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위닝’ 아이유 연대기[스경연예연구소]

김원희 기자 2024. 2.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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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닝’ 콘셉트 포토. 이담엔터테인먼트



‘더 위닝’. 가수 아이유의 커리어를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말이다.

아이유는 20일 오후 6시 미니 6집 ‘더 위닝’을 발표했다. ‘음원퀸’ 수식어에 걸맞게 더블 타이틀곡인 ‘쇼퍼(Shopper)‘와 ‘홀씨’는 발매 두 시간 만인 이날 오후 8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차트의 1위는 지난달 24일 선공개 후 정상에 오른 수록곡 ‘러브 윈즈 올’이 여전히 지키고 있으며, 뉴진스의 혜인이 피처링하고 원로가수 패티김이 내레이션에 참여해 화제가 된 수록곡 ‘쉬(Shh..)’는 11위, ‘관객이 될게’는 18위에 올라 수록된 5곡 모두 상위권에 포진했다.

“‘너만의 승리를 이뤄’라는 말을 스스로에게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하고 싶어서 그 유기성만큼은 지독하게 갖고 만든 음반이다.”

아이유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미니 6집 ‘더 위닝’ 인터뷰 영상.



아이유는 지난 19일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가 앨범 제목 그대로 ‘승리’임을 밝혔다. 앞서 공개된 ‘러브 윈스 올’은 어떤 위기도 이겨내고 마는 사랑의 힘을, ‘쇼퍼’를 통해서는 당당히 드러내는 자신의 욕망을, ‘홀씨’에서는 꽃으로 피지 않아도 하나의 씨로서 살 수 있는 멋진 삶을 이야기 하며, 데뷔 16년을 맞은 아이유가 정의하는 ‘승리’를 보여준다.

30대의 첫 앨범으로 승리라는 키워드를 선택한 것은 그가 가수로서 걸어온 길이 승리의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독보적 솔로 가수’ ‘음원퀸’ ‘연예인들의 연예인’ 등의 수식어를 보유한 톱스타로 우뚝 서기까지 절대 쉽지 않았던, 아이유가 써 내려간 승리의 역사를 짚어 봤다.

■2008년, 15세 소녀에게 쏟아진 차가운 시선

‘마쉬멜로우’ 활동 당시의 아이유.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이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아이유는 2008년 9월 만 15세의 나이로 데뷔곡 ‘미아’를 들고 엠넷 ‘엠카운트다운’ 무대에 섰다. 탄탄한 가창력과 완성도 높은 곡으로 무대를 꾸렸지만, 중학생 신분의 소녀가 소화하기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는 호응을 얻지 못했고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노래의 흥행 역시 실패하며, 곡명과 가수의 이름이 바뀐 기사가 올라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렇게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무명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2009년 발매한 첫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인 ‘부(Boo)’를 통해 과감히 분위기를 바꾸면서 아이유의 미래도 변하기 시작했다. ‘부’에 이어 ‘마쉬멜로우’까지 발랄한 댄스곡으로 팬덤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2010년, ‘국민여동생’의 탄생

‘좋은 날’ 콘셉트 포토.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이담·카카오엔터테인먼트)



단순히 ‘귀여운 이미지’로만 활동을 펼쳤다면, 16주년을 맞는 아이유는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K팝 시장 속 귀엽고 발랄한 매력을 내세운 걸그룹은 얼마든지 있었다. 아이유가 차별화로 내세운 것은 ‘솔로’, 그리고 ‘가수’로서의 힘이었다.

2010년 12월 공개된 ‘좋은 날’은 연상의 상대에게 짝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의 가사로 설렘을 주는 풋풋하고 귀여운 매력은 이어가면서도, 클라이맥스인 ‘3단 고음’을 통해 아이유의 가창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로 인해 아이유는 ‘국민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스타로 떠오른 동시에 ‘3단 고음’ 열풍을 일으키며 당시의 음악방송과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2011년 발매한 ‘너랑 나’ 역시 유사한 느낌의 노래로 흥행에 크게 성공했고, 또 한번 팬심을 끌어모으며 톱가수 반열에 올랐다.

■2012년, 험난한 ‘성인식’

201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성인이 된 아이유는 그해 5월 싱글 2집 ‘스무살의 봄’을 발매, ‘복숭아’와 ‘하루 끝’으로 좋은 성적을 얻었고 최초로 단독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며 성인이 된 첫해를 만끽했다. 그러나 같은 해 연말, 슈퍼주니어 은혁과 열애설이 터지면서 혹독한 성인식을 치러야 했다. 소속사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부정적 여론으로 아이유가 그해 각종 연말 시상식에 불참하는 등 여파가 컸다.

1년여간 가수로서 활동을 쉬어가야 했지만, 그 이후 발표한 앨범으로 전화위복을 이뤘다. 2013년 말 발표한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와 2014년 발매한 첫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와 서태지와의 컬레버레이션 앨범 ‘소격동’을 통해 뮤지션으로서 한 단계 높아진 역량을 뽐냈고, 팬층을 대중적으로 넓힌 데다 성숙한 이미지로 ‘국민여동생’ 꼬리표를 떼며 진정으로 성인식을 치른 셈이 됐다.

‘챗셔’ 자켓 이미지. 이담엔터테인먼트



■2015년, 가수를 넘어 ‘믿듣’ 싱어송라이터로

20대의 아이유는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며, 대한민국의 대표 싱어송라이터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15년 전곡 작사를 비롯해 최초로 프로듀싱을 맡은 미니 4집 ‘챗셔(CHAT-SHIRE)’를 통해 그동안의 노래와는 달리 마냥 밝지만은 않은 자전적 이야기를 전했고,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줄 세우기에 성공하며 가수를 넘어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발돋움했다.

타이틀곡 ‘스물셋’과 수록곡 ‘제제’의 콘셉트가 소아성애를 암시한다는 논란이 번지며 악성 루머에 몸살을 앓기도 했으나, 꿋꿋이 자신만의 음악으로 정면 돌파했고 2017년 발매된 두 번째 프로듀싱 앨범 ‘팔레트’ 또한 화려한 음원, 음악방송, 가요 시상식 등 인기를 과시했다.

10주년을 맞았던 2018년에는 기념 앨범 ‘삐삐’를 발매해 각종 음원차트에서 9개월간 롱런 했으며, 그해 개최한 10주년 콘서트로는 패티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 여성 솔로 가수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2022년 개최된 콘서트 ‘더 골든 아워: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 모습. 이담엔터테인먼트



■2022년, ‘국민 가수’로 잠실주경기장 입성

아이유의 찬란한 30대가 시작된 것은 사실, 지난 22년 아이유가 ‘세는나이’로 30세를 맞았을 때다. 여전한 ‘음원퀸’의 명성을 이어간 것은 물론,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한 투어 콘서트로 한국 여자 가수로서 서울 잠실주경기장에 최초로 입성했다. 더불어 한국 여자 가수로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8만 8천 명에 달하는 좌석을 모두 매진시키며 명실상부 ‘국민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2021년 앨범 ‘조각집’으로 20대를 마치고 2년 2개월 만에 돌아온 ‘더 위닝’ 역시 높은 관심 속 흥행의 막을 올렸다. 아이유는 19일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번 앨범을 “30대의 갈피를 꽂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서울을 시작으로 5년 만의 월드투어 또한 펼칠 예정이다.

아이유가 또 앞으로의 10년 동안 어떤 이야기를 그려갈지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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