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유전자有’ 김창옥, 치매 母 8년 모신 사연에 공감 눈물(김창옥쇼2)[어제TV]

이하나 2024. 2. 2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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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김창옥쇼2’ 캡처)
(사진=tvN ‘김창옥쇼2’ 캡처)
(사진=tvN ‘김창옥쇼2’ 캡처)

[뉴스엔 이하나 기자]

김창옥이 8년째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는 사연에 눈물을 흘렸다.

2월 22일 방송된 tvN ‘김창옥쇼2’는 ‘어색한 사이’를 주제로 방청객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는 김창옥 어머니, 셋째 누나, 막내 누나가 참석했다. 2남 4녀의 막내로 태어난 김창옥은 어머니가 첫째 아들의 제사를 도와줄 아들을 낳으려고 했으나 계속해서 딸을 낳았고 자신마저 딸일까 봐 낳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김창옥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았는데 제가 나온 거다. 병원 안 가고 집에서 볏짚 깔고 그 위에 저를 낳고 탯줄까지 엄마가 잘랐다고 하더라. 약간 그리스 로마신화 같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귀한 막내 아들이었던 만큼, 어머니는 김창옥을 편애했다. 어릴 때 1년간 업어서 등교를 시키는가 하면, 상견례 후 아들을 뺏겼다는 생각에 5일을 앓아누웠을 정도라고. 김미자 씨는 “엄마가 편애가 너무 심하다. 너희들은 내가 낳은 아들 똥만도 못하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김창옥은 비교적 사랑받지 못한 누나들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놨다.

김창옥은 청각장애인이었던 아버지의 수술 과정을 담은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김창옥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가 보고 싶다거나 그런 마음이 없더라”며 “근데 스크린으로 보는데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것 같았다. 정말 찍어놓길 잘했다. 방송은 핑계고 아들과 함께하는 엄마의 모습을 많이 담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 어긋난 사이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돌아오기 힘들다”라고 어머니를 초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지혜는 “제작진에게 제보를 받았다. ‘어색한 사이’라는 주제로 방청 신청을 받았더니 죄다 섹스리스 관련 질문만 왔다”라고 말했다. 김창옥은 “지금 저희 엄마도 왔는데 무슨 그런 얘기를 하나. 엄마랑 추억 쌓으려고 왔는데 뭐 하자는 거냐. 이놈의 방송국”이라고 버럭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6세, 5세, 4세 연연년생 삼남매를 키우는 아내는 남편이 스킨십을 시도했을 때 진저리를 치며 거부한 이후로 거리가 멀어졌다고 털어놨다. 김창옥은 언어 순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솔직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창옥은 “이런 걸 이렇게 얘기하는 문화가 대한민국에 왔다는 게 너무 좋다. 그렇지만 저희 어머니 앞에서 하고 싶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10년 넘게 각방 생활을 하는 결혼 27년 차 부부에 이어 1년 8개월째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세쌍둥이 엄마의 고민이 공개됐다. 며느리는 남편을 먼저 챙기는 시어머니에게 서운함을 토로했고, 시어머니는 “며느리한테 눈치 줄 행동은 안 했다”라며 며느리가 오해한 말이 다른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시어머니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드냐는 질문에 김창옥 어머니는 “나도 며느리가 둘이 있지만 며느리와 같이 산다는 건 말이 아니다. 같이 살면 며느리, 시어머니도 서로 불편하다. 시어머니가 젊어서 왜 며느리하고 같이 사나”라고 말했다. 김창옥 누나들은 어머니의 입까지 막으며 당황했고, 김창옥은 “대신 사과 드리겠다”라고 허리를 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창옥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속마음을 100% 오픈하지 마라. 10~20%는 내 걸로 남겨둬라. 너무 완벽한 건 오히려 불안하다”라고 조언한 뒤 “대한민국은 아이를 낳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서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할 마음이 생기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우리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이 세 명을 키우는 건 대통령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인사했다.

마지막 사연은 결혼 24년 차인 아내의 사연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간병하느라 주 6일 외박을 하고, 일요일 하루만 집에 들어온다고 전했다. 아내는 “어머니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마음은 안 그런데 남편을 보는 순간 앞집 아저씨 같고, 저도 계속 늙어가는 관계가 되니까 남편과 친해지고 싶은데 남편은 제 눈치를 보면서 집 청소를 한다”라고 고민했다.

남편은 “아내 마음을 다 알고, 아내에게 부족한 남편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일단 어머니가”라며 “아내는 혼자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나. 근데 저희 어머니는 그걸 못 하지 않나. 제 이름도 모르시지만 눈빛은 제가 아들이라는 걸 아신다. 어머니지 않나. 부모지 않나”라고 말해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간병한지 8년 정도 됐다는 남편은 “어머니가 가시는 날까지 지켜드리고 싶다.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 계신 것에) 감사하다”라면서도 “아내에게는 감사한 것밖에 없다. 같이 살아서 아내에게 짐을 지우는 건 싫다”라고 따로 어머니 집에서 생활하는 이유를 밝혔다.

최근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발견돼 검사를 받았던 김창옥은 “제가 지금 단기 기억상실이라는 증세인데 악화되면 치매가 된다고 하더라. 저는 어머니 입장이 될 수 있다. 혹여나 안 좋아져서 엄마를 보고 ‘누구세요?’라고 하게 될까봐 걱정했다. 지금도 약을 먹는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뒤, 남편에게 아내를 우선으로 둔 이야기 방식을 조언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은 많이 있었다. 서로 참고 있으니까 나중에 터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고, 지금은 마음과 행동이 너무 다른 것에 자책감이 느껴진다”라고 고백했다. 김창옥은 어머니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으로 버티고 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편의 몸과 정신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창옥은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기억이라고 강조하며 “서로의 눈을 쳐다보고 말을 이해하고 같이 웃고 이런 순간들이 인간에게 엄청난 시간인 것 같다. 알츠하이머나 치매는 과거의 기억을 비추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있는 시간을 비추는 것 같다”라며 “어떻게 사는 것이 조금 더 나은 것인지에 대해서, 기억이 사라지는 시간이 우리에게 지금 말하고 있는 것 같다. 할 수 있거든 조금이라도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반나절만이라도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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