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정 넘치는 한국 와서 기뻐요"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2. 22. 0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듄 : 파트2' 배우 티모테 샬라메
우주전쟁에 휘말린 소년 연기
웅장한 서사로 흥행한 1편 이어
압도적 영상미로 28일 개봉
영화 '듄: 파트2'에서 주인공 폴 역을 맡은 할리우드 스타 티모테 샬라메가 21일 서울 콘래드호텔 기자회견에서 '손하트'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팬들은 오랫동안 이런 영화를 기다려 왔다. 대가가 창조한 이야기의 힘, 웅장하게 진행되는 꿈의 서사, 명장 감독의 완벽에 가까운 연출력, 그리고 배우 한 명의 연기력과 스타성까지 모두 겸비했다. '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 '듄: 파트2'가 28일부터 극장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주인공인 할리우드 스타 티모테 샬라메가 한국을 찾는 등 영화계 안팎의 기대감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타난 샬라메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미남 배우'로서의 외모를 뽐냈다. 특히 지금 한국 영화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놓지 않는 '웡카'에서도 주연으로 등장하는데, '듄: 파트2'까지 개봉하면서 올해에만 두 편의 대작 영화로 한국 팬들을 만나게 됐다.

이날 샬라메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심정이다. '웡카'에서 초콜릿을 팔더니 갑자기 '우주에서 뭘 하는 거지?'라고 생각하지 않으실까 싶다"고 말해 객석의 큰 웃음을 자아냈다. '웡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작품으로 샬라메는 달콤 백화점에서 초콜릿을 파는 마법사 청년으로 나온다.

이어 그는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가진 나라다. 미국 배우로서 한국의 영화적 역사를 알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듄: 파트2'에서 연기한 폴에 대해 "폴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챠니와의 관계도 이어가고 싶다. 동시에 어둡고 폭력적인 면도 가진 인물이어서 상당히 복합적인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최근 언론 시사회에서 사전 공개된 '듄: 파트2'는 '듄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20세기 최고의 SF소설로 평가받는 프랭크 허버트의 대하소설 '듄'이 원작이다. 허버트는 소설 '듄'으로 1965년 네뷸러상 수상, 1966년 휴고상을 수상해 세계 최고의 SF작가로 거듭났다.

'듄: 파트2'는 2020년 개봉한 '듄'을 잇는 속편으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전작의 설정을 먼저 가볍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듄 시리즈'의 세계관은 이렇다. 우주는 절대자인 황제 아래 둘로 쪼개져 있다. 아트레이더스 가문은 정의와 공정을 외치고, 하코넨 가문은 탐욕과 불의로 야욕을 펼친다. 황제는 아트레이더스 가문에 행성 아라키스의 스파이스 발굴을 명령한다. 아라키스는 꿈의 물질로 불리는 스파이스의 생산지로, 사막의 모래 속에 뒤섞여 매장돼 있다. 하코넨 가문은 아트레이더스 가문과 대립하면서 스파이스 채굴을 방해한다. 하코넨은 아라키스의 현지 민족인 프레멘을 억압해 왔다. 아트레이더스와 프레멘은 하코넨에 대항해 협약을 맺지만 결국 멸문하고 만다. '듄1'은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후계자이자 초월적 능력을 가진 주인공 폴이 자신의 잠재성을 깨달으면서 끝이 난 바 있다. 이번 2편은 아라키스에 버려진 폴과 그의 어머니 제시카가 겪는 여정을 그린다. 폴은 프레멘 사이에 숨어 겨우 연명하지만 황제와 하코넨 가문은 암살자 페이드 로타를 파견해 폴과 반란군 전체를 몰살시키려 한다.

'듄: 파트2'의 최고 백미는 그저 바라만 봐도 전율을 일으키는 모든 장면의 영상미다. 위급 시 직강하하는 잠자리 날개 모양의 헬기, 버튼 하나로 전신을 보호하는 홀츠만 방어막, 모래언덕의 거대한 '벌레'를 타고 사막을 질주하는 장면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눈을 사로잡는다.

'듄: 파트2'가 압도적인 영화인 이유는, 화려함 이면에서 종교와 철학과 역사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점 때문이다. 폴은 메시아를, 폴의 어머니 제시카는 성모를 상징한다. 아라키스 행성의 남부 종족들은 폴과 제시카에게 '신성한 물'을 먹이는데, 평범한 인간이라면 사망할 수밖에 없지만 둘은 살아난다. 폴은 현지에 재림한 신성한 인간으로 추앙받고 메시아, 현지어로 '무앗딥'의 반열에 오른다.

그 이면에서 영화의 빌런인 페이드 로타의 세계는 제국주의 시대를 은유한다. 수십만 명의 관객이 한 경기장에 집결해 열광하거나 수십 발의 핵을 가문의 존재 거점으로 삼는 등의 모습은 원작이 집필된 시기인 1960년대의 냉전을 상기시킨다. 종교 근본주의자와 이념적 제국주의자들은 전혀 다른 세계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우화가 된다. 재림 메시아, 탈식민주의, 제국주의 역사성을 한데 버무렸다.

이날 함께 한국 기자들과 만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원작소설 '듄'이 전했던 메시지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 그리고 젊은 청년이 혈통 대신 자유를 찾는 과정을 그려내려 했다"고 강조했다. 빌뇌브 감독은 '컨택트' '블래이드 러너 2049' '시카리오' 시리즈, '그을린 사랑' 등을 연출한 거장이다. 이날 회견에는 폴의 연인 챠니로 출연한 세계적인 배우 젠데이아 콜먼도 함께했다.

[김유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