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을 그리다 민들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꽃피우는 강인한 생명력

한국화가 박진순 2024. 2.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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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고 대망의 2024년 새해가 밝았나 싶더니 벌써 1월이 다갔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꽃은 귀화식물인 외래종 민들레라고 한다.

우리나라 토종 민들레는 오염물질에 취약하고 개체수가 적어 한적한 산골이나 시골 들녘에서나 볼 수 있다.

생명력이 강한 민들레는 한겨울에도 양지쪽에 꽃이 피어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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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33×43cm 한지에 수묵채색. 뿌리가 잘리고 부러져도 잔뿌리에서 새싹이 돋는 놀라운 생명력을 지닌 민들레꽃, 사람들 발길에 밟히고 밟혀도 살아남는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민들레꽃은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고 대망의 2024년 새해가 밝았나 싶더니 벌써 1월이 다갔다. 한동안 혹독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면서 한강 상류 팔당호는 물이 꽁꽁 얼어붙고 얼음 위에 흰 눈이 덮여 하얀 바다를 보는 듯하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농작물 병충해도 없고 농사도 잘된다고 하는데 새해를 맞아 눈도 많이 오고 왠지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우리나라 어디에나 피는 민들레꽃을 그린 그림이다. 대표적인 토종 야생화인 민들레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국화과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꽃은 귀화식물인 외래종 민들레라고 한다. 우리나라 토종 민들레는 오염물질에 취약하고 개체수가 적어 한적한 산골이나 시골 들녘에서나 볼 수 있다. 토종민들레는 같은 종의 꽃가루만 받아들이고 또 꽃을 피우는 횟수가 적은 반면 외래종 민들레는 오염물질에도 강하고 꽃을 피우는 횟수가 월등히 많아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토종민들레는 뿌리가 곧게 땅속 깊이 뻗어 자라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하고 뿌리를 캐다가 끊어지면 땅속에 남아 있던 잔뿌리에서 새싹이 나와서 또다시 살아남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밟아도 밟혀도 죽지 않는 잡초가 민들레인 것이다.

몇 년 전 고향인 경기도 광주의 시골 밭에 민들레 씨앗을 심어서 재배한 적이 있는데 민들레를 캐느라 땅속 깊이 박힌 뿌리를 뽑다가 부러지면 남아 있는 뿌리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걸 본 적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민들레는 잎과 뿌리를 식용으로 이용해 왔는데 잎은 샐러드나 나물로 먹거나 김치를 담고 뿌리로는 술을 빚었다. 요즘은 전초를 말려 차로 이용하는데 외국에서는 커피 대용으로 인기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약초로 이용할 만큼 우리 역사 속에서 우리 조상들과 함께한 고마운 식물이다. 나는 민들레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김치도 담고 잎은 나물로 먹는다.

노랑색 민들레꽃은 '행복과 감사한 마음', 흰색 민들레꽃은 '내 사랑을 그대에게 드려요'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생명력이 강한 민들레는 한겨울에도 양지쪽에 꽃이 피어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가로수 옆 시멘트 틈에서도 돌담 틈새에도 심지어 길바닥 보도블록 틈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사람들 발길에 밟혀도 죽지 않는 민들레의 끈질긴 생명력은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와 민족성을 닮은 것 같아 더욱 친근하다.

올해에도 봄이 오면 시골 밭에 다시 한 번 토종민들레 씨앗을 심을 생각이다.

한국화가 박진순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월간산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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