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도덕서에서 리더십 고전으로”...논어의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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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랫동안 가장 널리 오해받아 왔던 논어를 재조명하고 새롭게 해석한 신간 '이한우의 논어 강의'가 출간됐다.
'꼰대들의 도덕 교과서'에서 '리더십 고전'으로 환골탈태한 논어 해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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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랫동안 가장 널리 오해받아 왔던 논어를 재조명하고 새롭게 해석한 신간 ‘이한우의 논어 강의’가 출간됐다. ‘꼰대들의 도덕 교과서’에서 ‘리더십 고전’으로 환골탈태한 논어 해설서다.
고전 필독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논어는 ‘공자 왈, 맹자 왈’이라는 관용구에서도 드러나듯 젊은 세대에게 봉건적 예절을 설교할 때나 써먹는 ‘꼰대들의 도덕 교과서’ 같은 이미지로 소비돼 왔다. 오랜 세월 논어는 주자학의 그늘에서 선비들의 정신 수양서 정도로 자리매김해 왔기 때문이다.
20여 년간 논어와 주역, 한서, 태종실록 등 동양 고전을 번역하고 강의해 온 저자는 일상의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논어가 아닌, 공적 영역에서 업무 수행을 잘하기 위해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이며,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소통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제시하시는 실천서로 재해석했다.
이 책은 그간 논어에 따라붙었던 온갖 편견과 오해를 걷어 내고, 논어의 참모습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재발견했다는 의미가 있다. 환골탈태한 논어의 시각으로 보면 핵심 개념들도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개념이 예(禮)다. 예란 주희가 좁혀놓은 가례(家禮)나 예법(禮法)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리(事理), 즉 ‘일의 이치’를 말하며, ‘일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저자는 해석한다.
논어가 고리타분한 예의범절 도덕서 취급을 받다 보니, 공자 또한 현실의 구체성과 복잡성을 무시하고 홀로 강직한 척하는 순진한 명분주의자 정도로 그려져 왔는데, 이런 공자의 모습도 사실 허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실제로 공자는 고집불통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으며,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에만 집착하는 것을 ‘알량한 인(小仁)’이라고 여겼고, 널리 사람들을 은혜롭게 하는 ‘큰 어짊(大仁)’을 높이 평가했다.
저자가 되살려놓은 공자는 ‘탁월한 현실주의자’다. 책은 공자를 ‘일의 이치’와 ‘일의 형세’를 두루 헤아려, 때에 맞게 적절하게 그리고 기어이 일을 성사시키는 ‘권도(權道)와 시중(時中)’을 추구한 인물로 평가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했던 공자를 잘 드러내는 모습 중 하나가 부귀빈천에 대한 시각이다. 흔히 부귀빈천에 대한 유가(儒家)의 견해를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말로 압축해 왔지만, 사실 공자가 밝히는 바와는 차이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자는 빈천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또 빈천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과 그것을 마음에서 우러나서 편안하게 여기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오역된 논어 원문의 번역도 혁신했다. 논어 해석의 새로운 지평을 연 책이다.
이한우 지음ㅣ천년의상상ㅣ1344쪽ㅣ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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