마하게 쏟아붓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알리와 테무, 그리고 네이버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여기는 기회구나, 여기는 위기구나, 이런 게 좀 갈리잖아요. 그런데 기회인지 위기인지 약간 헷갈리는 곳도 한 군데 있습니다. 바로 택배사입니다.

◆ 신혜림> 택배사는 알리랑 테무 때문에 상황이 좋다는 기사를 본 적 있어요.

◆ 조석영> 그런 뉴스가 많이 나왔는데 중국발 물건이 이제 국내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택배사가 일을 하잖아요. 그래서 원래 이득이었어요. CJ 대한통운이 알리의 우선 사업자고 한진이 테무의 우선 사업자예요. 그러다 보니까 알리랑 테무가 뜨면 자연스럽게 물량이 늘어나는 구조죠.


◇ 채선아> 지금 잘 되고 있으니까 좋은 거 아니에요? 왜 위기라고 하는 건가요?

◆ 조석영> 지금이야 택배사에 대행을 맡기지만 테무나 알리가 아예 국내에 자체 물류센터를 짓고 택배까지 자기들이 직접 할 수도 있는 거죠. 택배사들은 이미 그걸 한번 겪어봤어요.  1위 택배사가 CJ 대한통운인데 2022년 들어서 처리량이 2021년 대비 1억 개 이상 감소했다고 합니다.  당시 온라인 시장이 되게 커졌어요. 코로나 때문에 온갖 물건이 택배로 날아오던 시기인데 오히려 1위 택배사의 물량이 줄어든 겁니다.

쿠팡 때문이었습니다. 쿠팡이 택배사들에 주던 물량을 자체적으로 로켓 배송을 하고 심지어 쿠팡에 입점해 있는 다른 업체들 택배까지 자기들이 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니까 플랫폼이 물류와 배송까지 담당하기 시작한 경험을 택배사는 겪어본 거죠.

◇ 채선아> 그러면 쿠팡이 그랬던 것처럼 알리나 테무도 그럴 수 있다는 건가요?


◆ 조석영>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택배사 입장에서 지금 상황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얘기가 나와요.

◆ 신혜림> 지금 유통업계가 너무 큰 변화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정부랑 우리나라 업체가 지난주에 만났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대책이 뭔가 나왔나요?

◆ 조석영> 만났다는 기사만 많이 나오고 뭐가 크게 바뀐 게 있다는 기사는 안 나왔어요. 업체 관계자들은 '우리는 안전성 인증도 다 받아야 되고 규제도 많은데 중국에서 프리패스로 저렇게 들여오면 불리하지 않습니까?'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고요. '우리도 규제를 좀 풀어주거나 저쪽도 같은 규제를 해달라'는 주문을 했는데, 안전 인증과 관련된 규제를 막 풀 수는 없는 거죠.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고요. 또 이커머스 업체들은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로 수출할 때 지원해달라'는 요구도 했는데 어떤 방식이 가능할지 아직 해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이 중국의 초저가 습격이 계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이커머스 업체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고요. 이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를 어떻게 막느냐 이 부분에 일단 집중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채선아> 지금 댓글 보내주고 계시는데 '제품의 질도 그렇고 개인 정보도 그렇고 걱정 안 해도 될까요'라고 하시네요. 한편으론 우리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게 직구로 인해서 피해를 보았을 때 방안이 아직 잘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잖아요. 그래서 가격이냐 아니면 안전하게 국내업체를 껴서 물건을 들여올 것이냐를 소비자가 선택하게 될 것 같아요. 여기까지 중국발 초저가의 습격 현상을 두고 짚어볼 점들 정리해 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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