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듄2', 극장을 위해 태어난 최고의 SF판타지

강효진 기자 2024. 2. 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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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 파트2 메인 포스터. 제공|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엄청나게 거대하고, 압도적으로 장엄하고, 절도있게 우아하고, 불가항력으로 치명적이다. '듄: 파트2'가 파트1의 높은 기대치를 아득히 뛰어넘은 완성도로 극장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압도적 비주얼을 완성했다.

'듄: 파트2'(감독 드니 빌뇌브)는 신의 능력을 깨닫고 각성한 폴(티모시 샬라메)이 복수를 위한 여정에서 전사의 운명을 찾아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파트1에서 세계관 전개 만으로도 '듄친자'(듄에 미친 사람들)를 대거 양성했던 바, 파트2에서는 이 세계관을 기반으로 폴의 성장 과정을 시원시원하고 기승전결있게 펼쳐나가며 웅장한 대서사시의 첫 장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앞서 파트1에서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몰락하고 유일한 후계자 폴이 프레멘의 일원이 되면서 반격의 기반을 마련하는데서 끝났다면, 파트2는 폴이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기 위해 성장하는 여정이 중심이 됐다.

폴의 성장 서사는 그가 얻게 되는 이름에 따라 차곡차곡 쌓인다. 처음엔 멸문한 아트레이데스의 마지막 후계자로 시작해, 프레멘의 외지인, 거대한 모래벌레를 타는데 성공한 프레멘 전사 '우슬', 하코넨을 떨게하는 승리의 전사 '무앗딥', 죽었다 살아나서 미래를 보게 된 '퀴사츠 해더락', 모두가 기다려온 메시아 '리산 알 가입', 그리고 이 모든 이름을 얻은 뒤 되찾은 아트레이데스 공작 폴까지 이어진다. 파트1의 위태로운 소년미에서 점차 강하고 믿음직하고 단단해진 지도자로서 각성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폴의 성장과 변화가 느껴진다. 이와 함께 예언자로서 보게 되는, 원치 않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폴의 고뇌도 다뤄진다.

폴에 대적하는 메인 빌런으로는 남작의 조카이자 후계자, 페이드 로타 하코넨(오스틴 버틀러)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담하고 거침없고 잔악한 인물로 인상적인 긴장감을 더한다. 폴의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는 절도있는 카리스마로 사실상 이 영화의 히로인급 존재감을 발휘한다.

폴의 성장과 함께 펼쳐지는 중요하게 축을 이루는 상징은 종교와 권력이다. 폴은 프레멘 사이에서 예언의 주인공이자 메시아로 떠받들어지게 되고, 레이디 제시카는 프레멘 대모가 되면서 예언을 이용해 신도들을 사로잡아 폴의 권력 기반을 만들려 한다. 특히 폴이 예언의 메시아라고 확신하는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의 광적인 믿음과 폴이 우상화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챠니(젠데이아 콜먼)의 태도가 엇갈리는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메시지를 흩뿌리며 '듄' 시리즈의 장점인 압도적인 규모감이 펼쳐진다. 파트1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모래벌레는 그런 면에서 파트2에서 더욱 중요한 존재다. 등장인물로 봐도 무방할 활약이다. 어찌할 수 없는 경이롭고 압도적인 자연의 위압감, 그리고 공포를 자아내는 효과적인 크리처로 맹활약을 펼친다. 특히 모래벌레를 이용한 후반부 전투신은 관객이 모래벌레에 삼켜지는 듯, 거대공포증을 느끼게 할 만한 압도감을 보여준다.

또한 폴이 모래벌레를 타는 장면에서는 사방에서 휘몰아치는 모래의 질감이 느껴진다고 착각할 만큼 생생한 묘사가 담겼다. 화면 전체를 시야가 막힌 모래 폭풍으로 꽉 채웠다. 화면이 물리적으로 관객에게 '보이는 것'보다 관객이 폴과 함께 숨막히는 기분을 '느끼는 것'을 우선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이밖에도 군대나 군중이 모인 장면, 전투 신, 거대한 우주선과 건물 등 스케일의 쾌감을 주는 비주얼들이 다수 등장하고, 장엄한 OST와 어우러진 신들이 웅장함 그 자체를 구현했다. 극장 관람이 아니라면 결코 연출자의 의도대로 느낄 수 없는 쾌감이기도 하다. 이런 장면들이 이 영화의 매력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듄2'는 극장을 위한, 특히 아이맥스를 위한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시대에 극장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비주얼 쾌감을 주는 SF판타지.

한편, 동시기 기준 약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는 듄 파트1과 파트2의 사전 예매량을 볼때 파트1을 관람하지 않고 파트2를 관람하려는 관객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파트2는 파트1이라는 거대한 세계관 지지기반을 토대로 꽃 피운 작품이다. 파트1에 깔린 설정과 개념 없이는 완벽한 감상과 이해가 어렵다. 파트2를 위한 파트1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비중을 갖고 있는 만큼 건너뛰지 말고 관람해야한다. 파트1을 본 관객 역시 베네 게세리트, 프레멘, 리산 알 가입, 퀴사츠 헤더락 등의 주요 용어와 등장인물 캐릭터 관계도를 되새겨볼 것을 추천한다.

모래의 질감까지 느껴지는 생생한 묘사와 압도적 스케일의 짜릿한 비주얼, 장엄하고 매혹적인 주인공 서사, 기나긴 꿈을 꾼 뒤 메마른 사막의 모래 폭풍 속에서 깨어난 듯한 체험으로 객석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명작의 탄생이다. 러닝타임 내내 아라키스에서 폴과 함께 스파이스를 들이마신 관객들은 이 영화가 앞으로 써내려갈 기록의 대서사시를 꿈처럼 예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는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66분,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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