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됐지만 여전히 높다’ 강호 호주에 맞서는 한국, 비책은?

최창환 2024. 2. 2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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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과연 대한민국 대표팀은 급조된 FIBA 4위를 상대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오는 22일 호주 벤디고에서 열리는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윈도우1)에서 호주와 맞붙는다.

호주 남자농구는 FIBA 랭킹 4위의 농구 강호다. 아시아에 편입된 이래 FIBA 아시아컵(2017, 2022)을 독식했다. NBA 스타들이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거둔 성과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은 지난 몇 년과 비교해봤을 때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이전 월드컵 예선 홈&어웨이 때를 생각해도 눈에 띄는 이름이 많지 않다.

호주 프로리그(NBL) 일정 탓이다. NBL은 18일 정규리그를 마치고 플레이오프 준비에 돌입했다.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이 일정이 28일에 시작되기에 선수 차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현중의 소속팀 일라와라 호크스도 시즌 중반까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4위까지 상승하며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이현중을 비롯해 일라와라 선수들이 대표팀에 오르지 못한 이유다.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일라와라의 첫 훈련은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리는 22일이다.

그렇다면 호주대표팀은 어느 정도 전력으로 봐야 할까.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애들레이드 36ERS 중심으로 멤버가 뽑혔다곤 하지만, 대다수가 주전이다. 특히 데얀 바실예비치는 올 시즌 소속팀 경기에서 대부분 20+점을 올리며 팀 득점을 리드한 에이스다. 스크린 이용에 능하고 슈팅이 뛰어나다. 일라와라와의 맞대결 당시 이현중으로부터 4점 플레이를 뽑아내기도 했다.

아이작 험프리스(210cm)는 공격 기술은 화려하지 않지만 15.3점 6.7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굉장히 터프하다. 이들과 같은 소속팀인 미치 맥캐런은 현재 대표팀에서 국가대표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다. 닉 케이와 함께 리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케언스의 타란 암스트롱은 196cm의 가드로 NBL 해설위원들이 ‘내일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입을 모으는 유망주다. 실제로 시즌 중후반부터는 꾸준히 20분 이상을 부여받으면서 고른 기록을 남겨왔다.

그러나 호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쿠팡에서 NBL 중계를 맡아온 손대범 본지 편집인 겸 해설위원은 “지금 호주 대표팀은 높이에 비해 외곽이 약하다. 호주 남녀프로팀들은 대부분 주전 포인트가드를 미국인들에게 맡겨왔다. 작지만 빠르고 득점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득점 1위도 하고 어시스트 선두도 차지하고 공격을 전개해왔다. 반면, 이번에 대표팀에 뽑힌 가드 중에는 이런 능력을 지닌 선수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맥캐런이나 암스트롱, 바실예비치는 어느 팀에 가도 주전 혹은 핵심 식스맨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픽 게임에 능하고 터프하게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기에 경계해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높이는 어떨까. 조던 헌터(209cm), 조시 배넌(208cm), 닉 케이(205cm), 허프리스(211cm) 등은 높이가 굉장히 부담스러운 선수들이다. 배넌과 닉 케이는 슈터들 못지 않은 롱2, 3점슛 실력도 갖고 있다. 220cm 유망주 로코 지카르스키는 긴 시간을 뛰진 않겠지만, 1년간 프로선수들과 겨루면서 강인함을 얻었다.

손대범 위원은 “상대가 크기 때문에 라건아에게 볼을 주고 뭔가 해주길 기대하기가 어렵다. 지금 선발된 빅맨들은 높을 뿐 아니라 몸싸움에 굉장히 강하다. 계속 움직이게 만들면서 찬스를 노려야 하고 롱리바운드는 전원이 달려들어야 한다. 스페이싱을 넓게 갖고 많은 스크린과 볼없는 움직임이 동반된 농구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더불어 “안준호 감독은 테렌스 레더 같은 빅맨 중심의 농구도 잘 펼쳐왔지만, 반대로 외곽 및 가드 자원들의 특징을 잘 살린 농구도 해온 지도자다. 서동철 코치도 KB스타즈 시절에 변연하의 픽 게임과 외곽 위주의 농구로 자원의 한계를 잘 극복했다. 이런 것들이 잘 녹아든다면 더 재밌는 농구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유념해야 할 부분도 꼽았다. 손대범 위원은 “호주도 존 프레스나 3-2 같은 지역 방어를 사용하고, 픽 게임에 대한 수비 전술이 팀마다 다양하다. 그러나 KBL만큼 변화무쌍하진 않다. 저 상황에서는 강하게 압박을 하면 좋을 텐데, 스위치를 하면 약점을 가릴 수 있을 텐데 싶은 상황인데도 선수들을 믿는 것인지 그냥 밀고 가는 경우도 많다. 빅맨에 대한 더블팀도 그리 많이 사용하진 않는다. 그런 다양한 수가 상대를 당황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호주 빅맨 중에는 웬만한 슈터보다도 3점슛을 잘 넣는 선수들이 많다. 자칫 수비를 잘못 사용했다가는 계속 얻어맞을 수 있다. 내가 취재기자로 활동한 이래, 한국은 상대팀 장신 빅맨들의 롱2나 외곽슛 장착 여부를 그리 진지하게 스카우팅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런 부분도 잘 체크해야 한다”라고 내다봤다.

아쉬운 건 이런 것들에 대한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16일 소집되어 짧게 약속된 움직임에 대한 훈련을 갖고 19일 출국했다.

이는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NBL은 오히려 시즌이 일요일에 끝났고, 플레이오프 탈락팀에서 많이 모였기에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도 있다. 국가대표 경력자도 많지 않다. 초반에 분위기를 어떻게 잡아가느냐가 중요하다.

호주대표팀을 이끄는 브라이언 고지안 감독은 안준호 감독보다 3살 많은 1953년생이다. NBL에서 6번 우승했고, 도쿄 올림픽에서는 호주에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안긴 인물이다.

손대범 위원은 “몇 번 이야기를 나눠봤던 감독님이다. 한국 농구나 동아시아 농구 특성을 잘 아는 지도자다. 이미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에서도 홍콩 팀을 맡아 한 시즌을 치러내면서 아시아 농구를 잘 파악했다. NBA 스타들이 포진된 올림픽 대표팀과 같은 굵직한 팀도 이끌었던 반면, 급조된 구성원들을 끌고 가는 능력도 있는 지도자다. 그래서 여전히 NBL 팀에서 감독 자리가 비면 고지안 감독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러나 디테일한 면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맡기는 경향이 강하기에 자원이 충분치 않은 지금은 그 지도력이 얼마나 발휘될 지는 의문이다. 물론 지금 전력만으로도 아시아권에서는 적수가 없겠지만 말이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호주 원정 이후 바로 귀국,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태국과 홈경기를 치른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배승열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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