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정당 확 바꿀 것”···尹호위무사 장예찬의 격정 [금배지 원정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현역 전봉민 의원과 양자경선 관심
부산 3호선 연장 등 3대 공약 승부
尹대통령 1호 참모·대표 스피커
“국회에 새로운 바람 일으킬 것”
거침없이 말하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부산 수영구 예비후보)의 말이 더 빨라졌다. 최근 여의도에 한 카페에서 만난 장 전 최고위원은 격정(激情)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무슨 질문을 던져도 매서운 어조로 쏟아내듯 말을 이어갔다. 얼마 전 취재원으로 만난 인사가 “말을 잘하려면 자기 내부에 불만이 많아야 한다”고 말했던 게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자기 얘기에 본인이 빠져드는 듯한 자기 확신, 사람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느껴졌다.
장 전 최고위원은 본인이 ‘잡초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말한다. 네덜란드에서 재즈 드럼을 전공하다 중퇴한 뒤 귀국해 음악학원 강사로 일했다. 이후 여론조사 전문업체 정책실장, 자동차 판매업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홍보대행 업무도 맡았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는 ‘묘재’란 필명으로 무협소설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4년부터 보수 성향 웹진 ‘자유주의’를 발간하며 청년 보수 논객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자유미디어 연구소 대표를 맡으며 시사평론가로 나섰으며 그의 호기로운 모습을 눈여겨 본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2021년 ‘1호 참모’로 발탁됐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청년최고위원으로 선출돼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러나 30대의 여의도 정치 초년생이 본 국민의힘은 기득권에 안주하는 ‘웰빙 정당’이었다. 점잔 빼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그는 ‘투견(鬪犬)’ 역할을 자처하며 야당과 맞서 싸웠다. 같은 당 정치인들에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판 받을 때 왜 적극 나서지 않느냐”며 날을 세웠다.
1년 간의 최고위원 생활을 마무리한 장 전 최고위원은 이번엔 부산 수영구 예비후보로 나서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그는 금배지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당 내 기득권이 엄청 세다고 느낀다”며 “청년이나 시민들이 도전하기 힘든 분위기가 있고, 사회에서 너무 많은 것을 누린 분들이 당 주류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서민을 위하는 대중 정당이 되려면 지나치게 많은 걸 누린 기득권 정치인이 주류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해 이러한 목표를 위해 다시 한 번 뛰고 싶다”고 밝혔다.
수영구는 지난 18일 장 전 최고위원과 현역 전봉민 의원(초선) 간 양자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됐다. 장 전 최고위원이 정치신인이지만 청년 신인 가산점 15% 혜택이 있는 반면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탈당 경력이 있는 탓에 5점의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에서는 ‘백중세’라는 평가가 많다. 공관위는 수영구에 대해 오는 26~27일 이틀 간 경선을 진행해 28일 최종 승자를 발표한다.
일각에선 그가 ‘윤석열 키즈’를 자처한다면 험지에 출마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장 전 최고위원은 본인이 ‘찐수영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조부모, 부모 세대에 이어 나까지 3대가 수영구에서 살았기에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걸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남천동에서 태어나 광안리 바닷가를 뛰어다니며 자란 사람으로써 고향에 헌신하겠다는 결정에 주저함이 없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란 질문에 장 전 최고위원은 “사심과 허례허식이 없는 사람”이라며 “재밌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021년 검찰총장직을 사퇴할 즈음 편한 자리에서 자주 입었던 회색 반소매 티셔츠가 있었다. 그런데 2년 뒤인 지난해, 장 전 최고위원이 소수 인사들만 모이는 편한 모임 자리에 참석하러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갔더니 윤 대통령이 그때 봤던 티셔츠를 똑같이 입고 자신을 맞아주더라는 것이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분은 대통령이 됐다고 변하거나 권위를 세우는 분이 아니구나. 그때 봤던 인간 윤석열이 지금도 변함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최근 쟁점화된 김건희 여사의 명품수수 논란과 제2부속실·특별감찰반 설치 필요성에 대해 그는 “이미 대통령실에서 제도적 방치책을 내겠다고 한 이상 이 문제가 총선 쟁점이 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이제부턴 민생 문제, 경제 문제로 공약과 비전을 가지고 승부해야 한다. 과거 문제만 거론하는 더불어민주당에 굳이 대응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어 그는 점차 반발이 커지고 있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선 “반발 없는 공천은 존재하지 않고, 당의 전략적 판단도 필요하다. 나도 대통령 1호 참모지만 경선을 하고, 컷오프(공천배제)된 대통령실 참모들도 많지 않냐”며 “정권 후반기 국정운영이 달린 총선이니 이번만큼은 잡음을 덜 내는 공천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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