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고인물이 살아남는 방법 :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 '네번째 기록'

김상훈 기자, 이민우 기자 2024. 2. 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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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전국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
장원 없이 차상ㆍ차하 각 1명 선정
차상 김민혁 학생, 차하 이여진 학생
제4회 전국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 수상자.[사진=Lab. 뉴스페이퍼]

웹소설 장르문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제4회 전국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이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심사에는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조형래 교수, 초빙교수 박도형, 웹소설 작가 쪼꼬빔(필명)이 참여했다.

장원은 없었다. 김민혁 경일고 학생의 '천재 고인물이 살아남는 방법'이 차상, 이여진 동명여고 학생의 '알고 봤더니, 남궁세가의 소가주였다'가 차하를 받았다. 김민혁 학생에겐 장학금 100만원과 상패, 차하를 수상한 이여진 학생에게는 장학금 50만원과 상패가 각각 전달됐다. 공모전 입상자가 광주대 문예창작과에 진학할 경우 2년 동안 장학금(차상ㆍ차하 1년)을 지급한다.

2020년 국내 최초로 시작한 '전국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은 웹소설과 장르문학 작가를 지망하는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고교생을 발굴ㆍ양성하는 국내 최초 공모전이다. 4년째를 맞은 제4회 공모전은 광주대 문예창작과, 웹소설 창작연구소, 더스쿠프 Lab. 뉴스페이퍼가 공동주관했다.

이번 공모전에 도전한 고교생들은 중세 판타지부터 무협, 로맨스판타지나 SF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응모했다. 소재 선정, 도입부 구성 등 웹소설의 이해도가 높은 응모작이 많았다.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인 '웹소설적 요건과 구성'엔 부합하지 않아 탈락했지만 작품 그 자체로는 가치가 있는 응모작도 적지 않았다.

차상을 받은 김민혁 학생의 '천재 고인물이 살아남는 방법'은 간결하고 흥미로운 서두, 주인공의 분명한 목표 의식, 개성이 분명한 조연 캐릭터 등이 돋보였다. 제목처럼 특정 게임의 고인물(오랫동안 특정 분야에서 활동한 사람)인 주인공이 게임에 빙의해 운명을 바꿔나간다는 점, 주인공과 엮여있는 히로인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 4회 전국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 포스터.[일러스트=Lab. 뉴스페이퍼]

다만, 도입부 서술이 직관적이지 못하고 주인공의 능력으로 능히 풀어낼 만한 갈등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 처리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문학 작품에서 결말을 짓거나 갈등을 풀기 위해 뜬금없는 사건을 일으키는 장치다.

김동진 광주대 총장은 "청룡의 해를 맞아 입상한 학생들에게 한단계 비상하라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축사를 남겼다. 이민우 Lab. 뉴스페이퍼 랩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넓은 문학 분야를 경험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nterview 차상 수상자 김민혁 학생
"독자가 기다리는 작가가 꿈"

제4회 전국 고교생 웹소설 공모전에선 김민혁 경일고 학생의 '천재 고인물이 살아남은 방법'이 차상을 받았다. 그는 수줍게 웃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 소감을 부탁합니다.
김민혁 학생(이하 김민혁): "영광입니다. 웹소설을 오랫동안 좋아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 웹소설을 오랫동안 좋아했다고 했는데 언제부터였나요.
김민혁: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동생들과 탁구를 치고 있었습니다. 탁구를 정말 잘 치는 애가 있었는데 탁구를 치면서도 뭘 읽더라고요. 그런데도 탁구를 잘 치니 뭘 읽는지 궁금했는데, 그게 웹소설이었습니다."

✚ 어떤 웹소설 장르를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김민혁: "판타지를 가장 좋아해요. 요즘은 무협도 유행하는 작품을 보고 있어요. 특히 카카오페이지의 나비계곡 작가 작품을 좋아합니다. 지갑송 작가도 좋아하고요. 공부하느라 못 보는 시간도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있어요."

나비계곡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 '만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로 유명한 웹소설 작가이자 유튜브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다. 지갑송 작가는 한국식 아카데미물의 시초격인 작품을 썼고 '소설 속 엑스트라'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상을 수상한 김민혁 경일고등학교 학생.[사진=Lab. 뉴스페이퍼]

✚ 이번 공모전을 준비할 때 어떤 점을 신경 썼는지 궁금합니다.

김민혁: "몇가지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캐릭터의 특징, 다른 하나는 에피소드 구성입니다. 그중에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캐릭터에 매력이 없으면 다른 요소를 아무리 잘 갖춰놓아도 좋은 소설이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했죠."

김민혁 수상자는 파피루스 등 출판사로부터 연재 계약을 제의받았다. 학생 신분이어서 계약을 맺진 않았지만, 그는 "웹소설 작가의 꿈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김민혁: "웹소설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웹소설 연재도 하고 싶고요. 나비계곡, 지갑송처럼 사람들이 제 연재를 기다리는 작가가 되는 게 소망입니다."

김상훈 문학전문기자
ksh@thescoop.co.kr

이민우 더스쿠프 기자
lmw@thescoop.co.kr

Lab. 뉴스페이퍼
lmw@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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