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남아도네" 고깃값 뚝뚝뚝…싸도 소비량 안 는다

지영호 기자 2024. 2.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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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부진과 외식수요 감소 영향이 크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돼지고기 가격은 보통 5월부터 오르지만 올해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할당관세로 수입제품을 늘릴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공급이 늘고 소비가 줄 때 정부가 수매해 비축해뒀다가 PRRS 유행 등으로 가격이 급증할 때 풀어 물가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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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 추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하락했다. 수요는 늘지 않는데 공급이 급증한 영향이다. 밀어내기식 도축물량 증가 후폭풍에 돼지 전염병 확산 우려까지 커지면서 5월 가격 급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탕박도체(털을 벗긴 작업을 한 돼지) 경매낙찰가격은 kg당 4864원으로 전월(5100원)대비 4.6%, 전년(5318원)대비 8.5% 하락했다. 지난해 9월 평균 6335원에 비해선 23.2%가 낮아졌다.

도매가격 인하로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전국 돼지 삼겹살의 소매가격은 100g당 2277원으로 1년전 2381원에 비해 4.4% 떨어졌다. 목심 부위도 2206원에서 2089원으로 5.4%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부진과 외식수요 감소 영향이 크다. 통상 무더위 시기 돼지의 교배 기피 영향으로 여름에 공급이 적고 겨울에 많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소비까지 늘지 않아 더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캐나다산 돼지고기 등의 수입이 늘어난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소비자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그 결과 캐나다산의 경우 한돈에 비해 가격이 40% 저렴해 3년 전에 비해 수입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수년간 곡물가격 급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돼지고기는 적정 몸무게를 넘어서야 제값을 받을 수 있는데, 그동안 곡물가격 인상으로 품질 낮은 사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돼지의 성장 속도가 늦어졌다. 뒤늦게 도축물량이 몰리면서 예년보다 공급이 늘은 것이 가격인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국내 돼지 판정물량(도축해 등급을 받은 물량)은 183만1445마리로 전년동기 153만4483만마리 대비 30만마리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20%의 돼지가 시장에 더 풀렸다는 의미다.

(서울=뉴스1) =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5일 경북 상주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지역 일대를 방문, 야생멧돼지 폐사체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2024.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도축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도 있다. 지난달 경북 영덕에 이어 경기 파주에서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변 축산농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다만 주변 지역 농가를 일제히 살처분하는 구제역에 비해 ASF는 발생 농가 사육 돼지만 살처분해도 확산을 막을 수 있어 일시적 도축 증가라는게 축산업계의 설명이다.

오히려 축산업계는 고병원성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의 유행을 더 우려한다. PRRS는 번식 장애와 호흡기 질환 등 돼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축산농가에 만연해 있는데 전국 확대시 올해 생산량의 20~30%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돼지고기 가격은 보통 5월부터 오르지만 올해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할당관세로 수입제품을 늘릴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공급이 늘고 소비가 줄 때 정부가 수매해 비축해뒀다가 PRRS 유행 등으로 가격이 급증할 때 풀어 물가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이 수입 돈육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에 따른 할인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캐나다산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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