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를 잇는 실크로드 따라] ⑭ 노점상과 주변의 기념품 가게들, 그리고 쇼핑 센타

임나현 2024. 2. 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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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교육을 삶의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있는 필자에게 있어서 여행은 세상과 직접 소통하고 교류하는 무대다. 용기 내어 찾아간 세상이라는 판(板)은 어떤 이론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실질적 배움의 장(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여행전문가로의 활동은 세계 각지에서 사용하는 살아있는 영어의 쓰임 및 화용(話用)의 연구에도 실질적 농밀한 접근을 가능케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체득한 지식을 강의실에서 생생히 전하려 한다. 학생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2019년에는 학생들 10명을 데리고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20일간의 캠프를 개최한 적도 있다. 여행에서 얻은 감동이 그들의 가슴에 닿을 때, 그들의 달라질 미래에 가슴이 벅찼기 때문이다. 이제 여행을 통해 얻은 지혜와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려 한다. 소소하지만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혼자라는 두려움으로 ‘나 홀로 여행’을 주저하거나 혹은 낯선 곳으로 선뜻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그들 안의 숨겨진 용기를 꿈틀거리게 하는 불씨가 되기를 소망한다.

- 글로벌여행전문가 임나현 -
 

⑭ 노점상과 주변의 기념품 가게들, 그리고 쇼핑 센타

메이든탑 주변에는 중고품이나 옛 물건을 파는 노점상이 있다. 규모는 작아도 노점의 상인들이 일상을 시작하는 곳이다. 어떤 이들은 작은 점포를 두고 운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바닥에 매트나 러그를 깔고 그 위에 물건을 진열하여 팔기도 한다. 그렇게 진열된 물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 역시 관심 가는 물건이 있다. 여행하다가 이렇게 우연히 둘러본 노점상이나 벼룩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이 나타날 때면, 이 물건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시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메고 다니는 나로서는 부피가 큰 기념품이나 물건은 도대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 고민의 순간에는, 더운 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여기저기 가지고 다닐 상상을 함으로써 구매 욕망을 떨쳐내곤 한다. 들고 다닐 일이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만지작거리며 시간만 보내다 안녕을 고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무거운 짐으로 인해, 땀으로 범벅이 되는 고행의 순간을 떠올리면 그런 고민도 찰나일 뿐이다.
 

▲ 노상의 벼룩시장과 상인.

마음에 드는 찻주전자를 뒤로하고 러그가 깔린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메이든 타워 주변에 직조한 듯한 러그를 바닥에 깔아 그 위에 물건을 진열한다. 유적지 주변이라 사람들이 붐비는 곳인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팔았으면 하는 상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양탄자 위에 가지런히 늘어선, 다양한 찻주전자의 모습도 이국적이다. 유독 차(茶)문화를 즐기는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임을 방증하는 찻주전자다. 커다란 찻주전자가 마치 항아리나 도자기 모양을 하고 있다. 마치 우리네 선조들이 고려 청자와 조선의 백자를 귀하게 고이 모셔둔 풍경처럼 와닿는다. 찻주전자에서 내뿜는 증기가 마주하는 내게로 뿜어질 것만 같다.
 

▲ 노점식 벼룩시장.
▲ 구시가지 상점들.

낯선 이곳에서 만나는 낯선 상품마다 흥미롭다. 그 맞은편으로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양옆으로 있다. 다소 한산한 듯 보이는 평일 낮의 거리는 깔끔하고 한가로운 여유마저 느껴진다. 멀리 펼쳐진 맑고 파란 하늘과 옹골차게 돌로 채워진 도로에서 풍기는 고즈넉함이 고대 도시의 위엄을 재차 소환하는 듯하다.
 

▲ 길가의 노점상.

이곳을 돌아, 다른 길로 들어서니 또 다른 분위기의 기념품 가게가 있다. 입구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육중한 무게감과 세련된 모습이 더해진 상점이다. 일반적인 기념품 가게들과 달리 상당히 고급스러운 상품들로 눈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도 그 상품들을 고급스럽게 갤러리의 전시품처럼 디스플레이한 점이다. 일반적인 진열 솜씨가 아닌 것으로 보아, 행여 전문 큐레이터 전시기획자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점의 건물 구조도 동굴 형태로 독특하기 그지없다. 기념품 가게에서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어본 적도 없는 듯하다. 희귀한 동굴식 상점에 고급 지고 독특한 진열로 눈 호강을 한 셈이다.
 

▲ 기념품 가게 구.
▲ 진열이 독특한 기념품 가게.
▲ 구시가지 내 기념품 가게.

특이한 이 기념품 상점을 나오니, 벌써 오후가 훌쩍 넘어선 시간이다. 주변의 동네 슈퍼마켓을 지나쳐, 주변을 샅샅이 둘러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서서히 날이 저물어 온다. 성곽을 빠져나오니 벌써 어슴푸레 초저녁이다. 초저녁 하늘은 그래도 여전히 맑기만 하다. 그 시간까지도 노점 상인들은 장사에 열중이다. 성곽 주변의 기념품 매대에는 오늘 하루 다 팔리지 않은 물건들이 수북하다. 전구 빛으로 환히 밝히고 있는 매대는 여전히 손님을 기다린다.

▲ 주변의 동네 수퍼마켓.
▲ 성곽 주변의 매대.

하지만 바쿠가 이런 작은 상점과 노점들만 있는 곳은 아니다. 여느 수도와 마찬가지로 대형 쇼핑 센타가 있다. 바쿠 해안도로가 옆으로 바쿠를 대표하는 쇼핑 센타 단즈몰(Dan mall)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적 쇼핑 센타 단즈몰에서는 쇼핑 뿐 아니라 외식, 카페 등의 여러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주말의 낮과 밤에는 가족, 친구, 연인들로 더욱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 Danz mall.
▲ 밤에 본 Danz mall.

특히 이곳의 외관은 만개한 꽃잎 모양의 건축 구조로도 유명하다. 밤에 불꽃 타워가 있는 공원 근처에서 바라보는 이 쇼핑 센타는 아름다운 바쿠 해변과 어우러져 해안가의 멋진 야경을 빚어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
 

▲ 임나현 글로벌 여행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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