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주당, 임종석에 송파갑 출마 공식요청…"긍정답변 못받아"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2024. 2. 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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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 19일에 임종석 전 실장과 통화
안 위원장 "썩 긍정적 답변 받은 건 아니야…한번 더 기다린다"
임 전 실장 "중·성동갑 출마 고수하는 원래 입장 잘 설명"
임종석 공천 결론 못내는 상황에서 친문계는 홍영표 의원실 집결
'현역 평가 하위 20%', '출처 불명 여론조사' 잡음에 집단반발 움직임
오늘 민주당 의원총회서 공천 과정에 대한 갑론을박 벌어질 전망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서울 송파갑 출마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민주당이 '현역 평가 하위 20%' 명단에 든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하는 등 공천 문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친문(親문재인)계 핵심 임 전 실장의 공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안규백 "한번 더 기다린다" vs 임종석 "단순 의사 타진 인식"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임종석 전 실장에게 전화해 송파갑 출마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임 전 실장으로부터 썩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건 아니다"라며 "한 번 더 (답변을) 기다려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의 요청은 곧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민주당 당헌 87조에 따르면, 전략공관위는 후보자 포함 전략 선거구를 심사해 그 결과를 당 대표에게 보고해야한다. 이 대표와 안 위원장이 직통 체계를 갖추고 있단 뜻이다. 일각에서는 전략공관위원장을 '당 대표 대신에 칼을 휘두르는 역할'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에서 선거운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측근을 통해 "(안 위원장의 요청을) 단순 의사 타진으로 인식했고,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는 원래 입장을 잘 설명했다"고 전했다. 현재 친문계에서는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공천 결과를 유심히 살펴보는 분위기다. 임 전 실장이 이 지역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친문계에 대한 공천 학살 신호탄으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완고한 입장이다. 지도부에 소속된 한 의원은 통화에서 "중·성동갑은 전략지역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철저하게 전략공관위가 결정할 부분"이라면서 "지금 (임 전 실장이 아닌 다른) 후보를 지정하기 전이라도 예의를 갖추기 위해 조율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임 전 실장이 송파갑 출마를 수용하지 않으면 공천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친문계·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이자, 이미 이 지역에서 두 차례 당선된 임 전 실장에게 '콕 집어' 중·성동갑 공천을 해주기 부담스럽다는 게 당 지도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4선 정성호 의원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더 끌지 말고 당 지도부와 임종석 전 실장이 빠른 시점에 만나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 아니면 가장 나쁜 걸 피하기 위해서 덜 나쁜 것을 좀 선택하는 그런 결론을 빨리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친문계, 홍영표 의원실 집결…오늘 의총서 결전 벼른다

윤창원 기자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를 두고 당이 속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현역 평가 하위 20%' 명단에 든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또 특정 지역구에선 그 지역 현역 의원이 빠진 출처 불명의 여론조사가 진행되면서 공천 문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다.

지난 주말 일부 지역구에서 이인영(4선·서울 구로갑)·홍영표(4선·인천 부평을)·송갑석(재선·광주 서갑) 등 친문계 현역 의원이 다수 제외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영표 의원은 20일 자신의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전해철, 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과 함께 당의 현 공천 진행 상황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홍 의원은 "개별적으로도 듣고 전체적으로도 들었다. 지금 당내 상황에 대해선 정말 심각하게 바라보는 게 굉장히 많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도 "지금 말들이 나오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 다 비명(非이재명)계 아니냐. 사실상 공천 학살이라고 봐야한다"고 반발했다.

이른바 '선수교체용' 여론조사가 일부 친명(親이재명)계 현역 지역구에서도 진행돼 해당 논란은 계파를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다. 친명 강성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경쟁 상대로 본인 대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넣은 최근 여론조사를 지난 18일 의원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 의원은 대화방에서 "험지에서 1~2% 차이를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는데, 공관위에서 지역구와 무관한 사람을 여론조사 돌리니 당원들도 힘이 빠지고 중도(층)들도 어이없어 한다"며 "시스템 공천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략지역도 아닌데 경선 신청도 안 한 제3의 인물들을 자꾸 넣어서 여론조사를 하니 모두가 당황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다음날인 19일에도 이 대화방에 이재명 대표와 안규백 위원장을 겨냥해 "더 이상 공천에 능력도 신뢰도 없으니 2선으로 물러나라"고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지난 19일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현역 평가 '하위 20%'에 포함됐다고 통보받았다며 탈당한 데 이어, 20일에는 비명계 박용진, 윤영찬 의원이 '하위 10%' 대상 명단에 들었다며 반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은 2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최근 공천 잡음과 관련한 의원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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