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동박에 뛰어든 고려아연… 수익성 확보 관건

정재훤 기자 2024. 2.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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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동박 공급 과잉으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후발 주자로 뛰어든 고려아연의 자회사 케이잼(KZAM)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케이잼은 고려아연으로부터 동박 원료인 구리를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케이잼은 원재료인 구리 수급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미국의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업체 이그니오를 인수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구리도 케이잼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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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동박 공급 과잉으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후발 주자로 뛰어든 고려아연의 자회사 케이잼(KZAM)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케이잼은 고려아연으로부터 동박 원료인 구리를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케이잼은 아직 국내에만 공장이 있어 향후 충분한 수익성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현재 중국산 저가 동박의 공세로 경쟁사들은 전기료가 저렴한 외국에 생산 공장을 확장했다. 동박은 도금(鍍金·금속 등을 물체 표면에 입힘)의 원리를 이용해, 제조비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 이상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의 동박 제조 자회사 케이잼(KZAM)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2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케이잼은 지난 2022년 말 울산 온산제련소 부근에 1만3000톤(t) 규모의 동박 공장을 완공했다. 케이잼은 지난해 주요 고객사로부터 시제품 테스트를 마쳤고, 올해 초부터 양산품에 대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관련 절차를 마친 뒤 고객사 물량을 수주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케이잼은 원재료인 구리 수급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은 외부에서 폐전선을 구입한 뒤 구리를 추출해 사용한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아연 정광과 연 정광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구리를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구리 생산 능력은 연간 3만t에 달한다.

또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미국의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업체 이그니오를 인수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구리도 케이잼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구리 생산은 과거부터 해 왔던 사업으로, 관련 설비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어 원료 수급과 관련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박 생산 비용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료가 수익성을 제약하는 변수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현재 국내에만 생산 공장이 있으나 경쟁 업체들은 전기료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등으로 거점을 확장해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는 국내보다 전기료가 절반 이상 낮고, 인건비는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말레이시아 1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올해 2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2공장 완공 시 생산 능력은 5만7000t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말레이시아에 4만t 규모 생산 공장을 갖추고 있고, 지난해 말 2만t 규모의 증설을 마쳤다. 증설 공장은 올해 3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래픽=손민균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며 동박 업계가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든 것도 후발 주자인 케이잼에는 악재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지박(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초과 공급 규모는 올해 2만t, 2025년 11만t, 2026년 8만t, 2027년 6만t 등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국내 동박 업체의 실적은 최근 크게 악화했다. SK넥실리스와 솔루스첨단소재는 작년 4분기에 각각 332억원, 102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전년 대비 91% 줄어든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납품이 가능한 수준으로 동박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동박의 품질은 두께와 인장강도, 연신율(동박이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 등으로 결정된다.

한 동박 업계 관계자는 “선도 배터리사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신생 배터리사는 선도 배터리사를 따라잡기 위해 하이엔드(최고 품질) 동박을 찾는 일이 많아졌다”며 “후발 주자 입장에서는 기존 업체가 출원한 특허를 피하면서 고객사가 요구하는 수준의 제품을 안정적인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로 생산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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