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 "아직 연기에 배고파… 주조연 가리지 않고 왕성히 활동할래요"[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4. 2. 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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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그데이즈'서 밴드 리더 현 역
배우 이현우/사진제공=어썸이엔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이현우가 힐링 만점의 영화 '도그데이즈'로 돌아왔다.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에서 독립군 막내 유동하 역을 열연했던 이현우는 '영웅' 촬영 당시 조감독으로 활약했던 김덕민 감독의 입봉작 '도그데이즈'로 또 한번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영화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부모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자신의 삶 속 소중한 반려견과 만나 보석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되는 스토리를 그렸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현우가 스포츠한국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04년 KBS 드라마로 데뷔해 배우 경력으로만 20년차에 달하는 이현우는 매번 인터뷰 석상에서 여느 신인 못지 않은 겸손한 자세와 한결 같은 성실한 태도를 견지해왔고 이날 역시 때묻지 않은 순수한 태도를 보여줬다. 

배우 이현우/사진제공=어썸이엔티

"윤제균 감독님과 '영웅' 촬영 당시 인상적이었던 점이 트러블 없이 정말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한뜻이 되어서 촬영에 임했던 점이었어요. 당시 김덕민 감독님이 조감독 시절이셨는데 너무 좋은 인상이 남았었죠. 김 감독님의 출발선에 제가 같이 하게 돼서 감사해요. 크랭크인날이 제 첫 촬영이었어요. 첫 인사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 '영화가 잘 나오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이 먼저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좋은 영화로 남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정말 좋은 경험으로 남았어요. 사실 조감독 생활을 오래 하시면서 정말 베테랑이셨어요. 저도 배우 생활을 오래 해봤기에 모든 현장이 즐겁지만은 않다는 경험도 있잖아요. 스트레스 없는 작업은 없지만 행복한 과정을 중시하는 현장은 소중했죠."

이현우는 극 중 전 여자친구 수정(김고은)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그녀의 반려견 스팅을 얼떨결에 돌보게 된 밴드 리더 현 역을 맡았다. 스팅과 서서히 친해져 가던 중 수정의 전 남친 다니엘(다니엘 헤니)이 나타나 스팅의 대디를 자청하자 갈등에 놓이는 인물이다. 

배우 이현우/사진제공=어썸이엔티

"사실 관객들께 힐링을 드리고 싶었던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현과 다니엘의 인물 구도는 어떻게 보면 얼토당토않은 상황일 수 있는데 잘 납득시켜드리고 싶었죠. 수정의 부재 속에서 현과 다니엘이 느끼는 마음은 똑같은데 스팅을 맡으며 두 사람이 가진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현과 다니엘의 관계 속에서 코믹하게 표현되는 장면들도 있지만 또 이 두 사람이 놓인 상황은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죠. 멋짐과 젠틀함의 대명사인 다니엘 헤니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관객의 마음을 사르르 녹여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배우시죠. 함께 하면서 정말 도움 받았어요."

군입대 전 대표작인 '은밀하게 위대하게'(장철수 감독/2013)의 리해진 역이나 영화 '기술자들(김홍선 감독/2014)'의 종배,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2017) 등에서 강한결 역 등을 통해 청춘의 순수함과 치기어린 열정과 무모함, 넘치는 에너지 등을 선보였다면 제대 이후 선보인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 영화 '영웅'(윤제균 감독/2022),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2023),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을 통해서는 범죄 스릴러부터 뮤지컬, 판타지 로맨스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변신을 선보였다. 특히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소현우'라는 별명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쉼 없이 작품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오고 있어요. 저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에게 다양한 모습들을 선보일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각각의 이런 모습들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연기 생활 10년차였던 고3 무렵 그 때는 제가 진짜 어른이 됐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애였구나 싶어요. 제 연기 생활을 돌아보면 군대 시절이 가장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군대가 제 삶을 바라보는 방향과 직업적 태도들을 바꿔준 시기 같아요. 지금 내 앞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5년, 10년 지나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기도 하잖아요. 삶은 부딪힘의 연속이고 경험의 연속이고 또 깨달음의 연속 같아요. 계속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정체하지 않고 천천히 가더라도 늦더라도 조금씩이라도 한발씩 내딪으며 더 성장하고 싶어요."

배우 이현우/사진제공=어썸이엔티

연기를 바라보는 관점과 때로는 부담으로 느꼈던 현장에서의 상황들도 제대이후에는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부정적 시각보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커졌고 이미 걸었던 길보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기대감도 키워가는 중이다. 

"군대 가기전에는 일은 일로 받아들였어요. 창피하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떨 땐 스트레스였고 재미있다고 느끼기보다 중압감이 더 컸죠.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고나서 '영웅'부터 '도그데이즈'까지 점차 재미나 행복감이 더 커지고 있어요. 물론 제 직업적 삶과 개인적 삶은 다른 것이지만 함께 상승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직업적으로는 오른 쪽으로 가고 있지만 삶은 침체되고 이런 게 아니고 두 가지가 밸런스있게 같이 상승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어요.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니 직업적 열정과 삶의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더라고요. 요즘이 가장 즐겁고 재미있어요. 몸이 피곤할 때는 있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목표를 정했기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과거 미니시리즈 주연 배우로 작품 활동을 해왔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멀티 캐스팅 작품에도 참여하고 주조연급 작품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속시원히 설명했다. 

"답은 두 가지 같아요. 솔직히 제 상황을 직시했어요. 현실적으로 이현우의 평판이나 이미지, 가치 등을 직시했죠. 배우라면 누구나 혹은 대부분 사람들이 주인공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 더 큰 걸 보여드리고 싶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느꼈어요. 제 목표 지점까지 가기 위해 더 다양하게 노력해서 한 단계씩 차차 올라가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죠. '영웅', '드림', '도그데이즈'와 같은 작품들에 역할과 롤의 크기와 상관 없이 이런 작품들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크고 감사해요. 너무 좋은 작품들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가 됐어요. 이런 과정을 겪어 오며 제가 예전에 참 바보 같은 생각을 했구나 싶어요. 저를 지켜봐주시는 분들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일하고 싶고 더 좋은 캐릭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일하면서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일을 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드려요.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더 노력할려고요."

특히 '도그데이즈' 현 역을 통해 올백 장발 헤어를 선보이는 등 파격 변신에 나섰다. 처음 시도해본 올백 헤어스타일에 대해 호볼호가 갈리지만 그는 이번 도전에 꽤 만족한 눈치였다. '도그데이즈'가 반려견과 관련된 반려인들의 깊은 교류를 다룬 만큼 이현우도 극중 스팅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영웅'에서 함께 연기했던 박진주 누나와 '도그데이즈' VIP 시사회 현장에서 잠시 마주친 일이 있어요. 누나는 '현우야, 무슨 일이야, 벌칙이야'라고 농담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현 역할은 밴드에서 보컬과 기타리스트를 맡은 인물이기에 락스피릿이 있었으면 했어요. 외형적 스타일도 기존과 다른 도전을 하고 싶었죠. 분장팀 분들이 제안해준 다양한 스타일링을 소화해보면서 가발도 많이 써봤어요.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만든 헤어스타일이 이번 영화에 나온 헤어스타일이에요. 저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들었었죠. 실제 저도 8세 때부터 강아지들과 함께 살아왔어요. 지금은 15세 비글과 8세 푸들을 키우고 있죠. 영화 현장에서 스팅과 함께 하는 순간은 힘들기보다는 넘 행복했어요. 대형견은 한번도 키워본 적이 없는데 로망이 있더라고요. 스팅의 실제 이름은 플로이드인데 그 친구와 함께 하며 큰 행복을 느꼈어요. 너무 착하고 순한 아이였죠."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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