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환자 돌려보내고 입원 환자 퇴원시키고…뒤숭숭한 대구 대학병원

사직서 제출한 전공의 "정부의 시각 알 수 있을 것 같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인한 의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대기 중인 시민들이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을 시청하고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합니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교수 A 씨는 22일 "응급실 환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시민들이 '응급실에 가면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다'고 생각해 방문을 자제하는 듯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병원 진료 영역이 축소되다 보니까 평소 같으면 다른 병원에서 넘어오는 환자도 수용하겠지만 돌려보내고, 일부 입원 환자는 퇴원시키고 있다. 현 상황만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과 상담하고 있는데, 상당수가 '떠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B 씨는 "'너희들과 대화하지 않겠다', '법적 조치를 하겠다',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는 등 정부 관계자들이 한 발언을 보면서 정부가 의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계와 싸울 일이 아니다. 수년간 정부와 의사, 국민은 '필수 의료를 살릴 필요가 있다'며 같은 시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필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제시했다. 이런 상황을 보고 할 말을 잃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 대구 의료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필수 의료 의사가 늘지는 않는다"며 "수가를 올리겠다면 얼마를 올리고, 재원을 어디에서 마련하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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