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공룡 이름에 차별의 흔적이...학계는 제이름 찾아주기 논쟁 중

이정아 기자 2024. 2. 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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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란 이름을 쓰기 시작한지 200주년을 맞아 그간 공룡 일부 종 이름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차별적인 관점에서 지어졌다며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학계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0일(현지 시각) 엠마 듄(Emma Dunne)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교수팀이 중생대(약 2억 5190만년 전~66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됐던 공룡 화석 종의 이름 1500개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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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이름이 붙여진 공룡 메갈로사우루스를 그린 그림./폴 D. 스튜어트, SPL

공룡이란 이름을 쓰기 시작한지 200주년을 맞아 그간 공룡 일부 종 이름이 성차별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차별적인 관점에서 지어졌다며 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학계 주장이 제기됐다. 공룡 이름을 화석 발견 장소나 방법, 공룡의 생김새를 바탕으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0일(현지 시각) 엠마 듄(Emma Dunne)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교수팀이 중생대(약 2억 5190만년 전~66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됐던 공룡 화석 종의 이름 1500개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1824년 사상 최초로 이름이 명명된 공룡은 ‘메갈로사우루스’다. 영국 지질학자 윌리엄 버클랜드는 스톤스필드 들판에서 거대한 파충류 화석을 발견했고 이 엄청난 크기에 압도돼 이런 이름을 지었다. 공룡을 뜻하는 다이노소어(dinosaur) 역시 그리스어로 ‘두려울 정도로 큰 도마뱀’을 의미한다.

화학분야에서 분자 이름을 정할 때 엄격한 규칙을 따라야 하는 것과 달리, 동물학에서는 새로운 종의 이름을 지을 때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국제동물명명위원회(ICZN)가 정한 규칙은 ‘이름이 고유해야 하며, 논문 등 출판물에 발표돼야 하며, (고생물의 경우) 단일 화석 표본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등이다.

하지만 연구진의 분석 결과 여러 공룡 종의 이름에서는 성차별, 인종차별적이거나 식민주의 사관에 입각해 지어진 것이 많았다. 예를 들어 수많은 공룡 종은 1908~1920년 동안 탄자니아에서 독일 탐험가들이 주로 발견했는데, 대부분의 종의 이름은 현지 탐험대원이 아닌 독일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물론 이들 화석 샘플 역시 독일에서 보관 중이다.

반면 스테고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는 비교적 적절한 사례로 꼽혔다. 스테고사우루스의 ‘스테고’는 동물 등에 난 가시 판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지붕 도마뱀’에서 유래했으며 트리케라톱스는 머리를 두르고 있는 ‘세 개의 뿔’을 뜻한다. 연구진은 이처럼 공룡의 생김새와 특징을 이용한 명명법으로 짓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듄 교수와 함께 연구한 이벤글로스 블라초스(Evangelos Vlachos) 아르헨티나 에기디오페루글리오고생물학박물관 연구원은 “이번에 우리가 이름을 바로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 종은 매우 적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과거에 잘못한 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앞으로는 이를 바로 잡아야 하듯이 향후 신종 명명 시스템도 더욱 엄격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동물명명위원회는 새로운 명명의 필요성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토마스 페이프(Thomas pape) 회장(덴마크자연사박물관 분류학자)은 “공식적인 이유가 없는 한 종의 이름 변경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학계에서 종의 이름에 대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갑자기 이름이 바뀌면 혼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대신 위원회는 최초 출판물에서 등장한 이름을 공식 이름으로 정하지 않고, 다양한 명명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고생물학계에선 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적정한 이름 짓기에 나서고 있다. 고생물학자들이 새로운 공룡의 이름을 지을 때 원주민 협력자나 동료의 이름을 달거나, 그 화석이 발견된 국가의 언어, 관심사, 전통문화 등에서 유래한 이름을 짓는 경우가 늘어났다.

참고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4-00388-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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