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이 혈안 폐광촌 일부 의료기관, 비급여 남발논란…환자피해 속출

홍춘봉 기자(=태백·정선) 2024. 2. 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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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납부·고가 비급여 처방 유도 논란도

돈벌이에 혈안이 된 폐광촌 일부 의료기관들이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를 남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환자보호대책 강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본보 2024.1.9. 보도)

22일 태백과 고한사북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의료기관은 의원급이지만 검진비용이 대학병원을 능가할 정도로 한 번에 수십만원 이상의 비급여 검진을 통해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
▲ⓒ프레시안

또한 다른 의료기관은 고령의 통증환자들에게 관절부위나 허리 및 어깨 등의 통증완화나 연골재생에 도움이 된다며 수십만원 상당의 비급여 주사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값비싼 무통주사와 조직재생 주사를 남발하는 의료기관들은 ▲연골재생, 인대·힘줄 재생 ▲통증완화 ▲만성 근골격계 통증진료 ▲어깨, 팔꿈치, 허리, 무릎부위 만성 통증 ▲전신 만성근육통증에 주사요법이 효험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초음파검사 남발논란을 빚고 있는 의료기관의 경우 허리나 목 부위 및 두개골은 물론 관절부위, 복부기 부위 진단을 받으면서 부위별로 최소 수십만 원을 초과하는 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주민들은 초음파 검사와 관련된 주사를 수차례 맞으면 진료비가 최소 20만 원 이상이며 몇 가지 검사를 추가하면 50만 원 이상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의료기관은 폐광촌에서 유일하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회만 진료를 하고 있을 정도로 고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환자에 대한 진료비 할인이나 이웃돕기 선행제공 소식은 없다.

또한 인근의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외과적인 수술에 주로 사용하는 무통주사를 고령의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하면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이 불가능한 통증 완화주사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 A씨는 “정확한 상병진단을 위해 여러 부위에 대한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진료비를 무려 100만원 가까이 지불했다”며 “해당 의료기관은 현금 납부를 유도하고 있으며 탈세도 의심되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태백지역 한 의료인은 “환자의 일부 부위에 대한 정확한 검진을 위해 초음파 검사를 의뢰했는데 가격도 비싸지만 그곳에서 진료 처방까지 하고 있다”며 “의료인으로서 기본질서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폐광촌 고령의 통증환자들에게 홍보하고 있는 모 의료기관에 부착된 DNA조직재생주사 요법 특징 홍보글. ⓒ프레시안

특히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급여율'이 높은 진료과목 의사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폐광촌 비급여를 남발하는 의료기관 실태조사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유재길 정책연구원장은 “양심적인 의사들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급여가 되는 호르몬 주사를 처방한다”며 “의사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비급여 처방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지원금이나 산재보험급여를 받는 폐광촌 노인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정부가 혼합진료를 했기 때문이기에 혼합진료 금지와 공공병원 확대 및 농어촌지역 예산제 등의 지불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에서 비급여 진료를 남용하는 관행에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한 상태에서 최근 건강보험노조의 연구용역결과 비급여율이 높은 진료과목 의사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사실을 확인한 상태를 감안해 대책강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해당 의료기관 관계자는 “비급여 검진비는 건보공단 심사평가원에 신고된 금액을 받고 검진 내용은 환자의 동의를 구해 진행한다”며 “일반 내과나 외과에서 진료받는 것과 고가의 검진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검진비 차이는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환자들이 진료비 영수증을 요구하고 있고 비용은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모두 받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 산재전문병원으로 문을 연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은 폐광촌의 종합병원이자 공공의료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프레시안

아울러 비급여 주사를 남발하는 의료기관들도 “마약성분이 없는 무통조사를 처방하며 환자들이 젊어서 힘든 노동을 많이 해 관절과 허리 등이 심하게 불편한 분들”이라며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처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춘봉 기자(=태백·정선)(casinoho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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