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의정부 화재' 유족에 17억 배상" 판결했지만…대법 "다시 따져야"

윤다정 기자 2024. 2. 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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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화재' 유족이 경기도와 도시주택의 건축주·감리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대법원이 파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경기도 등 피고들이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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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화재로 5명 사망 129명 부상…유족 손배소
대법 "조사 목적·항목 심리 직무상 과실 판단해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불길이 번지고 있다. 2015.1.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의정부 화재' 유족이 경기도와 도시주택의 건축주·감리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대법원이 파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경기도 등 피고들이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소방공무원의 직무 범위와 직무상 위법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15년 1월 10일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10층짜리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불이 나 입주민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다쳤다.

화재 시 문을 자동으로 닫아 주는 도어클로저가 방화문에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고 참사 3개월 전인 2014년 10월 15일 의정부소방서 공무원들이 해당 주택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유족들은 "건축주가 도어클로저를 설치하지 않는 등 법령에 따라 시공하지 않았고 감리자는 이를 알고도 시정하지 않았으며 소속 공무원 또한 업무상 부주의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피고들에게 17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3~10층 방화문에 도어클로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점 △EPS실의 방화구획이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은 점 △EPS실 전기, 배수관 등의 틈을 내화충전재(불이 배관을 타고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충전재)로 메우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건축주, 감리자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희생자들이 계단실과 EPS실을 타고 올라온 유독가스를 흡입해 숨진 사실도 인정했다.

경기도 측에도 △소방공무원들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고 △소방시설법에 도어클로저 등의 설치확인 의무가 포함된 점 등을 들어 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도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경기도가 상고하자 대법원은 이번에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구 소방시설 법령을 보면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는 소방특별조사 때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항목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할 수 있는 항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어클로저 설치 여부가 조사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소방공무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소방특별조사에 관한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의정부소방서의 소방특별조사는 소방시설의 유지·관리 위반행위의 집중 단속과 조치가 주된 목적이므로 방화문의 설치·유지 및 관리가 목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원심은 조사의 목적과 구체적 항목이 무엇인지, 도어클로저가 설치됐는지 여부가 조사 항목에 포함됐는지를 심리해 소방공무원들의 직무상 과실을 판단했어야 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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