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오컬트' 장르, 부흥기를 맞다 [MD포커스]

이예주 기자 2024. 2. 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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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쇼박스 제공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한국 오컬트 영화가 순풍을 맞고 있다. 2015년 '검은 사제들'이 장르의 문을 열었다면, '곡성', '사바하', '랑종'과 같은 영화부터 드라마 '손 the guest', '방법'과 '악귀'까지 다양한 오컬트 장르물들이 계속해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개봉한 영화 '파묘'가 시사회에서 좋은 평을 얻으며 '한국형 오컬트물'이라는 장르가 부흥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귀신'의 특징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당 등의 영매사가 등장해 어떠한 이유로 '한'을 품은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넋을 달래주면, 한국 귀신은 승천해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풀어준다. 이유 없이 악의를 가득 품고 사람들을 죽이는 외국의 귀신과는 조금 다르다. 그리고 이 차이점에서 한국 특유의 오컬트물이 빛을 발한다. 물론 '검은 사제들'과 '아일랜드'처럼 천주교 기반의 구마를 다룬 매체와는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겠지만, 한국의 무속 신앙을 다룬 오컬트물들은 대체로 이러한 전제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이 과정에서 작품 속에 한국인 만의 정서가 드러난다. 특히 '곡성'과 '방법', '손 the guest'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장르는 그간 탄탄한 마니아층을 갖고 있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진 못했다. 그런데 최근 한국형 오컬트 장르물이 연이어 개봉되며 그간의 풍조가 바뀔 전망이다.

사진 = SBS '악귀' 방송 화면

특히 2023년 하반기부터는 한국 정서를 담은 미스터리물에 대한 소식이 자주 들려왔다. 지난해 7월 종영한 SBS '악귀'는 '빙의'라는 소재를 통해 태자귀, 객귀, 아귀와 같은 한국형 귀신을 비롯해 허재비 놀이, 덕달이 풍습, 배씨댕기와 같이 자주 익숙하지 못했던 문화를 다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 1월 공개된 '선산'은 설득력이 부족한 전개와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줄거리로 인해 시청자 평가에서 호불호가 갈렸지만 신내림, 무당, 부적과 같은 민속 신앙을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며 넷플릭스 TV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오는 22일에는 '파묘'가 개봉하며 국내외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파묘'는 기존의 오컬트물들이 다뤘던 민속적인 소재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근현대사까지 다루며 오컬트물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을 선보인다. 제작발표회 당시 주연을 맡은 최민식 배우가 "장 감독이 '파묘'를 통해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일 수 있는 민속 신앙 소재를 굉장히 힘 있게 전달한다"고 자신했을 정도. 특히 영화는 다양한 종류의 굿판을 현실감있게 재현하며 예고 영상부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진 = 쇼박스 제공

한편 22일에는 권혁재 감독의 영화 '검은 수녀들'이 촬영을 시작한다.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로, 배우 송혜교의 10년 만 스크린 복귀작으로 라인업이 공개됐을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유니아 수녀 역을 맡은 송혜교는 지금껏 스크린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검은 사제들'이 한국 최초 엑소시즘 영화로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면, '검은 수녀들'이 이 장르의 부흥을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상승한다. 이와 관련해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은 베를린 국제 영화제 후기에 대해 "(외국인 관람객들이) 영화를 보며 상대방과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옆 사람과 같이 소리를 지르며 엔터테이닝하게 영화를 즐기더라. 마치 콘서트 관람하듯이 즐겨주셨다. 그들이 우리 만의 의미는 잘 못 느낄 수 있지만, 물리적 서프라이즈와 재미있는 장면들에 다 함께 웃어주신 것 같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형 오컬트물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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