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들의 도덕 교과서’같은 논어의 재발견

이수지 기자 2024. 2. 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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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4쪽의 벽돌보다 두꺼운 이 책은 조선일보 기자로 일했던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이 집대성한 논어의 이야기다.

이한우의 '논어' 강의는 '꼰대들의 도덕 교과서'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어온 논어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다.

'이한우의 '논어' 강의'는 논어에 대한 해석뿐만 아니라, 원문 번역 자체도 새롭게 혁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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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344쪽의 벽돌보다 두꺼운 이 책은 조선일보 기자로 일했던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이 집대성한 논어의 이야기다.

이한우의 '논어' 강의는 ‘꼰대들의 도덕 교과서’ 같은 이미지로 소비되어온 논어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한다. 일상의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그런 책이 아니다. 공적 영역에서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이며, 또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소통할 것인가, 그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제시한 실천서다.

그동안 『논어』를 절개 있는 선비들의 도덕 수양서로, 공자를 명분에 살고 죽는 도덕주의자로 봐왔던 역사만큼이나 국내 『논어』 번역도 오랜 세월 오역과 오독의 역사를 답습해왔다. '이한우의 ‘논어’ 강의'는 논어에 대한 해석뿐만 아니라, 원문 번역 자체도 새롭게 혁신했다.

『논어』가 구닥다리 예의범절 관련서 취급을 받다 보니, 공자 또한 현실의 구체성과 복잡성을 무시하고 홀로 강직한 척하는 순진한 명분주의자 정도로 그려져 왔다. 이런 공자 모습은 사실 허상이다. 실제 공자는 고집불통[固]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으며,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에만 집착하는 것을 알량한 인[小仁]이라고 여겼고, 널리 사람들을 은혜롭게 하는 큰 어짊[大仁]을 높이 평가했다.

저자 이한우가 생생하게 되살려놓은 공자는 기어이 일이 되도록 만드는 ‘탁월한 현실주의자’였다. "공자는 ‘일의 이치[禮]’와 ‘일의 형세[命]’를 두루 헤아려, 때에 맞게 적절하게 그리고 기어이 일을 성사시키는 ‘권도(權道)와 시중(時中)’을 추구한 인물이다.

"우리는 흔히 부귀빈천에 대한 유가(儒家)의 견해를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말로 압축해 왔지만, 그것은 여기서 공자가 밝히는 바와는 차이가 있다. 공자는 빈천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또한, 빈천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과 그것을 마음에서 우러나서 편안하게 여기는 것[安]과는 다르다. 단지 부귀를 얻는 도리가 잘못되었다면 그런 부귀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빈천하게 된 과정이 설사 도리에 맞는 것이 아니더라도 그릇된 방법으로 벗어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뿐이다. … 그런데 주희는 이에 대해 “가난과 천함을 편안히 여김[安貧賤]”이라고 주석을 달아 오늘날 말하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안빈(安貧)을 만들어냈다. 공자와는 거리가 먼 생각일 뿐만 아니라 위선의 뿌리가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점을 지적해둔다."(215~217쪽)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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