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학살’ 퐁니·퐁녓 집집마다 ‘따이한 제사’

고경태 기자 2024. 2. 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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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베트남 꽝남성(도) 디엔반시사(군, 옛 디엔반현) 디엔안사(읍·면) 퐁니·퐁녓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따이한 제사'가 열렸다.

'따이한'이란 '대한'의 베트남식 발음으로, 이 마을에서는 56년 전 벌어진 한국군에 의한 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면서 '따이한 제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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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배상소송 진행중인 응우옌티탄도
한국인들 위령비와 조화 보내 연대
퐁니·퐁녓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탄(오른쪽)이 학살 현장 목격자인 작은아버지 응우옌득쩌이와 함께 희생자를 위한 제사를 지내고 있다. 한베평화재단 제공

22일 베트남 꽝남성(도) 디엔반시사(군, 옛 디엔반현) 디엔안사(읍·면) 퐁니·퐁녓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따이한 제사’가 열렸다. ‘따이한’이란 ‘대한’의 베트남식 발음으로, 이 마을에서는 56년 전 벌어진 한국군에 의한 학살 희생자들을 기리면서 ‘따이한 제사’라고 부른다.

학살 당시 생존자의 한 사람으로 지난해 2월7일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가배상소송 1심에서 승소한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64)도 마을 손님과 친척들을 초대해 제사를 지냈다. 응우옌티탄은 그날 오빠와 함께 중상을 입었고 어머니·이모·언니·조카를 잃었다.

퐁니·퐁녓 학살 56주기를 맞아 한베평화재단이 보낸 조화와 제사용 과일바구니가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시사 디엔안사 퐁니마을 입구 위령비 앞에 놓여있다. 한베평화재단 제공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은 “가슴 아픈 그날을 기억하고 함께 추모하면서도 따스한 연대의 힘을 모으는 퐁니·퐁녓 마을의 따이한 제사가 56년을 이어가고 있다”며 “기일에 맞춰 위령비에 놓을 조화와 제사용 과일 바구니를 현지에 보냈다”고 밝혔다. 1968년 2월12일 이 마을에 해병제2여단 1대대1중대가 들어온 뒤 총 76명의 주민이 주검으로 발견됐다. 음력으로 학살이 벌어진 날(1월14일) 하루 전에 제사를 지내는데, 이날이 올해는 양력으로 2월22일이었다. 한베평화재단은 한국군에 의한 학살 희생자들의 기일에 맞춰 매년 베트남의 25개 마을에 170개의 조화 및 과일바구니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22일 열린 퐁니 마을 응우옌티탄의 집에서 열린 제사. 응우옌티탄이 마을 사람들과 친척을 초대해 건배를 하고 있다. 한베평화재단 제공

대한민국 정부는 응우옌티탄의 1심 결과에 대해 항소를 했고,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제1별관에서 첫 항소심이 열렸다. 정부법무공단과 국방부 및 법무부 법무관, 별도의 법무법인 두 곳의 변호사들로 구성된 정부 대리인단은 이날 “피해자와 피해자 오빠 정도의 진술만 가지고 이렇게 엄청난 행위에 대해서 사실인정을 과감하게 하고 국가배상을 인정하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는 취지로 항소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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