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어산지, 英법원서 '美송환 최종 결정' 재판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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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2)가 미국 송환 결정을 뒤집기 위해 제기한 마지막 재판이 20일(현지시간) 영국 고등법원에서 시작됐다.
이 재판에서 미국 송환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이 나온다면 어산지로선 법적 다툼을 이어갈 일말의 가능성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영국 대법원은 이듬해 3월 어산지가 법원의 송환 결정에 항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고, 6월엔 프리티 파텔 당시 내무장관이 송환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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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2)가 미국 송환 결정을 뒤집기 위해 제기한 마지막 재판이 20일(현지시간) 영국 고등법원에서 시작됐다.
이 재판에서 미국 송환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이 나온다면 어산지로선 법적 다툼을 이어갈 일말의 가능성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어산지 측은 재판에서 지면 유럽인권재판소에 가처분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그가 기밀 정보를 획득, 공개하는 일반적인 언론 관행을 이유로 기소됐다며 "이 정보들은 명백히 중요한 공익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산지가 국가의 범죄를 폭로한 정치적 행동으로 박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그가 정치적 이유로 미국에선 공정한 재판이 보장되지 않는 데다 미국 법원에서 간첩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17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며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산지는 이날 건강 문제를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의 부인 스텔라 어산지는 수감 기간 그의 건강이 극히 악화했으며 미국에 송환되면 죽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스텔라는 어산지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다가 연인 사이가 돼 두 아이를 뒀고 2022년 3월 결혼했다.
이날 고등법원 밖에는 정치인, 언론·인권단체 관계자, 일반 지지자 등 수백명이 몰려와 어산지 석방과 언론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어산지의 모국인 호주 의회는 지난주 어산지 기소 중지와 귀국 허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어산지는 미군 첼시 매닝 일병이 2010년 빼낸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폭로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던 중 2010년 8월 스웨덴 검찰이 여성 2명을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로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취소를 반복하자 2010년 9월 영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스웨덴 경찰은 두 달 뒤 그에 대해 다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그해 12월 결국 런던 경찰에 자수해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듬해인 2011년 2월 영국 치안법원 산하 구역판사가 어산지에 대해 스웨덴으로 범죄인 인도를 결정하자 그해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피, 정치적 망명을 인정받는다.
이후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2019년 4월까지 7년간 거주했다.
에콰도르의 정권교체로 그는 2019년 4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나오자마자 보석 조건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50주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그 사이 스웨덴 검찰이 2019년 11월 증거 불충분,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그의 성폭행 혐의 수사를 종결해 스웨덴 인도는 무효가 됐다.
하지만 2020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밀 불법 획득·유출 등 18개 혐의로 그를 기소하면서 영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2021년 1월 치안법원 구역판사는 어산지가 미국 교도소의 가혹한 환경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우려가 있다며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고등법원은 어산지의 건강, 안전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다짐을 받고 송환하라고 결정했다.
영국 대법원은 이듬해 3월 어산지가 법원의 송환 결정에 항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고, 6월엔 프리티 파텔 당시 내무장관이 송환을 명령했다.
그러자 어산지는 내무장관의 서명을 검토하고 2021년 12월 송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구, 이날 고등법원에서 최종적인 심리가 개시됐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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