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빠른 진화 덕에 포식자가 된 '뱀'

문세영 기자 2024. 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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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는 '에메랄드나무 보아'라는 매서운 뱀의 이미지가 담겼다.

다니엘 L. 라보스키 미국 미시건대 생태·진화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22일 사이언스에 뱀의 진화 역사를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뱀을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뱀은 움직이는 방식부터 생태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까지 매우 흥미로운 동물"이라며 "뱀의 진화 혁신은 오늘날 생태계에 연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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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이번 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는 ‘에메랄드나무 보아’라는 매서운 뱀의 이미지가 담겼다. 에메랄드나무 보아는 신열대구 저지대 우림에 사는 야행성 사냥꾼이다. 잠복해 있다가 잽싸게 먹잇감을 노린다. 

뱀은 독특한 외형과 무서운 포식자라는 상징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뱀이 놀라운 진화 때문이다.

다니엘 L. 라보스키 미국 미시건대 생태·진화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22일 사이언스에 뱀의 진화 역사를 추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뱀은 전문적인 포식자가 되기 위해 폭발적인 진화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뱀은 1억2000만년 전 처음 등장했다. 초기 뱀은 팔다리가 있었고 8500만년 전 최초로 사지가 사라진 뱀이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뱀은 이동성, 음식물 섭취, 감각 처리 등에서 놀라운 능력을 갖도록 진화했다. 다른 동물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진화의 동인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6만 마리 이상의 동물 관측과 1018종의 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계통 발생론을 이용해 비늘이 있는 파충류의 진화에 대해 연구했다. 그리고 뱀이 초기부터 해부학 측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발견했다. 

두개골은 먹이를 잘 잡고 삼킬 수 있도록 극도로 유연해졌고 독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후각은 정교해졌고 적외선과 열 센서를 갖고 있어 뛰어난 먹이 감지 시스템도 갖추게 됐다. 

연구팀은 뱀이 도마뱀보다 3~5배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도마뱀이 오토바이나 고카트를 타고 시간을 달렸다면 뱀은 스포츠카를 타고 시간 이동을 한 셈이라는 설명이다. 

도마뱀이 일반적으로 곤충, 거미, 때로는 식물을 먹는다면 뱀은 척추동물뿐 아니라 독이 있는 지네나 전갈, 끈적한 독성이 있는 민달팽이 등 위험한 동물까지 먹을 수 있다. 

도마뱀과 달리 뱀은 다리가 없어 바다를 깊이 다이빙하는 것부터 나무를 빠르게 등반하는 것까지 모두 가능하다. 지구의 거의 모든 서식지에서 살 수 있는 진화적인 성공을 이룬 것이다. 

연구팀은 “뱀을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뱀은 움직이는 방식부터 생태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까지 매우 흥미로운 동물”이라며 “뱀의 진화 혁신은 오늘날 생태계에 연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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