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사업 이관’을 보는 미묘한 해석…지배구조 개편?

최우리 기자 2024. 2. 2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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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사업 부문의 현대차 인수가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지지부진한 수소차 사업을 현대차 한 곳에 몰아넣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이번 결정이 2018년 추진하다 실패한 뒤 중단된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각도 증권가에선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그후 6년 동안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수소 사업 이관을 통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 구상을 점칠 수 있다는 것이 김 애널리스트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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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사업 부문의 현대차 인수가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지지부진한 수소차 사업을 현대차 한 곳에 몰아넣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과 함께 이번 결정이 2018년 추진하다 실패한 뒤 중단된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시각도 증권가에선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 수소연료전지 사업 주체 변화 결정은 지난 16일 장 종료 후 나왔다. 현대모비스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인력과 자산, 설비를 오는 5월31일까지 현대차가 인수한다는 게 공시의 뼈대다. 인수 가격은 2178억원이다. 현대차 쪽은 공시에서 ‘수소 사업 역량 통합과 핵심 사업 역량 집중’을 이번 자산 양수도 계약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현대차 핵심 관계자는 “시험 생산과 테스트, 실제 제조 전 과정을 일원화하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현대차의 결정과 설명이 일리 있다고 본다. 최근 수소차 시장 상황과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사업의 현주소를 되새김질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현대차의 수소차 모델인 넥소의 지난해 판매량은 5천 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구영모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장은 “수소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소 가격이 최소 6천원까지는 떨어져야 수소차 수요도 늘 텐데 아직도 7~8천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수소차 확대를 위한 시장 환경이 뒤따르지 못한다는 얘기다. 현대모비스가 수소연료전지사업에만 연간 약 85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증권가에선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 8월 인천과 울산에 연료전지 공장 2곳을 증설하기 위한 1조3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진행하지 않았다.

이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번 현대차 결정을 보는 시각도 있다. ‘수소사업 통합’과 현대차그룹의 오랜 숙제인 ‘지배구조 개편’을 연결 짓는 시선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모비스 분할을 통한 (현대차 지배 구도의) 개편 가능성이 줄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제시·추진했던 지배구조개편안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당시 개편안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를 끊기 위해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부문으로 쪼갠 뒤, 모듈·에이에스 부문을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보유 지분이 많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게 뼈대였다. 하지만 이 방안은 의결권 자문기구 등 시장의 지지를 받지 못해 좌초됐다.

그후 6년 동안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수소 사업 이관을 통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 구상을 점칠 수 있다는 것이 김 애널리스트의 시각이다. 그는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보유 지분(2.65%·약 1조3600억원)을 모비스에 현물출자 후 모비스 신주를 받아 지배권을 강화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 듯하다”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가 오른 현대차 지분을 지렛대 삼아 현대차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뜻이다.

다만 현대차 쪽은 시장의 이런 시각을 일축한다. 현대차 쪽은 한겨레에 “수소 사업 이관은 이원화된 사업을 합친 것일 뿐 지배구조 개편과는 관련 없다”며 선을 그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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