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계속된 호우로 겨울 농작물 피해 '속출'

광주CBS 김형로 기자 2024. 2. 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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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5개 시군에서 158ha 겨울 농작물 피해 발생
전남도·시군, 비 그친 후 정밀 조사 및 복구 계획 수립
전남 보성군 득량면 보리논이 계속된 호우로 침수돼 보리 뿌리가 썩는 습해와 함께 보리 잎이 노랗게 변하는 황화현상마저 발생하고 있어 농민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라남도 제공


전남 보성군 득량 간척지에서 보리농사를 짓는 이 모(53) 씨는 최근 계속된 호우로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계속된 비로 논이 침수되고 일조량이 부족해 보리 생육이 나빠지면서 보리 뿌리가 썩는 습해와 함께 보리 잎이 노랗게 변하는 황화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습해 및 황화 현상이 심하게 발생하면 보리 수확량이 통상 수확량에 견줘 22%에서 64%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겨울철 수입으로는 보리농사 밖에 없는데 계속된 호우로 보리 피해가 극심해 수확량 감소로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속상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처럼 최근 계속 비가 내리는 이상기후로 전남 도내 보리를 비롯한 겨울 작물이 침수 피해와 함께 일조량이 부족해 피해를 보는 농가가 늘고 있다.

전라남도와 일선 시군 조사 결과 24일 현재 유례 없이 계속 내리는 비로 피해를 본 도내 농가와 면적은 전남 보성과 강진, 광양 등 5개 시군에서 132개 농가에 158.1 ha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 상황을 시군별로 보면 보성이 132ha로 가장 피해가 많고 이어 강진 16ha, 광양 4.8ha, 고흥 4.5ha, 순천 0.8ha 순으로 집계됐다.

피해 작물별로는 가축 조사료가 72h로 가장 피해가 컸고 다음으로 보리·밀이 63.5ha, 귀리 16ha, 애호박 2.8ha, 양상추 1.4ha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도와 시군은 비가 그친 후 정확한 호우 피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어서 월동 작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는 단순 호우 피해 접수만 한 것으로 정밀 조사를 거쳐 생육에 지장이 있는지 확인한 후 복구나 보상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고 말했다.

계속 비가 내리는 이상기후로 비닐하우스 시설 농가들도 일조량이 부족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계속된 호우로 전남 나주시 세지면 하우스 내 멜론 시듦병 발생. 전라남도 제공


전남 나주에서 멜론 농사를 짓는 세지 멜론연합회장인 김병오(60) 씨는 "멜론 하우스를 시작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2월에 장기간 비가 내린 적은 처음 겪는 일이다"며 "하우스를 상온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기요금도 평상시의 2배 이상 지출하고 있으나 수확량이 최근 3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상품이 나와야 하는데 90%가 비품으로 생산되어 빚만 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에 따라 김씨는 "멜론 시설 농가들이 전기 온풍기를 사용하는데 전기세가 지난해 6%나 올랐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세 보존은 전액 삭감해 농가가 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지자체가 추경에라도 전기세 상승분의 50%라도 예산을 세워 농가에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의회 최명수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2)은  "농민이 재해로부터 안심하고 농사를 짓도록 농작물재해보험에 예기치 못한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보상이 가능하도록 정부에서 보험약관과 특약을 검토해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도와 시군에서는 예기치 못한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히 현장을 파악하고 농작물 배수 관리 등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를 재해로 인정해 시설농작물 등 재해피해 조사를 실시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남도에 따르면 기상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영광 등 주요 5개 시군 평균 일조시간이 평년(167시간)보다 22.7 감소한 129시간, 12월의 경우 평년보다 33% 감소한 104시간으로 집계됐다.

나주지역의 경우 멜론(70ha) 생육기인 12월 일조시간은 125시간으로 전년(167시간)보다 25%가 줄어 수정 및 착과, 과실비대 불량으로 특품 출하량이 전년보다 70%나 줄고, 전체 출하량도 16%가 감소했다.

또한 딸기는 햇빛 양 부족으로 생육과 열매 성숙이 늦어지는 생리장해가 발생하고, 잿빛곰팡이병 등 발생으로 추후 확산 방지를 위한 방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남도 정광현 농축산식품국장은 "겨울철 일조량 부족에 따른 난방기 사용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작물 수확량은 줄어 농업인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농업인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하도록 일조량 부족을 조속한 시일내 농어업재해로 인정해 피해조사를 실시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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