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케이팝사관학교…‘노잼’ 울산, ‘꿀잼도시’로 변신중[로컬인사이드]

곽시열 기자 2024. 2. 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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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인사이드 - 문화·관광·레저시설 대폭 확충
작년 유출 인구 67% 10~20대
청년 이탈 막기 위한 사업 한창
옛중부소방서 스튜디오 등 설치
2026년 대중문화교육시설 건립
태화강에 3000석 규모의 공연장
새단장 국가정원도 모습 드러내
신불산 케이블카 올 하반기 착공
市 “시민들 삶의질 향상에 최선”
‘울산 오페라하우스’ 디자인.울산시청 제공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60여 년간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해온 명실상부한 공업도시다. 이 덕분에 ‘산업수도’라는 위상도 얻고, 1997년에는 광역시로 승격까지 했지만, 시민의 삶이나 여가·문화생활에 대해서는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당연히 문화·관광·스포츠 인프라 등은 턱없이 부족했고, 시민들은 주말이면 인근 부산이나, 경북 경주에서 즐길 거리를 찾아야 했다. 울산에 ‘노잼도시’란 오명이 붙은 이유다.

지역사회에서는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10~20대 젊은층의 인구 유출도 노잼도시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입보다 전출이 더 많은 울산지역 인구 순유출은 6215명에 이르는데, 이 중 10~20대가 4178명으로 67%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 성장의 주축이 돼야 할 젊은층이 일자리와 함께 재미와 즐거움을 찾아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울산시는 올해부터 지역 인구 유출을 막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꿀잼도시 울산’ 실현에 본격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문화·관광·레저시설을 대폭 확충,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이 중 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세계적인 공연장인 오페라하우스를 조성하는 것이다. 오페라하우스 위치를 울산 도심을 지나는 태화강 상부로 정해 더욱 관심을 끈다. 3000석의 공연장을 갖춘 연면적 5만㎡에 높이 30m, 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된다. 2026년 1월 착공해 2028년 말 준공 계획이다. 시는 사업이 완공되면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해 줄 세계적인 문화시설이자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젊은층의 대중문화 예술 체험과 교육시설이 될 ‘케이팝 사관학교’도 만든다. 울산 케이팝 사관학교는 옛 중부소방서 부지 내 연면적 3400㎡ 규모로 2026년까지 건립된다. 4층 규모의 건물에 팝업스토어, 플래그십스토어, 아티스트 체험 스튜디오, 케이팝 아카데미, 콘서트홀 등이 들어선다.

도시 주변의 산이나 바다에는 대규모 관광 및 레저시설을 조성, 시민의 여가 시간에 재미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울산의 대표적인 산악관광지인 영남알프스에 산악관광시설을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7㎞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다. 10인승 캐빈 50여 대를 설치해 시간당 최대 150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전략환경영향 평가를 거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면, 올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하반기쯤 준공될 예정이다.

울산의 대표적 명소인 동구 대왕암공원 일대에는 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추진된다. 동구 대왕암공원 일원과 일산수산물판매센터를 연결하는 길이 1.5㎞ 규모의 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해 집라인(길이 0.94㎞), 스카이엣지워크(길이 30m·높이 90m) 등 놀이기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올 상반기 중 공사에 착공해 2025년 6월 준공, 하반기부터는 정상운영에 돌입한다.

시는 이 같은 관광·레저시설이 들어서면 인근 부산 해운대, 경주로 떠나는 시민의 발길을 잡고, 관광객 유치에도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최고의 자산 중 하나인 태화강 국가정원(83만5452㎡)에도 재밋거리를 더한다. 국가정원 인근에 위치한 태화루 주변에 조성되는 ‘스카이워크’가 대표적이다. 이 스카이워크는 바닥을 투명하게 해 태화강 위를 걷고 조망할 수 있는 시설물로 태화강 수면 위 13m에 강변에서부터 35m가량 뻗어 나오는 고래를 형상화한 구조물로 만들어진다. 모두 61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빠르면 올해 말쯤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울산 태화강에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휴식시설이 크게 확충된다. 태화강 국가정원에 조성한 ‘자연주의 정원’. 울산시청 제공

정원시설도 업그레이드된다. 기존 6개 주제에 따라 20개의 정원으로 구성된 태화강 국가정원에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 최고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가 2022년 조성한 ‘자연주의 정원’(1만8000㎡)도 서서히 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실새풀을 포함한 157종 7만1289포기의 다양한 초화류가 심어져 있다. 이 정원은 계절에 따라 자라는 다양한 식물의 조화를 통해 사계절 내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정원 내에 맨발 걷기 황톳길, 친환경 다목적 광장, 태화강 억새정원 조성 등 휴식공간도 확충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실 울산은 그동안 산업화에 매몰돼 시민의 문화나 여가생활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못 가진 게 사실이었다”며 “앞으로는 도시 성장 못지않게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더 많은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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