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에 3시간 ‘응급실 뺑뺑이’…구급차 타고 무한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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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설구급차 업체 운행대원 편종성(63)씨도 "목에 인공호흡 장치를 삽입한 환자의 장치 교체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집단 사직 전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던 일인데 전공의가 없어서 응급실 앞에서 4~5시간을 대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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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새벽 6시39분 강원 양양에서 ㄱ씨가 차량에 치여 오른발 발목이 골절됐다. 119구급대는 ㄱ씨를 태우고 속초의료원부터 속초보광병원, 강릉아산병원, 강릉동인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등을 찾았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아침 9시27분 강릉고려병원에 도착해서야 ㄱ씨를 응급실에 입원시킬 수 있었다. 사고 발생 약 3시간이 지난 뒤였다. 강원도 내 전공의 전체 385명 중 336명(87.3%)이 사직서를 제출한 여파가 시 경계를 넘나드는 ‘뺑뺑이’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무더기로 의료 현장을 떠나자 응급 환자를 실어 나르는 구급대원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응급실 운영이 빡빡해지면서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아 ‘뺑뺑이’ 도는 횟수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환자 입원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자와 함께 무한 대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서울에서 사설구급차 업체를 운영하는 ㄴ씨는 “20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천식과 심근경색 질환이 있는 환자를 이송했는데 응급실에서 ‘전공의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종로구에 있는 다른 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했다”며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는 좀처럼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설구급차 업체에서 일하는 ㄷ씨는 “19일 환자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자리가 없다고 해, 다른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병원에서 ‘환자 상태가 위급해서 여기서 수술받아야 한다. 언제 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니 일단 기다리라’고 해 환자를 구급차에 태운 채 6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설구급차 업체 운행대원 편종성(63)씨도 “목에 인공호흡 장치를 삽입한 환자의 장치 교체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집단 사직 전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던 일인데 전공의가 없어서 응급실 앞에서 4~5시간을 대기했다”고 말했다.
수술과 외래 진료가 대폭 줄면서 일감이 줄었다는 사설구급차 업체들도 많았다. 22일 서울아산병원 앞에서 만난 김보현 대한911구조대 부장은 “하루에 3건 이상 이송이 있어야 차량 유지가 되는데 단순 외래 외에는 거의 없어 계속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설구급차 업체 관계자도 “전공의 사직 전에 잡혀 있던 예약이 7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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